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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4졸다가 낚싯대를 잃고 춤추다가 도롱이를 잃었네 늙은이 망령으란 백구야 웃지마라 십리에 도화발 하니 춘흥 겨워하노라 세월이라도 낚아 볼까 드리운 낚싯대는 나른한 봄기운에 졸다 보니 고기가 끌고 가 버렸나 보다. 복숭아꽃 흐드러지게 핀 봄 날, 절로 이는 흥에 춤추다가 보니 도롱이는 어느 결에 벗겨져 달아나 버리고..... 흰 갈매기야. 늙은이 망령이라 비웃지 마라. 도대체 이 주체할 수 없는 이 춘흥을 어쩌란 말이냐. 작품감상 특별히 마음을 내어 한 일의 결과가 생각 같지 않은 경우가 있고, 마음을 비우고 대수롭지 않게 접근한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리기도 한다. 글씨가 그렇다. 매번 마음을 가다듬고 벼루를 대하지만 결과가 늘 흔쾌한 것만은 아니다. 우연욕서(偶然欲書), 좋은 글귀를 만나 불현 듯 글씨가 쓰고 싶어져 붓을 들었을 때 득의의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또 글씨를 쓰다가 남은 먹물로 쪼가리 종이에 별 생각 없이 한 필 한 것이 의외의 순한 작품이 되기도 한다. 아! 마음 비우는 일이란 역시 도에 가깝다 하리라. 이 작품은 버려지는 문양지에 썼다. 묵은 종이 묶음의 겉장으로 오래되어 탈색이 된데다 헤지기 까지 한 종이인데,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쓰다 남은 먹물로 시 한수를 읊어 본 것이다. 잔지여묵(殘紙餘墨)인 셈으로 노인의 춘흥을 제대로 옮겼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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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3푸른산중 백발옹이 고요독좌 향남봉이라 바람불어 송생슬이요 안개이니 학성홍이라 주걱 제금은 천고한인데 적다 정조는 일년풍이로다 누구셔 산을 적막타던고 낙무궁인가 하노라 푸른 산속 백발노인이 고요히 남쪽 봉우리를 향해 홀로 앉아 있네. 바람 부니 소나무에서 비파소리 들리고 안개 피어오르니 골짜기에는 무지개가 이네 주걱주걱 두견새는 천고의 한을 울어 예고 소쩍소쩍 소쩍새는 한 해 풍년을 노래한다. 누가 산을 적막타 했는가, 나의 즐거움은 끝이 없는가 하노라. *정조鼎鳥-솥새(소쩍소쩍 우는 새) 작품감상 시의 핵심 문구를 작품의 주제로 삼아 고체로 강조하고 원문을 부제로 다루어 민체로 가볍게 배치함으로써 작품의 전체적 조화를 꾀하였다. 오른쪽에 두 방의 유인(遊印)을 찍어 전체화면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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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2꿈에나 님을 보려 잠 이룰까 누었더니 새벽달 지새도록 자규성(子規聲)을 어이 하리 두어라 단장춘심(斷腸春心)은 너나 나나 다르리 작품해설 꿈에나 임을 만날 수 있을까 누었더니 새벽달이 지새도록 접동새의 울음소리를 어찌 하리 두어라 슬퍼 창자가 끊어지는 봄 마음은 너나 나나 다를까 작품감상 호석균扈錫均: 풍류와 호화를 즐기던 선비로 중년에 입산수도승이 되었다. ⌈일석본 청구영언⌋에 시조 16수가 전한다. 꿈에라도 임을 보고자 하는 화자의 간절한 임에 대한 그리움이 나타나 있으며, 전전반측하면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자신의 심정을 접동새의 울음 소리에 이입시켜 화자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체로 풍류를 즐기며 일필휘지 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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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1청천 구름 밖에 높이 떴는 학이러니 인간이 좋더냐 무슨 일로 내려온다 장 짓지 다 떨어지도록 날아갈 줄 모르는다 작품해설 푸른 하늘 구름 밖에서 높이 날던 학이로구나 인간세상이 좋아 뵈더냐 무슨 일 있어 내려 왔느냐 긴 날개가 다 떨어지도록 날아갈 줄 모르네 작품감상 학은 순결함을 연상시키고 움직임이 품위가 있어 신선을 상징한다. 신선이 학을 타고 노닐었다는 전해 오는 이야기는 흔하다. 천년을 장수하는 영물로 청빈하고 고고한 선비의 모습을 이에 비유하기도 한다. 관동별곡, 사미인곡, 성산별곡 등 우리나라 가사문학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송강 정철 선생의 유가사상이 드러나는 시이다. 청천 하늘을 나는 학을 강조하여 고체로 앞에 두고 본문 내용을 민체 정자로 단정하게 썼다. 청빈하고 절제된 행동규범 속의 선비의 모습을 글씨로 표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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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30이태백의 주량이 기 어떠하여 일일수경삼백배하고 두목지풍도는 기 어떠하여 취과양주귤만거런고 아마도 이 둘의 풍채는 못 미칠까 하노라 작품해설 이 백의 주량이 그 얼마이기에 하루에 삼백 잔을 기울이고 두목의 인기는 또 얼마나 높았기에 취해서 양주를 지나갈 때 기생들이 던진 귤이 수레에 가득했을까 아마도 이 두 사람의 멋들어진 모습은 따를 이가 없으리 작품감상 이백李白은 당대唐代의 시선詩仙으로 스스로 주중선酒中仙이라 했다 달을 끔찍이 사랑했고,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지었다는 풍류남아다 또한 두목지가 술에 취해 양주를 지나가는데, 평소 그를 흠모하던 기생들이 환호하며 던진 귤이 수레에 가득했다는 고사가 전한다 아아! 부럽기 무량하도다. 막힌데 없는 그 멋이여 한 잔 술에 호기를 부려 붓을 날려 보지만 이백과 두목의 풍취에는 반 푼 어치의 어림도 없도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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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9간밤의 부던 바람에 눈서리 치단말가 낙락장송이 다 기우러 가노매라 하믈며 못 다 픤 곳이야 닐러 무슴 하리오 지난 밤 불던 바람에 눈서리가 휘몰아치는구나. 커다란 소나무들이 다 기울어 가는구나. 하물며 아직 피지도 못한 꽃이야 말해 무엇 하리. 유응부兪應孚는 조선초의 무신으로 사육신의 한 사람. 호 벽량碧梁 이 시는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에서 우국충신들을 핍박하는 정황을 자연현상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1453년(단종1년) 수양은 계유정변을 일으켜 단종의 원로대신인 김종서, 황보인 등 중신들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는다. ‘바람’과 ‘눈서리’는 계유정변과 수양의 포악함을, ‘낙락장송’은 김종서, 황보인 등의 중신을, ‘못다핀 꽃’은 젊은 유생들을 나타내고 있다. 정변에서 희생되는 관료들의 죽음에 대한 안타까운 심사를 노래했다. 광기어린 급변하는 세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국충절의 비장함을 들여다보며 숙연한 심정으로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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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8거문고 줄 골라놓고 홀연히 잠이 드니 시문에 개 짖으며 반가운 손 오노매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탁주 먼저 걸러라 거문고 줄을 골라 놓고 한 곡 타려하나 혼자서는 흥이 일리 없지 무료함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겠다. 사립문의 개 짖는 소리에 언뜻 깨니 그리던 벗이 문안으로 들어서네. 아이야 서둘러 점심 준비해라. 아니다. 우선 동이에 술부터 걸러라. 목부터 축여야겠구나. 작품감상 김창업(金昌業:1658~1721) 호 노가재(老稼齋), 조선 숙종 때의 문인이다. 그림도 잘 그렸으며, 가재연행록과 노가재집 등 문집을 남겼다. 한글은 고체로, 한자는 호태왕비 필의로 작위를 피해 단정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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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7석양에 취흥을 계워 나귀 등에 실려시니 십리계산이 몽리에 지내여다 어듸셔 수성어적이 잠든 날을 깨와다. 석양에 취흥이 겨워 나귀 등에 실려 가니 십리에 이어진 산과 시냇물이 꿈속에 지나가네. 어디서 들리는 뱃사람 피리소리가 잠든 나를 깨우네. 작품감상 조준趙浚은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이다, 호 송당松堂 종일 펼친 들놀이에 하루해가 저문다. 이미 취한 몸, 나귀를 타고 석양을 띠어 가니 어느새 꿈 속, 산과 들 시냇물은 생시인 듯 꿈속에 지나간다. 어디선가 강을 타고 바람결에 들려오는 어부들의 피리 소리, 또 다시 남은 흥이 일어 눈이 번쩍 떠진다. 글씨에 흥을 실었다. 장취는 아니어도 반취나마 느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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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6달 다려 물으려고 잔 잡고 창을 여니 두렷하고 맑은 빛이 녜론 듯하다마는 이제는 태백이 간 후니 알 리 없어 하노라 달에게 물어 보려 잔 잡고 창을 여니 뚜렷하고 맑은 빛은 옛 모습 그대론 듯하지만 이제 이태백이 죽고 없으니 누가 있어 알아주리. 작품감상 세상풍류를 나눌 사람 없다. 누구와 더불어 한 잔 술에 달을 즐기랴 중천에 떠 있는 달이야 옛 모습 기대로이지만 이백이 없으니 누구라서 이 멋을 알아주겠는가. 한글 창제 초 한글서체는 판본으로 사용한 고체 한 가지였다가 두시언해(분류두공부시언해)와 홍무정운 역해 등에서 서체의 변화를 보인다. 조선후기 영조 시에 삼강행실도, 여사서 언해 등의 판본에 사용한 서체는 한글서체 변화에 큰 역할을 하였다. 이즈음에 판본으로 사용된 서체를 필사의 의도를 반영하여 재해석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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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5벽사창이 어른 어늘커늘 임만 여겨 펄쩍 뛰어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명월이 만정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나려 와서 긴 부리 휘어다가 깃 다듬는 그림자로다 맛초아 밤 일세 망정 행여 낮이런들 남우일 번 하여라 지은이 모르는 옛노래를 쓰다. 신축 매화 벙그는 이른 봄날 취월당주인 한얼이종선 작품해설 푸른 창문이 어른거려 임 오시나 펄쩍 뛰어 일어나 나가보니 임은 아니 오고 밝은 달만 뜰에 가득하네.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내려와 앉아 긴 부리를 휘어서 깃 다듬는 그림자로구나. 마침 밤이라서 다행이지 행여 낮이었던들 남 우스개 될 뻔했네. 작품감상 마음이 허하면 만물이 제 생각한 대로 보인다. 간절한 그리움으로 모든 형상이 임의 모습만 같겠거니 환영에 속은 머쓱한 심사를 노래했다. 민체로 한 숨에 내 달리듯 쓰니 이 또한 상쾌하지 아니한가. 바야흐로 일필휘지의 흥취는 서예에서만 맛 볼 수 있느니.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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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24청석령 지나가다 초하구 어듸메뇨 호풍도 차도 찰샤 궂은비는 무엄 일고 뉘라서 내 행색 그려내어 임 계신 데 드리리 작품해설 청석령 지나가는데 초하구는 어디 있나 오랑캐 땅 바람이 이리도 찬데 궂은비는 또 무슨 일인가 누가 있어 내 모습을 그대로 그려 내 나라에 알려줄까 작품감상 청석령과 초하구는 만주의 지명이다. 효종은 봉림 대군 시절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볼모로 가서 8년간을 머물게 되는데, 이 시절의 척박한 환경과 외로운 심정을 읊었다. 후일 인조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효종은 조선을 짓밟고 임금을 욕보인 청나라를 공격하려는 북벌정책을 펴게 된다. 심란한 효종의 심사를 글씨에 나타내 보려, 최소한의 필력을 사용하여 붓에 힘을 빼서 운필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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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23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럭아 상풍이 일고한데 돌아갈 줄 모르는고 밤중만 중천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느냐 김기성의 시를 쓰다 경자년 한겨울 취월당주인 한얼 이선 가을 달빛 뜰에 가득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러기야 서리바람 드높이 부는데도 돌아갈 줄 모르고 밤중에 중천에 떠서 잠든 나를 깨우느냐 작품감상 김기성金箕性은 정조때 문인이다. 호는 이길헌頤吉軒 '청구가요'에 김두성이란 예명으로 시조 두 수가 전한다. 서리바람 차가운 달 밝은 가을 밤 제 갈길 떠나는 기러기 울음소리는 시름에 겨워 전전반측 겨우 든 잠을 깨우는구나. 광개토대왕비 필의의 예서를 섞어 고체로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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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22백천이 동도해하니 하일에 부서귀요 고왕금래에 역류수 없건마는 어찌타 간장 썩는 물은 눈으로서 솟는고 작품해설 모든 시내물이 동으로 흘러 바다에 이르나니 언제 다시 서쪽으로 돌아갈까 예로부터 지금 까지 거꾸로 흐르는 물은 없다 했는데 이별로 애간장이 녹아 흐르는 물은 눈물이 되어 나오는가 작품감상 주의식朱義植은 숙종 연간의 가인이자 시조시인이다. 호는 남곡南谷, 무과에 급제하여 칠원 현감을 지낸 기록이 있으나 생몰연대는 미상이며, 시조 14수가 전한다. 김천택金天澤은 남곡의 시조에 탈속한 군자의 풍모가 느껴진다고 평하였다. 기약 없는 이별의 슬픔을 노래했다. 연꽃 문양의 냉금지에 민체와 행,초서체를 섞어 걸림 없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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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21시내 흐르는 골에 바회 지혀 초당 삼고 달 아래 밧츨 갈고 구름 속에 누어시니 건곤이 날 다려 닐으기를 함긔 늙자 하더라 시내 흐르는 골짜기에 바위 의지해 초가 짓고 달빛 받으며 밭을 갈고 구름 속에 누웠으니 천지가 나에게 말하기를 함께 늙자 하는구나. 작품감상 신희문申喜文은 출몰연대를 알 수 없으나 조선 정조 때 분인 듯하다. 자는 명유明裕로 이삭대엽조의 시조가 전하는데, 대학본 ⌈청구영언⌋에 우조 8수와 계면조 6수, ⌈가곡원류⌋에 1수가 실려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뒤에는 든든한 바위가 있고 앞으로는 작은 시내가 흘러야겠다. 산 높은 곳, 집이야 새를 엮어 지은 초가면 충분하다. 하루 종일 밭을 갈다가 달빛 받으며 돌아와 누우니 구름이 나려와 살포시 덮어 준다. 자연과 더불어 그렇게 늙어 간다. 이 밖에 더 무엇을 바라리. 천지만물은 각각 있어야 할 곳에 저대로의 모습으로 있다. 그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상생하고 삶을 영위한다. 건곤이 운행하는 이치는 다른 것이 없고 모두 이러하다. 글씨도 그렇다. 유유자적의 시인의 삶처럼 고체로 무애하게 썼다. 제각기의 모습이 한 데 어우러져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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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20한잔 먹세 그려 또 한잔 먹세 그려 꽃 꺾어 산算놓고 무진무진 먹세 그려 이 몸 죽은 후면 지게위에 거적 덮어 주리혀 메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에 만인이 울어 예나 어욱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 숲에 가기 곳 가면 누런 해 흰 달 가는 미 굵은 눈 소소리 바람 불 제 뉘 한 잔 먹자 할 꼬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파람 불 제 뉘우친들 어떠리 정 철鄭澈(1536~1593) 호 송강松江. 조선조의 문신 이 장진주사는 최초의 사설시조로 알려져 있다. 송강은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의 가사와 100수가 넘는 시조를 남겼다. *장진주將進酒: 술을 따라 권하다 *산算: 개수를 더하여 헤아릴 때 사용하는 막대기 종류. 산가지 *유소보장流蘇寶帳: 곱게 꾸민 상여 작품감상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송강 선생의 작품이다. 죽은 후면 무로 돌아가는 인생의 허망함과 세태의 무상함을 노래하였다. 살아 부귀영화는 온데 간 데 없으며 죽어 자연으로 돌아가기는 한 가지이다. 꽃가지 꺾어 잔 수를 헤아리며 술로 달래 보려는 나약한 인간의 애틋함이 엿 보인다. 이에 앞서 당나라 이 백도 장진주를 지어 한 번 흘러가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인생무상과 이를 달랠 수 있는 것이 술뿐임을 절절하게 설파한 바 있다. 선면扇面:부채 얼굴에 민체를 사용하여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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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19한산셤 달 발근 밤의 수루에 혼자 안자 큰 칼 녀픠 차고 기픈 시람 하난 적의 어듸서 일성호가난 남의 애를 긋나니 이충무공의 시를 쓰니 때는 경자세모라 취월당 주인 한얼 이 선 작품해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작품감상 중과부적의 팽팽한 긴장 속에 홀로 잠 못 이루는 한산도의 밤. 망루를 비추는 밝은 달빛은 망연하고 속절없다. 백척간두의 나라 걱정에 잡은 칼자루에 힘을 주어 보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한 가락 풀잎 피리소리에 장군의 애간장은 이내 끊어져 녹는다. 국한 고문을 고체와 예서로 이순신 장군의 노심초사하는 심정을 헤아려 엄정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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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18시비에 개 짖거늘 임 오시나 반겼더니 임은 아니 오고 잎 지는 소리로다 저 개야 추풍낙엽을 짖어 날 놀랠 줄 있으랴 이천 이십일 년이 밝았다. 올 해는 무사평안하길 마음모아 비노라. 한얼이종선 사립문에 개 짖으니 임 오시나 보다. 반가운 마음에 놀라 나가보니 임은 보이지 않네. 야속타! 나뭇잎 지는 소리에 헛 우짖는 속없는 개여! 작품감상 그리움이 간절하면 괜한 것에도 솔깃해진다. 바람이 크면 실망은 배로 더 크다. 한밤중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픔이 절절하다. 작자미상의 시를 민체를 사용하여 새해의 무탈함을 비는 마음을 담아 단아하게 썼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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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17이 숭 저 숭 다 지내고 희룽화룽 일이 없다 공명도 어근버근 세사라도 싱숭생숭 매일에 한 잔 두 잔 하며 그렁저렁 하리라 살아가며 겪게 되는 환난이야 늘 상의 일이라 해도 올해 온 천지를 휩쓴 역병은 인간의 오만을 나무라기라도 하듯 매서웁기 전에 없다. 경자세모 한얼 쓰다 작품해설 이런 흉 저런 흉 다 지나가고 아무 관심도 없이 일마저 없구나 부귀공명도 그러하고 세상살이도 다 그저 그런 거지 한 두잔 술에 시름을 잊고 되는대로 살아가리. 살아보니 세상사 시들하다. 공명도 부질없고 세상사도 덧이 없다. 술이나 마시며 유유자적하고자 하는 삶의 의지를 노래하였다. 작품감상 고체를 사용하여 자형을 방정하게 구사하고, 행간과 자간을 맞추어 절제미를 표현하였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극을 치닫던 코로나19의 단상을 서술하여 곁에 두었다. 문명에 대한 무분별한 맹종의 폐해는 컸다. 자연은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순응할 것인가만 있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자성이 절실했던 한 해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 호-한얼, 醉月堂 전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 현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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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16이렇다 저렇다 말이 오르다 두리숭숭 빚거나 사거나 깊은 잔에 가득 부어 매일에 취키만 하고 깨지 말미 좋아라 이천 이십년 저문 날에 한얼 이종선 쓰다 작품해설 이렇쿵 저렇쿵 탈도 많고 말이 오르니 그르니 세상은 뒤숭숭 술을 빚던지 없으면 사서라도 마련하여 큰 잔에 가득 부어 날마다 취하여 차라리 깨지 않았으면 좋겠네. 작품감상 저제나 이제나 세상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혼돈의 시대에는 시비마저 가리기 쉽지 않다. 속세를 멀리하여 한 세상 술에 취해 지냄만 같지 않으리. 궁체 흘림글씨를 민체에 가까운 필의로 풀어서 썼다. 촛불 밝힌 채 오롯이 앉아 밤을 밝히는 가난한 선비의 무념의 경지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 호-한얼, 醉月堂 전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 현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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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15玉에는 티나 있지 말 곧 하면 다 書房인가 내 안 뒤혀 남 못 뵈고 이런 답답한 일이 또 어디 있나 열 놈이 百말을 할지라도 님이 斟酌하시소 작품해설 옥에도 티가 있다는데 말 한 번 했다고 다 서방일까 내 맘 뒤집어 남에게 보일 수 없으니 이런 답답한 일 또 있을까 온갖 사람이 별말을 다 하더라도 님이 짐작하여 나를 믿어 주소서. 이천이십년 첫 눈 오시던 날에 작자미상의 옛 노래 한 수를 쓰다 취월당주인 이 선 작품감상 외간 남자와 말 한 번 건넸기로 헤픈 사람으로 의심을 받게 된 여인의 가슴은 답답하다. 버선목이라면 뒤집어서 보여라도 줄 텐데 그럴 수도 없으니 이를 어쩌랴. 직접 본 것도 사실이 아닌 게 많은 법, 하물며 떠도는 말임에랴. 그저 나의 진정을 님이 알아주길 바라는 밖에.... 국한고문을 한문은 호태왕비 필의로, 한글은 고체로 썼다. 글자의 조형에서 정형성을 배제하여 분방한 가운데 초, 중, 종성의 조화를 꾀하였다. 행간의 자유로운 포치를 통해 역동성을 추구하고, 변화 속에서 안정감을 이끌고자 하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 호-한얼, 醉月堂 전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 현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