社說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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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세계합창대회’에 대한 기대‘세계인을 하나로’,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 ‘우크라이나 팀’, 설레는 말들 아닌가! 내일부터 13일까지 강원도와 강릉시, 인터쿨투르가 주최하고 조직위가 주관하는 2023 강릉세계합창대회 행사 자료에 나오는 키-센텐스들이다. 3일 오후 강릉아레나에서 개막해 13일까지 11일간 강릉 시내 일원에서 펼쳐지는 세계 합창대회이다. 국가와 종교, 세대를 뛰어넘어 세계인을 하나로 이어줄 합창단이 대거 참가하게 된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팀도, 화려한 수상 경력과 타이틀을 지닌 총 34개국, 323개 팀, 8천여명이 합창으로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을 합창으로 호소하는 자리이다. 이런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합창단은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 이다. 7월 3일 강릉아레나에서의 개막식 공연을 비롯한 축하콘서트와 13일 폐막 공연에서도 합창으로 멧시지를 전한다고 한다. 1970년대에 창단돼 전 세계를 투어 하는 팀으로 우크라이나 보그닉 소녀합창단(Girls Choir "Vognyk") 40명으로 구성되었다. 합창단 지휘자 올레나 솔로비(Olena Solovei)는 "나의 조국인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포화로 몹시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자 전쟁에서 분연히 일어난 대한민국에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평화를 노래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외에도 명성 있는 세계적인 합창단들이 참가한다. 독일 'Sangerkreis Hildburghausen'합창단은 세계합창대회에 최다 참가하는 팀이다. 2012년 창단돼 벨기에 플랜더스(2021년) 합창제 출연 외에도 세계 주요 합창대회에서 수상을 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벨기에 아마란스(Amaranthe) 합창단은 지난 해 대회인 벨기에 플랜더스 대회에서 최고점을 받은 인터쿨투르 월드랭킹 5위에 빛나는 합창단이다. 또한 세계 대회에 처음으로 출연하는 미국 ‘Young People's Chorus of New York City’는 뛰어난 기교와 화려한 쇼콰이어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다문화 청소년합창단이라고 한다. 눈길을 끄는 합창단은 가장 먼곳에서 오는 합창단이다. 페로제도 보츠와나 ‘Kgalemang Tumediso Motsete Choir’로 한국까지 총 20시간 이상의 비행을 거쳐 도착하는 합창단이다. 국내 합창단도 대거 참여한다. 보컬리스트이자 서울장신대학 교수인 가수 진주씨가 제자들과 함께 지휘자로 참가한다. 시민단체 활동가, 직장인, 독립운동가 후손, 교사, 작가, 시인 등 개성이 뚜렷한 단원들로 꾸려진 '종합예술단 봄날'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다가가 노래로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며 연대하는 합창단이다. 평균 연령 75세의 실버합창단인 '나누리 합창단'과 국내 합창단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는 '사랑 합창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이와 함께 불교·기독교 합창단부터 어린이합창단, 실버합창단, 장애인·다문화 합창단까지 다양한 합창단이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어 참가한다. 합창은 여러명이 모여 부르는 ‘떼창’과는 다르다. 악곡의 각 성부를 여러 사람들이 각기 맡아 부르는 형태로 2부, 3부, 4부 등으로 나뉘어 서로 화음을 이루면서 다른 선율을 노래한다. 서로 다른 성부로 조화를 이뤄 화음을 낸다. 마음을 모아 진실의 음역에서 창출한 화음이다. 그래서 합창은 공연성의 수준보다 한 마음으로 발하는 멧시지가 소중하다. 이번 ‘강릉세계합창대회’의 메세지 ‘세계인을 하나로’, '모두를 위한 평화와 번영'이 세계인의 마음에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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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자 지정 논란, “근본적 해결 요구한다”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 인정 예고 기간에 ‘이의 신청서’가 문화재청에 접수되었다. 발신자는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전승교육사 김영임과 김장순이다. 5월 12일 공고로부터 인정 예고 기간이 한달이다. 이 신청 내용이 22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의 신청 내용은 "제척 사유가 있는 무형문화재위원들의 인정 예고 결의에 참여한 것은 잘못으로, 절차적 정의에 반하여 당연 무효”라는 주장이다. 문화재위원회 제척(除斥) 위원은 경기민요와 서도소리 유파의 통합 또는 부정 근거를 마련한 2009년 한국국악학회 '경기민요 편'과 '서도소리 편' 집필자들이다. 바로 ‘중요무형문화재 개인종목 전승활성화 학술연구용역 결과보고서’에서 "경기민요는 유파별 전승계보가 뚜렷하지 않아 전승과 관련 없는 종목”이라고 하였다. 유파 통합 또는 부정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이의 신청을 문화재청이 어떻게 처리할지가 주목된다. 우선 유파 ‘통합 또는 부정’에 대한 문제로, 과연 문화재청이 용역 보고서에 의지하여 있던 유파를 철회를 한 것인가? 이에 대해 국악계에 그 여부를 이해시켜야 하는 숙제가 있다. 이 문제는 2012년 문화재위원회가 "경기민요에 유파가 존재하지 않아 보유자 추가지정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도 쟁송으로 이어진 바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에는 세 유파 중 두 유파를 배제하고, 한 유파에만 2인을 지정 예고하였다는 주장이 나온 터에 이를 결의 한 문화재위원회 자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다소 복잡하다. 48년 전 안비취(유산가·제비가·소춘향가·십장가), 묵계월(적벽가·선유가·출인가·방물가), 이은주(집장가·형장가·평양가·달거리) 보유자 지정 당시, "12잡가를 4곡씩 나누어 지정하여 유파를 인식한 것이다”란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파별이 아니라 단지 복수 지정일 뿐이며, 12곡 전체를 각기 전승하게 한 것이다.”라는 주장이 대치한다. "말 붙임새, 장단, 출연음, 조성이 세 선생님 별로 다르다. 유파의 존재 근거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도 "유파는 전승계보가 다르고, 가사가 다르고, 노래별 장단이 달라야 하는데 12잡가에는 음악적 요소에 명백한 차이가 없다”로 갈린다. 또한 "12잡가의 시김새는 ‘농음(弄音)’으로, 현악기의 유파 구분 기준인 농현(弄絃)과 같다”에 대해 "소리하는 이들의 개성적 표현일 뿐이다”로 대치한다. 연장선상에서 "35년 넘게 저마다의 색깔로 전승한 계보의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에 대해 "베토벤 작품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해석하는 것처럼 음악적인 개성의 차이이다”라고 극단적으로 대치한다. 이러한 유파에 대한 대치는 2009년 용역보고서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듯하다.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자료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라 집필자가 이미 발표한 논문의 자기 견해 복제일 뿐이다”라는 강한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해 "원로 자문위원단의 지적 사항 없다는 검토를 거친 내용이다”라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논란의 배후로 지목된 보고서의 집필자가 2인이 문화재위원으로 참여하여 결의를 한 5월 12일의 지정 예고는 "절차에 있어서 정의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는 강력한 주장이다. 이것이 어떻게 처리되느냐가 문제될 수밖에 없다. 받아 들여진다면 유파를 인정하고 재심사를 하여 보유자 지정 예고를 다시 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의 신청은 그것대로 두고, 2인을 보유자로 결정하여 관보에 게재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다. 관계법상 이의 신청 처리에 따른 결정 시한은 6개월이다. 이 기간에 유파 존재 여부와 이에 논리를 제공한 이들을 배척한 상태에서 재논의가 있을지, 아니면 기존의 기조대로 "유파는 없다. 이를 수용하고 심사에 응한 것은 되돌릴 수 없는 일”로 바로 결정을 내릴지 주목이 된다. 1975년부터 쌓여 온 ‘제57호 경기민요'에 대한 논란. 그 간의 우여곡절을 어떻게 처리할지. 이번의 유파 인정 여부와 문화재위원 제척 이의신청 문제는 '판소리', '대금' 등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숙고가 필요한 이유다. 문화재청의 정합적인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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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세지웅’이라!기자들이 수시로 내부망에 접속하는 곳이 ‘보도자료’ 코너이다. ‘보도자료’가 스톡크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본보의 경우 일 년 중에 4, 5월과 9, 10월에는 하루 40여건 정도가 접수된다. 주로 개인 발표회와 기획공연이 주이나 특별히 행정 기관의 사업 계획과 결과 발표가 더해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대개는 기자들이 직접 방문하여 출입처와 관련한 자료를 선택하나, 이 4달 동안에는 데스크가 기자에게 분류, 수시로 SNS를 통해 취재를 독촉하기도 한다. 금년에도 예외 없이 4월 중순에 들어 의뢰 건이 급증하고 있다. 그래서 하루 두세 번 정도 자료를 분류하여 담당 기자들에게 배당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눈에 뛰는 자료를 접하게 되고, 이에 대해서는 데스크에서 직접 살피는 경우가 있다. 이번에 눈에 든 것 중 하나가 ‘이시은 서도소리의 일세지웅을 소망하다’라는 발표회 자료이다. 사진으로는 앳된 여중생 정도가 4월 30일 서도소리 발표회를 갖는다며, 여기에 ‘일세지웅’이란 표현을 썼다. 보기에 따라서는 무겁기도 하고 엄중하기까지 한 고사성어를 쓴 것이다. 자칫 말의 기세에 짓눌릴 법도 하니 의외가 아닐 수 없다. ‘一世之雄’이란 적어도 동시대에는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재주나 실적을 가진 인물임을 일컷는 말이다. 타고난 재능에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기 분야에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부여하는 격찬이다. 뜻이 이러하니 의야한 마음으로 소녀 국악생의 발표 자료를 살펴봤다. 본인의 인사말 중에 이런 말이 보였다. "스승님의 소리 한 자락이라도 흉내라도 내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나아가 저만의 향기가 있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훗 날 一世之雄의 모습이 되기를 소망하는 저를 사랑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도 했다. 이것으로 보면 분명 스스로가 미래의 위치를 말 한 것이다. 기특하고 당찬 자세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스승이 누구일까?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제1회 동아주니어국악콩쿠르 중등부 성악 금상, 제25회 창원국악경연대회 중고등부 가야금병창 민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 정도라면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질만하다는 생각으로 자료를 살폈다. ‘축하의 글’이 있다. 글 쓴 이가 발표자의 스승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도 그 고사성어가 다시 쓰였다. "아직 어리지만 一世之雄, 이 시대에 최고의 명창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오늘의 무대를 만들어 내는 지은이가 그 큰 꿈을 이루기를 바라며~”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었다. "시은이의 서도소리 명창이 되기 위한 첫 걸음과 길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했다. 제자의 당찬 기세에 대한 스승의 믿음에 찬 격려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틀 후, 또 쌓이는 보도자료를 살피게 되었다. 그 중에 국악 최고 기관에서 의뢰한 자료가 있었다. 그런데 이 내용은 국악계 세 분야의 최고 권위자를 확정, 임명하였다는 소식이고, 그 중 한 분이 바로 격려의 글을 쓴 스승이었다. 이 분은 이런 결과로 보면 실제 ‘一世之雄’의 위업을 이룬 것이다. 과연 격려할만한 스승에, 당찬 제자임이 틀림없다. 동시대 대적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의 재주와 실적을 가진 인물이, 역시 같은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이치는 풍토로 정착하여 확대되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분야의 ‘일세지웅’ 출현을 소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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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평화아리랑’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이 조인된 날이다. 69년 전 7월 27일 판문점에서 3년간의 전쟁이 국제법적으로 정전을 문서로 합의한 것이다. 당시의 조인식장 건물은 현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어 북한 측에 편입된 상태인 가건물에서 유엔군 수석대표 윌리엄 해리슨(William K. Harrison Jr.) 중장과 북한군 수석대표 남일 대장이 각각 서명하여 이뤄졌다. 이 날의 조인 장면은 미군이 촬영하여 미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 소장되었다. 이 날 아리랑으로선 뜻깊은 연주가 있었다. 아마도 가장 ‘아리랑’ 다운 연주였을 것이다. 바로 양측이 서명한 조인서를 교환하고 대표단이 동서쪽으로 난 문의로 나서는 순간 양측에서 아리랑이 연주되었다. 미군 측과 북한군 측 소규모 악대가 아리랑을 대표단을 향해 연주한 것이다. 이 아리랑 연주는 양측이 모두 인식한 의도적인 연주였다. 국제적이고 세기적인 전쟁의 휴전 조인식이면서도 악수도, 박수도, 당연히 웃음도 없었지만, 이 전쟁의 해결은 남북의 자주의사에 의해 이뤄질 것이란 암묵적 합의를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민족의 노래 아리랑’이 동시에 연주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지난 27일 한국전 정전 조인 기념식이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되었다. 서울 동대문 프라자와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 ‘추모의 벽’에서 역시 아리랑이 연주로 장식되었다. 한 신문은 이를 정확하게 기억해 냈다. "기념식은 미7사단 군악대와 우리 국방부 군악대대가 합동으로 아리랑을 연주하며 시작됐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조인하고 귀환하던 대표단을 위해 미군이 연주했던 노래가 아리랑이었기 때문이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노래’다. 남북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했다. 남측은 60여종, 북측은 43종의 아리랑을 ‘아리랑’으로 포괄했다. 하나이면서 어럿인 노래이다. 이 각각의 아리랑은 나름의 속성과 기능이 있지만 공통된 문화적 형질은 ‘대동과 상생’이다. 이는 곧 ‘평화정신’인 것이다. 내년은 정전협정 70주년. 부디 전쟁을 평화로 전환시키는 종전 기념식이 있기를 희원한다. 그 기념식에서 세계인이 악수하고 박수치며 함성을 지르는 감동이 넘치게 하자. 그리고 부등켜 눈물콧물 범벅되고 음정 박자 후렴이 뒤엉켜 ‘평화의 아리랑’을 목 놓아 부르자. 대동과 상생으로 끝내 이뤄낸 평화의 아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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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 한국국악협회를 생각한다‘한국국악협회 사태’란 말이 자연스럽게 들린다. ‘사태’(事態)는 벌어진 일의 상태나 일이 되어 가는 형편으로서 해결의 기미보다는 장차 확대되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상황을 반영한 표현이다. 2020년 4월 국악협회 이사장 당선 무효소송으로부터 2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보다는 다시 ‘한 협회, 두 이사장 출현’으로 더 복잡해지고 엉킨 형상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악협회(대리인 임웅수)의 패소가 곧 원고(이용상, 前 부이사장)에의 자동 승계(인정)나 사무국 접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를 관리할 주체가 없었기에 맞게 된 결과이다. ‘수습위원회’도, ‘비대위’도 양측이 거부한 결과인 것이다. 지난 해 세 건의 성명서만을 내고 해산한 ‘수습위원회’가 있었다. 소수인원에 편향성 오해로 한 측으로부터 배척을 당해 단명했지만, 이 수습위의 결성 목적은 분명하고 명분이 있었다. 위원 모두가 이 목적을 이해하고 공유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목적은 "원고와 피고(국악협회 대리인)를 배재하고 실기(實技)인이 아닌 인물의 이사장 체제를 수립한다”는 것이었고, 이를 집단지성으로 실현한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명분을 공유하지도 못하고 해산했지만, 이 의도는 지금의 난맥상에서 다시 돌아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양측 모두 인정하지 않겠지만, 금년 4월 총회 두 이사장 선출은 오는 8월 또는 9월의 맞고소 1심 판결에서 쌍방 무효 판결이 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측은 원천적인 자격문제, 또 한 측은 절차 위반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양측은 승소를 견고하게 믿고 있는 듯하다. 이렇다면 결과는 뻔하다. 즉, 만일 어느 한쪽이 승소하면 한 쪽이 항소로 이어져 2년 전의 전철을 밟게 되고, 협회는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상태가 될 것이란 말이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하게도 한 측에서 자진 사퇴라는 용단을 내렸다. 늦었지만 옳은 판단이다. 수습의 단초가 될 것이기에 그렇다. 이제 사태는 원점에 선 것이다. 원로모임, ‘집단지성’ 발휘해야 이제 어떤 수습책이 있을 수 있을까? 다행하게도 이영희 前 이사장(23대/24대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원로모임이 1차 회의를 갖고 수습위원회로의 확대를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늦었지만 기대를 갖게 한다. 임웅수씨의 사퇴와 명실상부한 협회 60년사의 한 주역이 중심으로 나섰기 때문에 그렇다. 이번의 원로모임이 중심을 잡고 한국국악협회를 재건한다는 사명감으로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이번에야 말로 전 국악협회 회원들은 물론 국악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누구든 수용할 수 있는 곧,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을 이끌어 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집단지성’, 이 말은 사회학자 제임스 서로위키(James Surowiecki)의 ‘구슬실험’ 결과로 확립된 이론이다. 공동체 내의 난제(難題)를 푸는 해결책으로 부각 되고 있는데, 여기서의 난제란 외부에서는 공동체 내의 질서나 관행을 이해할 수 없어 관여가 어렵고, 이를 아는 일부에 의해 해석을 주도함으로 해결이 어려운 사정을 말한다. 제임스 교수가 유리병에 구슬 850개를 넣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보여준 다음 구슬의 총 개수를 맞춰보라는 실험을 했다. 48명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직감을 각각 제시했다. 교수는 48명의 대답을 합산하고 이를 평균값을 냈다. 결과는 871개였다. 그런데 전체 학생의 답변 중 이보다 더 정확하게 맞춘 답변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는 다른 연구자에 의해서도 확인이 되었다. 영국 과학자 후란시스 달톤(Francis Galton)이 시장에 팔려나온 소의 무게를 맞추는 실험으로, 주변에 모인 구경꾼들의 추측을 모아 평균을 냈다. 그 결과는 실제의 무게에 매우 가깝게 나왔다는 것이다. 이후 100명 이상의 더 많은 참여 관찰 실험일수록 평균값이 실제의 근사치에 가깝게 나온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후 이 실험은 공동체의 문제 해결 방식으로 확산 되었다. "양이 질을 만들고, 집단은 특정 조건에서 내부의 우수한 개체보다 지능적이다”라는 이론이 확립된 것이다. 당연히 집단의 지성이 구현되는 데는 조건이 부여된다. 최근의 연구 결과로는 첫째, 충분한 다양성(Diversity) 보장이다. 둘째, 독립성(Independencey) 보장으로 각자의 의견이 보장되어야 한다. 편향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말이다. 셋째, 신뢰(Trust)의 과정이 주어져야 한다. 즉, 집단지성이 통한다는 신뢰에서 조율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에서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함께 이뤄낸 집단지성은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어 창발과 혁신을 이뤄낸다는 것이다. 최대한 다양한 층의 국악인 참여 조건, 충족시켜야 그렇다면 원로모임도 최선의 방안을 이 집단지성을 도출해 내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 하나는 진상파악의 객관성 담보이다. 이를 위해 법률 자문단을 통해 진상을 정확하고 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전 회원과 국악인들에게 알려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선결과제이다. 다음은 사태의 전말을 이해하고, 사태 수습 의지를 가진 회원과 국악인을 대상으로 집단 토론과 투표형식으로 대책을 성안해 내야 한다. 기존의 협회 정관 규정 범위 대상으로는 부족하다. 한 편의 관계망에 얽힌 이들은 배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늦더라도 넓고, 깊게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마지막은 진행 전 과정은 영상(映像) 보고서로 작성해야 한다. 누구든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차후의 전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건에서 얻어진 대책은 예측할 수 없다. 두 인물을 배제 시킨 상태에서 비대위 체재로 가며 정관 개정 등을 완비한 후, 새 인물을 선출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또한 양 측 중 한 사람을 선택하여 체제 개선과 안정을 꾀하여 가는 방식일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지부 지회 자체의 법인 설립을 도와주고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중앙회는 최소화 하여 명예직 이사장 체재로 가는 방식도 있다. 그동안의 지부/지회/중앙회간의 수직관계를 민주화하 해야 한다는 열망에서는 있을 수 있는 방안이다. 국악계 거성(巨星)들이 쌓아 온 50년 역사, 재건 절실 또 아니면 극단적 방식으로 아예 단체를 해체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차라리 지지부진하다 스스로 자진(自盡)하여 해체되는 것도 있을 수 있다”라는 소수 의견이 있다는 점에서 거론될 만한 방안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비극적 선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국악계의 거성(巨星)들이 쌓아 온 50년 역사를 지우는 일이니 그렇다. 이 점에서 이번의 대책 수립의 절박성이 있고, 대책 마련에 협회 회원을 넘어선 국악계 전반의 의견이 수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한 측의 자진 사퇴와 원로모임의 출범은 국악협회인에 의한, 국악협회를 위한, 국악계 안정과 발전을 향한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이어야 한다. 이 앞에서 전 회원들과 국악인들은 ‘집단’으로, ‘지성’ 발휘의 주역이어야 한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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