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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무형문화유산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공감!지난 9월 24일(토) 서울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의 열린마당. 공연장 세트 뒤로 넓게 펼쳐진 가을하늘은 세트와 어우러져 마치 하늘 가까이에 있는 듯하다. 스치는 바람은 이 시간 예술과 자연을 함께 느끼고 있음에 황홀함마저 느끼게 한다. 예매한 관객들은 제공받은 종이팩 포장의 물과 친환경 재료(나무)로 만든 칫솔을 제공받았다. 현장 관람 관객들도 합류하면서 객석은 모두 채워졌고, 딱딱한 돌계단 객석이 불편하지 않도록 폭신한 방석도 제공받았다. 9월 24-25일(토-일)의 주요 공연을 돌아본다. 매 공연마다 사회자는 공연에 대해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을 해주어, 공연의 문턱을 한결 더 낮췄다. 진굿의 중심, 김천금릉빗내농악/ (사)김천금릉빗내농악보존회 인류무형문화재 농악. 그 중에서도 김천금릉빗내농악은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진굿(진, 陳:군사훈련 때 사용되는 줄 또는 열)이라는 특색을 가지며 국가무형문화재로(제11-7호, 2019년) 지정되기도 했다. 공연에 앞서 등장한 사회자(소리꾼 이상화)는 ‘김천금릉빗내농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농악대 중에 실제 농사일을 하시는 분도 계시다는 말도 덧붙인다. ‘진짜 농부의 농악을 2022년 서울 하늘에서 보다니.’ 농악대의 힘찬 꽹가리 소리로 공연은 시작되었다. 역시 군사훈련에서 유래한 농악답게 가락이 빠르고 역동적이다. 유난히 강한 북소리는 가슴을 울릴 정도다. 북잽이(대북 치는 사람)를 가만히 보니, 북채를 한 손이 아니라 양손에 쥐고 치고 있었다. 온몸의 힘을 양팔과 손에 집중하여 북채로 내리쳤기에, 그 소리가 듣는 이의 가슴까지 내리쳤던 것이다. 모든 잽이(농악대)들은 대열에 변화를 주거나, 상쇠의 힘찬 소리(노래), 그리고 역동적인 개인기로 관객들은 눈을 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소고패가 채상소고춤 중 자반뛰기(높이 뛰어 도는 동작)를 선보일 때, 관객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하며 분위기가 고조됐다. 농악의 최고의 순간이다. 삶을 예술로, 그리고 다시 공동체의 결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농악의 힘인 듯하다. 지칠 법도 하지만, 시종일관 웃는 표정을 보여주는 그들은(농악대) 과연 프로였다. 각시(흰 저고리, 검은 치마), 포수(사냥꾼 복장, 꿩과 총대 장착) 역할의 잡색(농악대의 흥을 돋우기 위해 가장한 사람) 또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공연 당일 새벽, 농악대와 함께 경북 김천에서 출발한 손영만 명인(김천금릉빗내농악 8대 상쇠)는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서울 분들 만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부풀어서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이렇게 관객 분들 크게 호응해주시니 너무 좋습니다.” 관객들은 눈앞에 펼쳐졌던 그 역동적이고 신났던 공연이 우리의 것임을 알기에 더한 감격을 느꼈을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만난 한 가족(경기도 오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엄마 "정말 신나고 감동적이었어요.” 아이 "완전 재미있었어요. 발로 돌 때.”(채상소고춤 중 자반뒤집기) 아빠 "우리 문화유산 잘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부모는 농악을 실제로 처음 접한 아이가 농악대의 역동적인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은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고풍(古風)/ 한누리무용단/ 극장 용 인류무형문화재 강강술래(2009), 처용무(2009)는 물론, 염불바라춤, 부채입춤, 진도북춤,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등 전통무용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공연 전,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고요해진다. 커다란 달 아래 강강술래가 시작된다. 색색의 치마를 입은 무용수들은 버선발로 깃털 같은 춤사위로 빠르게 대열에 변화를 주며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손, 팔, 다리의 움직임은 물결 같이 흐르며, 춤이란 과연 몸으로 말하는 예술임을 깨닫는다. 바라춤은 흰 장삼의 길게 늘어진 소매에서 흐르는 선의 아름다움과 느린 호흡으로 정교하게 박자를 맞춰가는 춤사위를 보여준다. 이후 빠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바라를 치는 순간, 듣는 이는 바라 고유의 강렬한 소리에 집중하게 된다. 궁중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는 처용무. 처용탈을 쓴 5명의 무용수는 화려한 5방색의 복장을 갖추고, 절도 있고 절제된 동작을 보인다. 한삼 끝자락을 반대편 옆구리에 낀 채로 손을 앞으로 뿌리는 모습의 동작은 귀신을 몰아내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느린 동작이기에, 인상적인 탈의 모습과 강렬한 동작이 분산되지 않고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비교적 빠른 박자의 진도북춤에서는 美·興·힘을 겸비한 여성 무용수들에게서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강렬한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군무 형태로 선보인 태평무는 궁중의복을 입은 무용수들의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발동작과 역동적인 춤사위가 인상적이다. 공연이 끝난 후, 그 아름다운 춤을 해낸 그들의 정중한 인사는 춤의 아름다움을 넘어서는 겸양에 또 한 번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 강릉단오제 단오굿/ (사)강릉단오제보존회 9. 25(일), 단오굿은 한 판 놀이에 가까웠다. 무녀(빈순애 명인,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 강릉단오제 기능 보유자)의 걸쭉한 입담은 만담을 방불케 할 정도로, 눈을 뗄 수 없이 집중하게 했다. 생산(출생)을 관장하는 신(神)인 세존과 당금애기의 결합과정을 그린 무속신화를 구연하는 무녀는 춤, 노래, 입담, 연기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무녀인지 예인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무녀와 악사들의 주고받는 능숙한 재담과 악사들의 익살스런 춤과 입담 역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관객을 무대로 불러들이기도 하고, 이들이 관객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면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은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자들은 신에게 관객들의 행복을 기원을 하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는다. 한껏 즐긴 관객들의 박수에는 감동과 감사를 담았을 것이다. 과거 무속과 불교문화의 관련을 보여주는 바라춤(악사 김운석)까지 볼 수 있는 귀한 공연이었다. 경북 경주에서 올라와 서울에 거주하는 딸과 국립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우연히 공연을 관람했다는 한 70대 여성 관객은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좋았어요, 너무. 다음에 또 보러 강릉에 가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어렸을 적, 굿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어린 마음에 강하고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오늘은 굿이라기보다는 사물놀이 같기도 하고, 문화공연 같은 느낌이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이런 것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국악도 좋고, 한국무용도 배우고 싶어요.” 아리랑 리커넥티드/ 허윤정, 조스 미에니엘 외/ 극장 ‘용’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리랑(인류무형문화유산, 2012)과는 다른 색다른 아리랑을 경험하는 무대였다. 선보인 곡들은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현대적 감성을 담은 아리랑을 대중과 공유하고자, 발표해 온 음반 <The Name of Korean> 시리즈의 8집 수록 곡들이다. 이날 공연은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곡들은 외국 음악인들과 협업으로 이루어졌으며, 프랑스 플루티스트 조스 미에니엘(Joce Mienniel)이 공연에 함께 했다. 우리 악기와 외국 악기의 협연이 빚어내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아리랑 고유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에서부터, 코로나19 시기 힘든 시대의 우리를 위로하는 다소 실험적인 곡까지 아리랑의 다양한 음악적 변신을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살리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협연은 음악이 박자를 만들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곡이 인상적이었다.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소리꾼의 노래로 그 절정을 이루며 관객의 감동을 자아냈다. 시대를 초월하는 공감을 이뤄내던 아리랑이, 국경을 초월하는 음악적인 포용으로 그 창조성까지 발휘하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을 준비해온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심재흥 대외협력팀장은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로 인해서 오랜만에 관객 분들 모시고 하는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는데요, 첫 날 첫 공연 시작 전에, 관객 분들의 환호를 들었을 때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공연은 역시 관객과 같이 해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또 다른 힘을 만들어 내는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고요. 저희도 이를 발판으로 삼아 내년에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우리 전통문화, 더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거동이 불편한 노모를 양팔로 감싸 안고 부축하며, 자리를 나서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남성의 뒷모습이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나서는 가족도, 모처럼 외출한 듯한 중년 여성들도, 그리고 두 손을 맞잡은 젊은 연인들도 보였다. 이 공연의 힘은 바로 이런 것이다. 다른 공연이 아닌 우리의 뿌리이자 삶을 아우르는 전통예술이기에 우리 모두를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다. 오늘 그들이 경험한 전통은 누구에게는 향수가, 교육이, 추억이 되어 자신의 삶 속에 각기 다른 모습으로 파고들어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년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전통예술을 다시 만나게 될는지 기대해본다. 이번 공연은 11월 경,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유튜브, 네이버TV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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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일과 해금플러스’, + + ‘두타연의 울림’지난 25일, 양구 두타연에서 2022 ‘PLZ Festival’이 열렸다. ‘PLZ’는 PEACE & LIFE ZONE의 약자로 DMZ가 생명과 평화의 땅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2019년부터 강원도와 접경지역 5개 군(철원, 고성, 인제, 양구, 화천)이 주최하는 지역문화축제이다. 이 행사는 음악을 매개로 DMZ에 숨 쉬는 모든 생명의 소중함과 평화의 감각을 일깨우며 ‘DMZ TO PLZ’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년 20여회의 야외공연을 진행하는데, 26일 양구 두타연에서는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의 단일 국악 공연을 개최했다. ‘강은일과 해금플러스’ 팀은 해금 연주자 강은일을 중심으로 기타 한동일, 베이스 김대호, 타악 박찬희, 양금 한진구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된 곡은 지영희 ‘산조’, 피터쉰들러 ‘해금랩소디’, 바하 ‘G선상의 아리아’, 피아졸라 ‘리베르탱고 & 백학’, 한진구 ‘새로운 노래’, 강은일 ‘도피안사’, 류형선 ‘비에 젖은 해금’, 강은일 ‘밀양’, 류형선 ‘헤이야’로 총 9곡이다. 이 곡들은 독특한 음악 스타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도 공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유지 되었다. 이런 성과는 다음과 같은 몇몇 요소들에 의해서이다. 하나는 해금의 초고음역 사용 효과이다. 첫 곡인 ‘도피안사’를 포함한 거의 모든 곡에서 해금이 초고음역을 연주했다. 대개 해금은 고음에서 특유의 찢어지는 소리 때문에 중음역대-중고음역대를 기본으로 한다. 이 공연에서는 찢어지는 고음을 하나의 음악적 효과로 사용했다. 극적인 연출이 필요한 야외 공연이나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자칫하면 듣기 싫을 수 있는 소리가 멋들어진 효과음이 되었다. 둘은 재즈와 탱고 스타일이다. 출연진 중 ‘재즈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베이스, 기타리스트가 있기 때문에 많은 곡에서 Jazzy한 느낌을 연출하였다. ‘리베르탱고’와 같은 곡은 원래 탱고가 베이스가 된 반면,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은 전통 클래식 곡임에도 기타의 Jazzy한 진행으로 새롭게 재탄생하였다. 셋은 양금 연주의 음향적 효과이다. ‘새로운 노래’라는 곡에서 한진구 작곡가가 직접 양금을 연주했다. 두타연의 계곡 소리와 양금의 맑은 음색이 어우러져 객석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하나의 음향 효과가 됐다. ‘새로운 노래’라는 것은 곡명이 아니라 아직 제목을 정하지 못하여 붙인 가칭이라고 한다. 청중들에게 제목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밝은 곡의 분위기와 양금으로 낼 수 있는 음향적 효과를 고려해서 ‘두타연의 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9곡의 연주가 끝나고 연주자들과 청중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단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이번 공연의 중심이 된 강은일 연주자가 청중들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강은일 연주자는 "행복한 날이다. 우리가 평화를 이뤄야 되겠다. 그리고 마음속의 고요도 함께 이뤘으면 좋겠다.”며 공연의 소감을 전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감상하는 음악은 감동이 크다. PLZ Festival 주최 측의 세심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계곡 자연음과 어우러진 해금은 청중에게 우리 음악 그대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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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국악의 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지난 9월 15일, 국악방송이 주최하는 ‘제16회 21c한국음악프로젝트’ 본선 경연이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개최되었다. 저녁 7시 생방송을 앞둔 시간, 객석은 채워졌고, 무대는 첫 출연팀의 악기들이 준비되어 있다. 기자 눈에 들어온 카메라만 8대. 무대 위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할 것이다. 이 날 참가자들의 무대는 경연이기 이전에 객석을 흥분시키기도, 감동을 자아내기를 반복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O(오) ‘0(영)’ 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팀과 곡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아마도 자신들의 음악에 제한과 전형성을 거부하는 음악적 주관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음악은 몽환적인 피아노 선율을 시작으로 하얀 화선지에, 점을 찍듯이 시작한다.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묵직한 붓으로 채워가는 수묵화가 그려지는 듯하다. 장구, 대금, 피리, 꽹가리, 징 그리고 전자기타까지 선율을 타고 리듬과 어우러진다. 듣는 이는 곡의 기승전결을 따라 숨죽이며 따라갈 뿐이다. 절정에서는, 웅장한 북소리, 보컬과 어우러지는 전체 합주는 무속의례를 연상케 한다. 듣는 이의 가슴을 치듯 강렬하고도 부드럽다. 과연 그들의 곡은 가슴을 울리는 완벽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그들의 서사와 드라마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회 첫 주자로서 ‘이 대회가 이 정도입니다.’라고 말하는 듯,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올려줬다. 오프로드 ‘듄’ ‘모래언덕’을 뜻하는 ‘듄’. 광활하고 메마른 사막을 헤쳐 가며 반복되는 여정과 모험을 표현한 곡. 빠른 비트의 가야금, 그리고 장구도 함께 속도감을 준다. 여기서 합류하는 양금의 고음은 신비감과 함께 황량한 대지를 연상케 한다. 절정에서 장구의 빠른 비트와 함께 저음과 고음 각 자리에서 묘한 조화를 이루는 양금, 가야금과 베이스기타의 향연은 가슴을 울린다. 아마도 정상에 오른 감격의 표현일 듯. 그리고 다시 속도를 되찾는 곡은 공허함과 새로운 여정을 의미할 것이다. 한 참가자의 거문고와 베이스기타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연주에 놀라웠고, 가야금의 울림과 피아노의 음색을 동시에 가진 양금의 매력에 한껏 매료되는 시간이었다. 이러리-저고리 ‘풀어라!’ 팀 이름은 ‘색동저고리’의 제주방언이다. 곡 ‘풀어라!’는 비나리 형식을 빌리지만, 경쾌한 그들만의 방식으로 청춘들의 고민을 풀고자 한다. 한 외국인 참가자가 눈에 띄는데, 그는 아프리카 전통악기 발라폰(울림통 이용한 목재 실로폰)과 고니(나무와 조롱박으로 된 기타와 유사한 현악기)의 연주로 함께하며, 곡의 음색은 더욱 풍부해진다. 발라폰의 경쾌함과 태평소의 힘찬 울림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청춘의 고달픔마저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픈 청춘들의 당찬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통악기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음악적 경험이다. 구이임 ‘나븨’ ‘나븨’의 ‘븨’는 ‘때’를 뜻하는 옛말. 고장 난 시계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쇳조각이 나비가 되지만, 결국 시간에 젖어 녹슬고, 아늑한 기억 한 때에 머물며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는 서사를 표현한다. 정가 특유의 긴 호흡의 신비로운 음색과 고음의 가야금은 쇳조각이 나비가 되는 판타지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피아노와 가야금이 함께 곡을 받쳐주며, 남녀보컬은 고음과 저음 각 자리에서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가야금은 때로는 타악기로 변신하거나 줄로 끄는 듯한 방법으로 고음과 저음을 구현하며, 보컬과 함께 곡 전반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반쯤 핀 꽃 ‘반쯤 핀 꽃’ 경기민요 ‘매화타령’을 모티브로 만든 곡. 팀 이름과 같은 ‘반쯤 핀 꽃’이라는 곡은 활짝 핀 꽃보다 그 과정에서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국악 여성 보컬의 느린 박자에서 남성 보컬의 빠르고 힘찬 타령의 합류, 이후 모든 보컬의 합창은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양악 보컬이 독특한 음색으로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한껏 오른다. 드럼은 비트를 더하고, 첼로는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게 경쾌함을 돕는다. 매화타령이 리듬과 비트를 타고, 드럼, 첼로, 기타, 피아노 등과 힘을 얻는다. 분위기는 고조되고 듣는 이의 다리는 어느새 리듬을 타고 있다. 시련과 고민을 안고 가는 청춘에게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외치는 듯한 곡이다. 줄헤르츠(JUL Hz) ‘블루(Blue)’ 현악기의 줄(Jul)과 주파수를 뜻하는 헤르츠(Hz)를 조합하여 만든 팀 이름. 거문고, 가야금, 아쟁 3명의 현악기 연주자들은 연주의 진동까지 느껴지는 섬세한 연주로 대중과 주파수를 맞추고자 한다. 그들의 곡 ‘블루(Blue)'는 평화를 상징하는 색이다. 세상의 모든 갈등과 전쟁에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사회 참여적인 메시지를 갖는다. 빠르고 반복되는 듯한 리듬은 묘한 긴장감을 주었다. 가야금, 거문고, 아쟁이 갖는 특유의 음색을 보여주면서도, 현악기가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음악적 언어를 경험할 수 있었다. 활을 타고 흐르는 거문고의 굵직한 고음은 상처받은 이의 슬픔 같기도, 그들을 향한 위로 같기도 했고, 가야금과 아쟁은 고음과 저음을 오가며, 서로 대화하는 듯한 음악적 화합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완x케빈 ‘달에게’ 정가 보컬리스트와 재즈피아니스트의 만남. 드뷔시의 ‘달빛’을 오마주 한 곡. 정가 보컬의 고음이지만 속삭이는 듯한 음색이 동화적 곡에 녹아 내린다. 나도 모르게 마음 깊숙이 자리하던 동심을 떠올린다. 마치 어린이가 되어 노래로부터 위로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순간, 나로 모르는 울컥함이 차오른다. 달에게 속삭이듯 노래하던 ‘달아, 달아~’ 가사는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피아노 반주를 타며, 동화적 감성으로 정가를 노래하는 그녀는 분명 신이 만든 악기임이 틀림없다. 이동하며 연주가 가능한 관악기의 특성을 살려 역동적이고 유쾌한 퍼포먼스가 객석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드럼과 기타의 경쾌한 박자를 타고 흐르는 태평소와 향피리 등 관악기들의 힘있고 경쾌한 음색을 즐길 수 있었다. 시종일관 역동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7명의 관악기 연주자들은 독주로, 때로는 협주로 익살과 재미를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했다. 꽹가리는 그 절정에서 놀이의 흥을 돋우며,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어릴 적 골목놀이를 연상케 하는 그들의 곡명은 바로 ‘가위바위보!’. 매간당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 매간당(魅衎黨:매혹할 매, 즐길 간, 무리 당)은 그들만의 새로운 멋과 소리를 담은 국악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자 한다. 그들의 곡 ‘초면인 세계에 눈뜨다’는 악기를 처음 만났을 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이다. 악기에 대한 신선한 통찰을 통해 실험적 연주기법을 만나게 된다. 비트는 빠르고 곡은 빈틈이 없다. 거문고는 아쟁의 활과 만나고, 아쟁은 해금의 활대와 만나 이전에 없던 새로운 음색까지 만들어내는 그들의 음악은 과연 매력 그 자체였다. 강렬한 독주이자 협주를 듣는 느낌이다. 자신의 악기에 몰두하면서도 서로의 퍼즐을 맞추듯 곡을 완성해가는 연주자들의 모습은 강렬하면서도, 듣는 이가 소리에 더욱 집중하도록 이끈다. 소리꽃가객단 ‘제be노정기’ ‘소리로 꽃피우자!’는 좌우명을 갖고 있는 팀. ‘제be’는 새 ‘제비’를 뜻하지만, 박씨를 물고 날아와 ‘복이 되다(be)’의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강도근제 홍보가 중 제비노정기’를 사용했다. 5인 여성 소리꾼들은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하지만, 그들의 노래는 질펀하고도 힘찬 판소리다. 곡의 시작은 그루브 리듬을 연상시키는 드럼과 베이스기타의 비트, 그리고 피리의 고음이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준다. 후반부에서는 마치 락을 듣는 듯한 리듬마저 느낄 수 있다. 5인의 여성 소리꾼들은 서서 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판소리를 댄스와 함께 소화해냈고, 관객들은 새로운 음악적 경험에 열광했다. 그들은 대중에게 판소리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선사한 것이다. 창작국악을 들으면서 경험하는 새로움 중 하나가, 익숙한 소리나 가락을 들으면서, 현대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옛 것도 즐길 수 있구나, 가슴을 울릴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솟아오르는 민족적 자부심과 희열은 창작국악이 주는 묘한 감동이다. 그 새로움과 자부심을 함께 느끼게 되는 그 순간, 시대의 옷을 입은 국악은 대중을 끌어들이게 되고, 이것이 창작국악의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본선 경연일 한 심사위원(이슬기 가야금연주자)의 심사평에 의하면, "연주자들의 창작 역량이 강해졌고, 그 음악적 기반이 단단해졌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들의 음악은 자신의 고유 영역을 충분히 분석한 후에 얻은 것이며, 음악적 깊이를 갖춘 노력과 땀의 결과라는 평가를 의미한다. 경계를 넘나드는 모험을 하지만, 그것마저도 즐기면서 자신만의 음악적 길을 가고 있는 그들은 진정 또 다른 우리 국악의 모습이다. 전통음악이 지난 시대의 삶의 거울이라면, 창작국악은 지금 이 시대를 반영하는 또 다른 국악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이 시대 음악인이 국악을 계승하는 하나의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창작국악은 일제시대 식민 지배를 위한 수단의 하나로 시작했다는 아픈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는 받아들여야 할 우리의 냉정한 현실이다. 다만 시작은 그러했을지언정, 지금의 창작음악은 조금 더 주체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전통음악을 품고, 새로운 음악을 모색하는 참신함, 삶의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곡의 메시지, 경계를 넘나드는 악기의 구성 등에서 그러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음악적 상상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아마도 국악이라는 세계가 주는 음악적 매력이 더해졌기에 우리의 감성을 더 자극하지 않았을까 싶다. 현장에서 기자가 한 가지 확실히 느낀 것은 이들은 음악을 진정 즐기고 있었다. 아니, 가지고 놀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 정도의 에너지가 없다면, 이토록 놀라운 창작품들이 나올 수가 없을 것이다. 이들이 가진 음악적 에너지와 감수성, 그리고 열정이 대중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음악이 우리를 들뜨게 할지, 성급한 기대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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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룹 ‘공명’, ‘강과 사람들’을 주제로 공연 성료지난 7월 2~3일에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그룹 ‘공명’이 ‘강과 사람들’을 주제로 공연하였다. 인류와 자연 간의 평화적이며 포용적인 관계에 대한 바람을 음악과 소리로 표현했다. 자연과 환경을 주제로 하고 있는 만큼 공연에 여러 장치를 해놓았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폐현수막을 장구 피로 재활용하여 소, 말, 양 가죽을 대신한 것이다. 공연 주제에 따라 동물 보호에도 의미를 둔 것이 인상적이다. 팜플렛을 만드는 데에도 많은 탄소가 발생한다 하여 최소한의 것만 만들고 QR코드로도 곡을 안내 받을 수 있게 했다. 작품 모두 ‘자연과 인간’을 표현한 것으로, 특히 물과 관련된 소재가 많았다. 그 예로 오프닝 ‘Source(근원)’는 그 제목답게 한강의 근원지를 표현하였다. 이 곡은 멤버 임용주의 악기 음색을 즉시 조정하는 모듈러신스로 단소와 장구의 소리를 흐르는 것 같은 음색으로 바꾸는 효과를 주었다. 작품 ‘River(강)’, ‘공경도하公竟渡河’. ‘A Corner(모퉁이)’, ‘연어이야기’, ‘Circulation(순환)’ ‘With Sea(바다와 함께)’등이 물을 표현하였다. 그 중 청중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곡은 단연 공명의 창작악기 ‘스트링뱀부(string bamboo)’가 사용된 ‘Circul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곡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우드쉐이커(Wood shaker)’를 멤버 송경근이 연주하였는데, 목재를 사용한 타악기이기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소리를 연출하여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냈다. 공연에서 가장 큰 성과는 멤버 박승원의 스트링뱀부 연주이다. 스트링뱀부는 스페이스뱀부(Space bamboo)라는 주제로 공연을 준비할 때 제작된 것으로, 왕대(큰 대나무)에다가 베이스기타 줄을 얹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원래는 스틱으로 소리를 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활로 연주한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자연의 소리를 표현하는 데에 둔탁한 스틱보다 부드러운 활의 소리가 더 잘 어우러진다고 판단한 듯하다. 활로 연주한 소리는 아쟁 또는 첼로와 비슷하게 들렸다. 이 악기는 ‘Circulation’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악기의 독특한 음색은 미디 사운드와 어우러져, 곡이 끝나고 박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다. 스트링뱀부처럼 직접 창작한 악기도 연출에 새로움을 더했지만, 서양 악기인 ‘자일로폰(실로폰)’과 호주 원주민의 전통 관악기 ‘디저리두(didgeridoo)’, 19세기 프랑스에서 사용된 ‘하모늄(harmonium)’과 같은 세계 각지의 악기도 자연을 표현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듣기에 생소한 디저리 두는 긴 관악기이며 깊고 풍부한 소리가 난다. 이 악기는 ‘Walkabout’에서 효과음의 역할을 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하모늄은 후에 하모니카, 아코디언, 멜로디언 등으로 개량된 가정용 오르간이며, 기본 음색은 오르간과 비슷하다. 이 악기도 ‘Walkabout’에서 평온한 자연의 소리를 연출하는 데에 일조했다. 25년 역사를 맞은 그룹 ‘공명’은 강선일, 송경근, 박승원, 임용주의 4인 구성으로 1997년 추계예술대학교에서 결성되었다. 이들은 국악을 기반으로 곡과 악기를 창작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본, 뉴질랜드, 독일, 영국 등 세계 각지에 이름을 알려왔다. 이번 공연으로 그들은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주제로 독특한 음악적 견해를 표현하는 데에 성공을 거두었다. 미디 사운드와 국악기의 결합은 모듈러신스의 음색 조정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창작악기의 사용으로 새로운 국악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큰 자랑거리일 것이다. 청중들은 박수로 그들의 음악적 시도를 높게 평가하였다. 공명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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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두물머리 ‘버스킹 연꽃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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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022제주아리랑축제.....'탐라순력아리랑'제주아리랑보존회와 영천아리랑연구보존회 공동주최로 지난 18일 제주시 탑동 탐라공원 공연장에서 2022제주아리랑축제가 개최되었다. 주제는 '탐라순력아리랑'이다. 영천 출신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1653~1733)1653-1733)이 남긴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보물 제652-6호)가 보물로 지정이 되면서 이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영천과 제주가 아리랑판에서 만났다. 조선시대 제주의 모습을 그린 기록 화첩 '탐라순력도'는 제주의 자연·역사·풍속·자연·문화·방어실태를 그림으로 그려서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음은 문헌으로 전해지는 제주아리랑으로 불려지는 '꽃타령아리랑' 사설이다. 만화방창(萬花方暢) 방끗 만화방창 방끗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장대(帳臺)에 일등미색(一等美色) 곱다 자랑 마소 담안에 붉은 빛은 편시춘(片時春) 홍도화(紅桃花)라 1936년 김두봉 편찬의 「제주도실기」에 수록된 ‘꽃타령’, 일명 ‘제주아리랑’ 17수 중 한 수이다. 「제주도실기」에는 이 출전이나 작사자나 시기를 밝히지 않아 작품 이름 외에는 미상인 상태다. 20여년 전 이 작품을 발굴, 소개한 아리랑연구가 김연갑 선생은 이 작품의 후렴을 주목하여 본 사설의 창작년도는 아리랑 후렴의 형성 시기인 19세기 초 이전일 것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런 의미심장한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 "후렴을 제외한 본 사설은 육지에서 들어온 지방관 정도의 유학자일 것이고, 시속(時俗)음악도 즐길 줄 아는 인물일 수 있다. 여기에 추정되는 인물이 「악학편고」(樂學便考)와「악학습령」(樂學拾零)이란 악서를 편찬한 제주목사 이형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당시는 ‘꽃타령’과 아리랑의 관계, 그 작가를 제주목사 이형상으로 추정하는 것에 의아해 하였다. 그런데 이번 20여 년이 지나 ‘탐라순력도’에 대한 자료를 살피는 과정에서 이형상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1702년 제주목사로 부임하여 1년간 화공 김남길(金南吉)을 시켜 ‘탐라순력도’라는 기록화첩을 남겼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 종의 악서 중 「악학습령」은 시조·가곡을 수집 정리한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이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분이 경북 영천 출신임도 알게 되었다. 이번 영천아리랑보존회와 제주아리랑보존회 공동행사의 계기성과 20년 전 ‘꽃타령’의 작자를 이형상으로 추정하는 이유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결국 아리랑을 통해 18세기 제주 역사와 제주목사 이상현, 그리고 ‘탐라순력도’를 이해하는 계기를 갖게 된 것이다. 이번의 행사를 통해 영천의 역사 인물과 제주아리랑의 퍼즐 하나가 맞추어진다. 금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 10주년이라서 더욱 의미로운 일이다. 이번 공연의 기획의도는 첫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 10주년을 기념하여 '제주아리랑'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계기를 찾아간다. 둘째, 제주목사 이형상의 탐라순력도와 함께 제주아리랑을 재조명 한다. 셋째. 이형상의 고향 영천과의 연계를 소환하기 위해 영천아리랑을 제주에도 알린다. 넷째, 제주아리랑의 컨텐츠화를 시도한다. 강소빈 회장은 "지난해부터 탐라순력도에 나와있는 경로잔치를 재현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연출하여 이형상을 주인공으로 한 소극을 만들어서 무대화하였다. 그 무대에서 당연히 아름다운 기녀들이 제주아리랑 '꽃타령아리랑'을 불렀다. 영천아리랑보존회 전은석 회장은 "제주에서 영천아리랑을 처음 선보이는 계기가 되었다. 영천에서 제주목사로 간 이형상이 남긴 탐라순력도가 제주시의 보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제주에 오니 더욱 뜻깊은 행사이었다."라고 전했다. 1부에서는 제주 토속소리 '서우제소리'와 '제주아리랑', 해녀 퍼포먼스가 선보이고. 2부에서는 '영천아리랑'과 '뱃노래, 제주 허벅춤 등 다채로운 장르를 통해 제주의 소리와 제주아리랑환타지(조천아리랑. 우도아리랑, 하르방아리랑)을 알렸다. 초청 공연으로 무대에 선 서울아리랑보존회 유명옥 명창은 '애국가아리랑'과 '아미일영아리랑'이 불렸다. 특히 가파도에서 온 해녀가 해녀복을 입고 허벅춤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해녀의 삶을 읊어대는 1인극 퍼포먼스는 제주 여성의 고난과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휘날레에는 '아리랑 대합장'을 관객과 함께 했다.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제적으로 문화의 다양성과 창조성을 입증하는 새계적 유산으로 인정받았다. 2014년는 아리랑이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아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우리나라 총체적 유산의 하나로 인정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아리랑은 우리나라 전통민요의 하나”라는 표현에서 독립 종목 또는 독립 장르 ‘아리랑’으로 가시화되기에 이르렀다. 유네스코와 문화재청이 보고서에 언급한 아리랑의 수는 2012년 이전에 불러지는 60여 종이라고 했고, 이 ‘아리랑’은 지역성과 형태를 표제화 하고 창의성, 표현의 자유, 공감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 이것이 아리랑이 지닌 덕목의 하나로 누구든 지역적·역사적·장르적 변주로 문화적 다양성을 표현해 온 것이다. 제주도아리랑을 전승하는 회원들이 제주 역사와 ‘제주아리랑’이 상호 이해하고 아리랑문화의 가시화에 기여하길 바란다. 오늘같이 제주에서 ‘영천아리랑’과 ‘제주아리랑’이 만나는 장을 마련해 준 두 단체에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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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찾아가는 아리랑학교' 고모산성에서 첫 수업 성료문경새재아리랑을 보급, 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위원장: 이만유)가 문경새재아리랑의 저변 확대 및 대중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3년 전부터 연속 추진해 온 '찾아가는 아리랑학교'가 지난 6월 18일 오후 2시 신록이 짙은 6월의 싱그러움 속에 문경을 찾아온 관광객과 시민들이 함께한 가운데 고모산성 주막거리에서 개최되었다. 주최측은 야외무대의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사물놀이 공연 및 퍼포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무대와 관객이 따로 없고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려 즐기면서 문경새재아리랑의 보급 확산이란 효과를 내려고 노력하였다고 밝혔다. 주막집 마당에서 한두리국악단(단장: 함수로) 한바탕 개막공연을 펼졌다. 이어 특별출연한 천년다례원 문청함 원장의 서예 퍼포먼스가 있었다. 박순자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한 아리랑학교는 이만유 위원장의 인사, 김연갑 아리랑학교 교장(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의 아리랑 이론 강의, 한두리국악단 반주로 문경새재아리랑 공연(이춘자, 박춘자, 안복수), 다듬이 공연 및 체험(이성자, 김금옥), 이춘자 강사가 지도한 문경새재아리랑 따라 배우기, 한바탕 어울림 마당 등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영남 전래민요 방귀타령(권인순)과 함께 상주아리랑(김영애)도 곁들여 불러 주었다. 그리고 SNS 홍보용 영상 촬영(오석윤), 안내 및 코로나 방역 활동(류시자, 최순이) 등 진행에는 최상운 사무차장을 비롯한 임원과 위원 가리지 않고 함께 합심하여 주최측과 참가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첫수업이 성료되었다. 이만유 회장은 "다음 찾아가는 아리랑학교”는 9월 17일과 9월 24일 문경새재에서 10월 8일은 에코랄라에서 오후 2시에 각각 개최된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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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년만에 열린 대표적 고을굿, 경산자인단오제 성료음력 5월 5일 고대의 명절인 수릿날, 즉 단오절을 맞아 경북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 일원에서 지난 3일부터 3일간 열린 2022 경산자인단오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코로나19로 3년만에 개최된 이번 경산자인단오제는 다채로운 전통문화 공연과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지역공동체 축제이다. 경산자인단오제는 마을단위 민속축제며, 특히 단오제를 열기 전에 고을의 수호신 한장군에게 고하기 위해서 '한장군대제'(유교식)과 '단오굿'(무교식), '한장군놀이'(전통연희)를 연행하는 대표적 고을굿이다. 단오날 대한민국 대표 고을굿 축제 1번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이다. 핵심 컨텐츠는 옛날 관노들이 양반 계층의 비리를 풍자하는 탈놀이에서 유래한 '관노가면극'이다. 영남의 자인단오제의 핵심 켄텐츠는 한장군 설화에서 유래한 '여원무'이다. 한장군이 누이와 함께 꽃관을 쓰고 원을 그리며 추는 환란한 춤으로 왜구를 유인하여 물리쳤다는 전해 오는 이야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한장군대제, 자인단오굿, 여원무, 팔광대의 경산자인단오제 다섯 마당, 창포 머리 감기 시연 등 풍성한 단오제 공연이 마련됐다. 특별공연으로는 김천금릉빗내농악, 봉산탈춤, 계정들소리 공연, 강강술래와 영산줄다리기 공연, 경산아리랑제, 시립극단과 평양예술단 공연 등이 이어졌다. 팔광대가면 가왕가요제와 가수들이 출연한 단오음악회, 행사기간 중 자인계정숲 씨름장에서는 경산자인단오제 대학장사 씨름대회에는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한장군놀이'는 경상북도 경산군 일대에 전래되어 오는 민속놀이로 그 역사적 유래는 분명히 밝혀 볼 수 없다. 경산군지 상면을 보면 어느때 사람인지 알수없는 한 장군으로 인하여 '여원무'라는 춤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한장군 놀이'는 여원무의 복장을 한 한장군이과 누이동생을 꾸며 앞세우고 그 뒤에 '사또'행차를 따르게 한 가장행렬이다. '여원무'는 신라와 고려 사이에서 발생하여 오늘까지 전하여 온다고 한다. 이 지방의 도천산에 있는 왜구를 유인하여 물리치기 위하여 한 장군이 여원무를 추었다고 한다. 화려한 원색의 색지로 만든 꽃으로 2개의 둥근 관을 쓰고 그의 누이와 함께 여장을 하고, 버들뚝에서 춤을 추고 광대들은 희희낙낙 연희를 하며 주위를 집중시킨다. 이때 왜구들이 산에서 내려와 구경하는 사이에 기습작전으로 섬멸하였다고 한다. 이후 고을 사람들은 한 장군의 충의를 흠모하여 신시를 건립하고 매년 단오일에 제사를 지내고 여원무를 추며 한장군의 충의정신을 기린다고 한다. 이후 단오날에는 한장군 제사 지내는 행사가 풍속화 되었다. 남자는 말달리기와 씨름을 즐기고, 여자는 그네를 뛰었다. 가장행렬에 쓰였던 화관이 귀신을 쫓는 힘이 있다 하여 다투어 얻어간다고 한다. 1971년 '한장군놀이'가 국가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되면서 '자인단오-한장군 놀이'로 개칭되어 오다가 2007년 3월 '경산자인단오제'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첫째날 3일은 자인단오굿, 호장장군 행렬(가장행렬)을 시작으로 호장 행렬이 한장군 위패를 모신 진중묘에 가서 한묘제(韓廟祭)를 올리고 한장군 묘를 한 바퀴 돌면서 오늘 행사의 고유제를 올린다. 이어 여원무, 자인팔광대의 ‘경산자인단오제’ 다섯 마당과 창포 머리 감기 시연 등이 진행됐다. 자인팔광대 놀이는 1936년까지 지속되다가 일제에게 한장군이 왜구를 물리쳤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고 중단되었다가 1980년이 복원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둘째날 4일에는 김천금릉빗내농악, 봉산탈춤 등 국가무형문화재 초청공연과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계정들소리' 공연, 국궁 시연, 군악대 공연이 신명을 울렸다. '경산'과 '경산아리랑'을 널리 알리는 경산아리랑제와 휘날레 공연으로는 경산아리랑제 특별공연이 현장의 재미를 더했다. 마지막 날 5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강강술래'와 '영산줄다리기' 공연, 시립극단과 평양예술단 공연 등이 펼쳐졌고,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팔광대가면 가왕가요제'가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축제 마지막 프로그램인 단오음악회에서는 홍진영, 은가은, 윤수현 등 대중 가수들이 관람객의 환호 속에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며 3일간 행사의 막을 내렸다. 자인계정들소리, 자인단오굿, 한장군놀이, 여원무, 등의 다채로운 민속놀이에서 경산의 지역성과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 자인현 전체 주민들이 자발적 참여와 민간신앙이 응집되어 신라시대부터 전승되어 오고 있다고 전한다. 어린이들이 마을 수호신 '한장군'이 되어 갑옷을 입고 말도 타보고, 왜구를 무찌를 때 머리에 썼던 아름다운 여원화를 직접 만들어 써보고서 애향. 애국정신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는 특별한 체험을 하였다. 어머니와 누나들은 무더위를 무탈하게 지나기를 바라며 단오선을 만들고 참포물에 머리를 감고, 아버지는 가족들 사진을 찍어주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4일 사회를 맡은 경산시 박해상 홍보대사(방송인)는 "2007년 제1회 경인자인단오제 행사에서는 봉산탈춤, 관노가면극, 진주검무 등 국가무형문화재 초청 공연과 더불어 외국인 장기자랑, 씨름대회 등 외국인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호주, 중국 등 각국의 외교사절과 많은 외국인을 초청하여 국제적인 행사로 개최되었다. 내년에는 해외동포들과 함께 하는 단오제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 최재해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현장 축제를 개최하며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들도 있었으나, 기대 이상으로 시민들이 큰 관심과 호응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는 더욱 특색 있는 경산자인단오제가 되도록 빈틈없이 준비해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라시대부터 개최되는 경산자인단오제는 경산시 자인면 지역 주민들이 세대를 거쳐 전수되어 오고 있는 지역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 단오제와 달리 경산단오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외세에 대항한 한장군을 기억하자는 '충의정신'이 대주제이다. 이는 지속가능 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다행스럽게 현재 지자체가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탄압으로 중지되었던 각 지역의 단오제가 다시 복원되어 전통으로 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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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경산자인단오제와 함께 경산아리랑제 '아리랑데부'4일 경산자인단오제 본 무대에서 제8회 경산아리랑제 '아리랑데부(아리랑+랑데부)'가 개최되었다. 경산자인단오제 둘째날은 무형문화재 초청 공연이 펼쳐졌다. 국가무형문화재 '봉산탈춤'에 이어 오후 7시에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129호 '경산아리랑'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제8회 경산아리랑제가 경산아리랑보존회 주관 주최로 개최되었다. 금년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 등재 10년이 되는 해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 동안 비대면 공연을 해오면서 무대공간은 유튜브에 실시간 방송이 되면서 메타버스 시대를 넘나들게 된다. 이러한 현실문제를 따라가고자 공연의 장르가 작년과 다르게 'K-POP' 트랜드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경산아리랑보존회 배경숙 회장은 2007년 경산아리랑 발표회를 하고 15여 년간 경산아리랑을 알려왔다. 한편 2003년 영남민요연구회를 창립하고, 대구, 구미. 경산에서 경산아리랑과 영남민요를 알리기 위해 힘써 왔다. 배경숙 회장은 "올해는 아리랑이 유네스코 등재 10년이 되는 해이다. 아리랑은 예로부터 살면서 괴롭고 슬픈 일 있으면 ‘아리랑’한 가락으로 풀어내고, 즐겁고 흥겨워도 ‘아리랑’으로 흥을 돋우었다. 태백산 자락 경상도 사람들의 가슴에 자리했던 수많은 아리랑 소리는 경상도 부녀자들의 눈물과 한숨, 웃음과 기쁨을 만나게 해준 소중한 소리들이다." 며 "영남인의 심성이 담긴 '영남민요'도 이제는 점차 사라져 아득히 기억 속으로 더듬듯 그 소리 한 자락 헤아리는 실정이 되었다. 그래서 '조선-POP'으로 편곡하여 어린이들과 함께 노래하며춤추는 '놀이'와 함께 무대에 올렸다.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은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이다. 경산아리랑을 경산시민들 마음속에 살아 지역 공동체 결속에 기여하는 노래가 되기를 바라는 8번째 메아리를 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산 지역 민요조사를 하고 '경산아리랑' 사설 12수를 직접 작사 작창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가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가네 (후렴) 원효 설총 일연선사 삼성현 나신 곳/ 호국정신 꽃피우리 길이길이 만만세라 오월단오 계정숲에 흰구름 나르고/ 한장군의 넋이런가 노랑나비 춤을 추네 성암산 허리에 내린 밤안개/ 아리랑 장단에 달빛도 정다워라 남천강 푸른 물결 말없이 흘러가고/나그네 잠긴 설움 옛 추억도 떠가네 남매지 전설 오누이 눈물인가/ 남성현 높은 고개 보슬비가 흩날리네 이번 무대 하일라이트는 '조선-POP'으로 연출한 '경산아리랑+영남민요' 메들리이었다. 남녀노소가 출연한 이 작품은 마을사람들이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아낙네들이 물레도 돌리면서 시집살이의 절절한 아픔을 민요를 부르면서 고난을 치유하는 삶을 노래했다. "가요 가요 나는 가요/우리 어매 보고지고"라고 시작하는 '밭매는 소리'를 시작으로 민중의 희노애락과 생로병사를 담아낸 스토리텔링에서 영남인의 심성을 녹여냈다. 선율은 동시대인이 공감하는 '조선-POP'으로 편곡하여 역동적인 신명성을 연출하였다. 경산지역에서 불리는 '상여소리'와 꽃상여까지 메고 나와서 눈물짓게 하고, 울긋불긋 색동옷을 입은 어린이들의 생동감 있는 율동과 청아한 목소리는 관객의 눈과 마음을 단숨에 훔쳐버렸다.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휘날레에서 세마치 장단으로 부른 '경산아리랑'에 이어 셔플댄스 율동과 함께 부른 셔플 리듬으로 편곡한 '경산아리랑'은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어 무한한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고자 하는 '미래의 노래'로 형상화 하였다. 신명이 난 관객들도 함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 후렴을 따라 불러주었다. 경산아리랑제 무대는 '경산아리랑'을 대주제로 하고 영남민요를 함께 전통(놀이, 노동)을 재현하는 무대이다. 실잣는 물레와 여러 농기구, 떡 찧는 절구, 대나무 바구니와 푸성귀, 꽃상여까지 등장하여 토속 민요의 신명성를 더해 주었다.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휘날레 끝났지만 앵콜을 2번이나 받았다. 배경숙 예술감독은 영남민요를 지키고 있는 정은하 명창에게 영남민요와 영남 지역 아리랑을 사사했다. '영남민요'를 주제로 영남대학교 한국음악학과에서 석사를 받고, '영남전래민요 연구'로 국문학 박사를 받은 민요 연구 전공자이며 실기인이다. 또한 일찌기 20대부터 전수를 받은 한국전통무용 춤사위를 근간으로 작품 구상을 하고. 연희자들에게 안무까지 가르쳐서 무대에 세우고 있다. 이론과 실기를 기반으로 시대의 트랜드에 따라서 연출까지 해내고 있다. 내년 경산아리랑제가 더욱 기대가 된다. 배예술감독은 "영남민요의 토속적 소리를 현장에 나가서 채록하여 편곡하여, 대중화 하기 위해 현대화하여, 'K-POP'과 같이 '조선-POP'으로 명명하고, 전통을 재현하기 위해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였다. 다음 해에는 '경산아리랑'을 '조선-POP'으로 연출하려고 한다. 경산시민들이 경산아리랑을 애창곡으로 불러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경산아리랑보존회는 2020년부터 해외 동포들과 함께 하는 사할린아리랑제 무대에 참가해 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전통을 재현한 꽃상여까지 들고 가기 위해 조립식으로 만들었다고 보여주었다. 전 회원들이 매주 함께 모여서 10월 1일에 개최되는 2022년 서울아리랑페스티발 전국아리랑경연대회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경산아리랑은 2007년 첫 발표(영남대학교 인문관)한 아리랑으로 열다섯 살을 맞았다. 그동안 축제 등을 통해 경산시민들에게 아리랑의 멋과 맛을 전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다. 올해 경산아리랑전국경창대회도 6회를 맞이했다. 영남민요연구회는 경산아리랑, 구미아리랑, 구미의병아리랑, 팔공산아리랑을 비롯한 영남 지역 아리랑의 전승에 힘쓰고 있는 공동체로써, 아리랑의 가치와 전승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아리랑전승단체이다. 경산아리랑의 형성과 전승활동은 더욱 주목할만하다. 이 과정에서 문경시가 발행한 전국아리랑 사설 기록화 결과인 1만수 '아리랑 대장경'에 수록되어 전국과 나아가 세계인들에게 확산될 계기를 맞이했다고 본다. 5년 전 발매한 경산아리랑이 담긴 '배경숙의 아리랑' 음반도 국외동포 음악인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국적이 다른 여러 버젼의 경산아리랑도 기대해 본다. 아리랑은 역사적으로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민중들이 공동 노력으로 창조한 결과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결속을 다지는데 기여해 오고 있다. 경산아리랑도 이에 제 값을 해야 할 것이다.(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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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주의 소리는 다르다, 제주해녀의 아리랑제주돌문화공원사업단이 주최하는 제주 대표축제 2022선문대할망페스티발 무대에 제주도아리랑연구회(회장:장경숙)가 주관하는 제1회 제주도아리랑 발표회가 18일 오후 2시 제주돌문화공원 본무대에서 개최된다. 공연명은 '제주의 소리는 다르다'이고, 주제는 '제주해녀의 아리랑'이다. 작품의 핵심은 제주해녀의 굴곡진 삶과 저항의 역사를 ‘역사의 노래’ 아리랑에 실어 무대화 한다. 이번 공연의 기획의도는 첫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해녀문화’(Culture of Jeju Haenyeo)를 주제로 하여 제주 해녀문화를 인류무형문화 '아리랑'으로 형상화 한다. 둘째, 일제강점기 반일반제의 항일운동을 전개한 해녀항쟁운동을 재조명 한다. 셋째.인류무형문화 ‘제주해녀문화’와 ‘제주아리랑’의 컨텐츠화를 시도한다. 넷째,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을 통해 제주도민의 공동체 결속에 기여한다. ‘제주해녀문화’는 제주도 해녀가 지닌 기술 및 문화로, 2016년 11월 한국의 19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제주해녀문화’는 우리가 후대에 전승해야 하는 지속가능한 인류 보편 가치를 지닌 문화라는 것을 알리고,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과 연계하여 ‘제주아리랑도 가시화 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녀, 또는 잠녀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와 일본 밖에는 없는 직업이다. 왕조시대 제주가 당해야 했던 수탈은 제주가 가진 천혜의 가치만큼이나 컸다. 일제강점기 해녀는 가족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주 특유의 공동체 정서를 바탕으로 반일반제의 항일운동을 전개한다. 섬을 떠나 달아났던 남성들과는 달리 고난을 온몸으로 받아 안으며 섬을 지켰다. 우리나라의 해녀들은 모두 제주에서 출가한 뒤, 경상도, 강원도, 전라도 지역에 출가했다가 일제의 억압과 수탈을 피해 한반도를 떠나 일본, 오키나와에서 극동 러시아 사할린 등 국외로 바깥 물질을 나갔다. 이를 ‘출향 해녀’라 부른다. 그들이 불렀던 지역의 아리랑을 무대에 올린다. 장회장은 "1937년 기준 경상·전라·함경도 등에 2,801명, 일본의 도쿄·쓰시마·시즈오카 등에 1,601명의 제주 해녀가 출향 지역에 정착해 물질을 전수하였다. 출향해녀들이 조국을 떠나서 타국에서 디아스포라 한인으로 남게 된다. 이러한 제주해녀의 백년사를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으로 형상화 하려고 한다"며, "국외로 나간 출향해녀들이 일본과 오키나와. 사할린에서 접했던 '사할린아리랑'을 제주에서 최초로 소개한다"라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제1부 제주의 아리랑. 제2부 디아스포라 아리랑, 제3부 고개의 노래, 제주아리랑으로 구성된다. 해설이 있는 렉처아리랑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해설은 아리랑학회 기미양 연구이사가 진행한다. 제1부에서는 조천아리랑, 우도아리랑, 서우젯소리, 송악산아리랑이 선보인다. 2부에서는 사할린아리랑, 탄광아리랑, 진도아리랑. 해주아리랑, 1인극 모노드라로 꾸민 '이어도로 간 해녀', 연꽃아리랑, 양산도방아타령.경복궁타령, 3부에서는 왕십리아리랑, 제주아리랑과 함께하는 가무악, 휘날레에는 아리랑대합장으로 관객과 함께 한다. 이번 행사에 초청공연 위촉을 받은 단체는 서귀포아리랑보존회(유재희), 왕십리아리랑보존회(이혜솔).황실예술단(김화숙)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장경숙(1951년생, 제주 출생) 회장은 제주시 최남단 대정읍 보성리에 태어나서 제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교육자이다. 대정여자교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다가 퇴직후 '자운당문화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시아버지가 물려주신 고풍스런 자택이 문화도시 서귀포 마을문화라운지 지정(2021년)되면서 옛스러운 제주의 정서를 진하게 풍기는 '자운당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장회장은 초등학교부터 전통춤을 배우면서 늘 우리 춤사위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2018년 은퇴후 세계적 무용가 홍신자가 운영하는 제주시니어무용단 단장으로 활동해 왔다. 김기인춤문화재단 써클댄스동아리, 정기발표회, 현대무용 '아우라' 동아리 활동, 제주 돌문화공원 즉흥춤 축제에도 참여해 왔다. 이렇게 마을공동체 리더 활동을 하던 중, 2016년부터 제주도아리랑보존회 강소빈 회장에게 제주아리랑을 전수받고, 2019년 10월 1일 '아리랑의 날'을 기점으로 '제주아리랑연구회'를 결성했다. 이후 아리랑학교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제3회 사할린아리랑제 참가후 본격적으로 제주아리랑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에 매달 정기 후원을 해오고 있다. 장회장은 그동안 배운 한국 전통춤사위 및 모던댄스와 제주아리랑을 제재로 하여, 1인극 모노드라마 '이어도로 간 해녀'작품을 처음으로 발표한다. 이 작품은 제3회 사할린아리랑제에서도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다. 사할린에 살고 있는 제주 출신 동포들에게 공감을 받고 돌아와서 확장시킨 작품이다. 내용은 제주해녀가 여자로써 격어내야만 한 지옥같은 고난을 '이어도'라는 지도에도 없는 섬을 통해 환타지라는 서사를 만들어 현실의 역경을 넘으려고 했다. 이러한 서사를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제주민요와 제주신화, 제주아리랑을 부르고 몸짓으로 형상화하는 1인극이다. 기존 공연에서는 몸짓으로만 한 작품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소리도 치고 몸짓으로 이어지는 환타지를 선사하는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1인극전국대회에도 나가려고 준비한 작품을 이번 무대에서 첫선을 보인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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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거장 박범훈·김덕수 선생의 국악 세계화 정신김중현(음악인류학 박사/중대 예술대학 겸임교수) 젊은 음악인, 거장의 업적을 통해 K-뮤직 세계화의 정신 전수 지난 10월 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새로운 음악의 길을 열어가고자 하는 젊은 음악인들로 구성된 3기 '한음아카데미오케스트라'의 무대 '2021 국악관현악 축제'공연이 있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연주자들과 한국음악 거장 박범훈 지휘자를 비롯해서 KBS 국악관현악단의 원영석 지휘자, 불교음악원 박천지 지휘자와 사물놀이 창시자 김덕수 명인, 전영랑 명창 등이 한 무대에서 국악관현악 공연을 펼쳤다. 젊은 음악인은 국악 연주 기량을 높이고, 거장의 업적을 통해 K-뮤직 세계화의 정신을 이어받을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한국음악 세계화의 거장과 함께 연주를 경험한 단원들은 앞으로 각자의 재능과 악기를 가지고 국악을 넘어 K-뮤직으로 세계 무대를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다. 국악관현악(박범훈)과 사물놀이(김덕수)로 한국음악 세계화의 초석 20세기 단연 돋보이는 한국음악 장르는 국악관현악(박범훈)과 사물놀이(김덕수)이다. 국악관현악과 사물놀이는 우리의 우수한 전통예술을 세계와 소통할 수 있도록 편성하여 세계로 나갔다. 국악관현악 작곡가이자 지휘자 박범훈 선생은 80년대 초 대학을 졸업한 제자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초로 민간 국악관현악단인 <중앙국악관현악단>을 창단하였다. 중앙국악관현악단은 국악을 넘어 한국음악으로서의 대중화를 꿈꾸며 우리 귀에 익숙한 민요, 판소리, 대중가요를 국악관현악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중앙국악관현악단>은 대중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90년대 초에는 일본, 중국 등 전통악기로 구성한 민족 오케스트라들과 교류를 통해 세계화를 위한 공연을 추진하였다. 그 성과에 힘입어 박범훈 선생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을 탄생시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악기 개량과 음정의 표준화 등을 시도하며, 중국·일본 음악인과 전통악기 합주를 통해 한국음악의 국제 교류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를 기반으로 박범훈 선생은 한국음악의 세계화 노력과 열정으로 한·중·일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창단하였으며, 한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이 만나서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2000년대에는 동남아시아 10개국과 함께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여 국악관현악의 세계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사물놀이는 창시자 김덕수 명인의 노력으로 국제 이벤트 공연, 다양한 장르와 크로스오버를 하고 세계 각국의 연주자들과 콜라보를 하였다. 적극적으로 해외 워크숍, 교육, 경연대회, 음반 발매, 사물놀이 의상, 악기 제작의 표준화, 미디어를 활용해 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추진해왔다. 기업의 예술 후원과 상생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젝트 지속 '한음아카데미오케스트라' 2021 국악관현악 축제 프로젝트는 '(주)크라운 해태'(윤영달 회장)의 관심과 애정으로 성장 중이다. 크라운 해태는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한국음악 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주)크라운 해태는 과자 제조할 때 우리 음악을 틀어 발효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취지의 ‘국악발효공법’을 마케팅으로 고안할 만큼 기업의 예술 사랑은 한국음악 발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멈추었던 예술 교류는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한류와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가고 있다. 한국어와 태권도가 각국의 공교육과 수련 시설을 통해 지속해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음악이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는 학교(43개국 1,800개교)와 세계 각국에 있는 태권도 수련 시설과 연계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리고 세계 난민촌 지원사업 연계(130개국 507개소 2,040만)에 한국음악으로 난민 청소년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이 진정한 한류의 세계화를 위해 국악관현악과 사물놀이를 활용한다면 새로운 K-뮤직 한류 붐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외교부, 교과부, 문체부, 후원 기업과 연계한 한국음악 세계화 추진 한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전통음악이 한류의 붐을 타고 소중한 예술 창작의 소재로 그 가치와 진가를 발휘할 때가 왔다.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국악관현악은 수교를 기점으로 국가 간에 상호 교류한 역사를 지니고 있고 그동안 수많은 연주자와 예술인들이 상호 교류를 이어왔다. 국악관현악과 사물놀이는 다양한 교류의 역사와 성과가 있기에 정부와 기업의 교류 행사에도 중요한 역할과 소재가 될 것이다. 외교통상부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교과부의 한국교육원, 문체부의 한국문화원 등과 연계한다면 다양한 아이디어로 한국음악을 세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한국음악은 각국의 예술문화와 어우러져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이 K-뮤직으로 인류 문화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의 공연리뷰는 비정기적으로 집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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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창극으로 만나는 천상의 소리, ‘장문희의 아리아’그녀의 소리에 바람이 멈추고 파도가 잠잠해진다. 화려한 고음, 천상의 소리다. 지난 1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창극, ‘최북의 그리움을 그리다’에서 고품격 음색과 기량으로 탄탄하고 깊은 성음을 갖춘 장문희 명창이 관객의 혼을 앗아갔다. 이날 장 명창은 섬세한 연기와 범접할 수 없는 소리로 프리 마돈나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번 창극은 실존 인물인 화가 최북과 박필현의 난을 모티브로 가상 인물이 혼재된 이야기다. 풍성한 관현악에 실력파 소리꾼들과 한 폭의 그림으로 수를 놓는 무용수들이 함께했다. 무대는 과거와 현재, 회상과 환상 장면을 한 차원 높은 영상기술을 접목하여 판타지적 무대 미학을 연출했다. 최북은 시대와 타협하지 않은 자로 그림을 그리기 싫으면 절대 그리지 않았다. 괴팍하고 사나운 성격으로 자신의 한쪽 눈을 찔러 애꾸가 되었는데, 사랑하는 여인 설야를 만나면서 예술적 세계관을 완성해 나가는 스토리다. 음악은 남도민요 흥타령의 슬프고 애절한 계면조를 큰 줄기로 삼았다. 여기에 우조와 평조 등 다양한 선법을 선보여 대중적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편곡되었고, 수성가락도 함께 했다. 이 날 수성가락 장면에서는 관객의 추임새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기도 했다. 흥타령 중에 ‘꿈이로다’는 초장에 설야 역을 맡은 장문희 명창의 아리아로 시작한다. 전체 11장의 구성 중에 1장과 에필로그에서도 만날 수 있고, 갈수록 배가 되는 감동을 선사한다. 흥타령을 포함하여 이날 장 명창이 선보인 아리아는 절창 중의 절창이다. 창극의 큰 흐름을 따라 장 명창이 부른 주옥같은 아리아 중에 ‘흥타령’과 ‘최북과 설야의 이중창’을 소개한다. 먼저 서곡이 연주된다. 서막에 연주되는 이 곡은 창극 전체의 아리아와 밀접한 곡이 되기도 한다. 크게는 3악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시작은 밝고 신비롭다. 두 번째는 느려지고 잔잔하며 마지막은 더 빨라진 템포다. 밝고 몽환적인 화려한 선율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당기더니 이내 잔잔하며 느린 장단으로 바뀐다. 밝음은 유지되면서 평온하지만 갈수록 아련하고 슬픔이 묻어난다. 이때는 몇 가지 악기로 구성되어 현악기 위에 소금과 생황 등 반짝이는 윤슬처럼 유유히 흘러간다. 후반으로 가면서 템포는 빨라지고 타악기의 두드림은 무대의 바늘구멍만 한 틈까지 채워간다. 처음보다 더 웅장하고 화려한데 가슴을 아리게 하는 슬픔과 애절함도 배가 되어 다음에 전개될 무대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든다. 무대에는 호생관(노년의 최북)이 등장하고 신비롭고 몽환적인 곡이 연주된다. 물안개가 살포시 피어오르듯 잔잔하게 흐르는 선율이다. 눈 위에서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설야의 흥타령이 들려오자 소리를 붙잡으려는 듯 쫓아간다. 프롤로그 흥타령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 속이요, 이것저것 다 꿈이로다 (간주)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하리” 설야는 등장하지 않고 관객이 귀로만 듣는 소리다. 장 명창의 소리. 아득하고 아련하여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단단한 힘 속에 맑고 고운 음색. 38년 농익은 소리, 오직 소리 인생만 걸어 온 깊고도 짙은 비교 불가 성음이다. 온전한 감동을 주는 것은 듣는 자가 부르는 자의 몸과 표정에서는 나오는 숨은 감정과 표현들까지 발견할 때 감동의 무게는 커진다. 그래서 소리 하는 사람은 최고의 소리와 감동을 전하기 위해 잘 부르는 것 하나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잘 부르는 기술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판소리만이 아니라 대중가요나 어떤 장르의 노래를 하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심취되고, 몰랐던 곡을 듣게 되므로 음악과 친해지기도 한다. 듣는 것으로 감동도 받지만 소리꾼의 몸짓과 표정까지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날 장 명창은 무대 뒤에서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 ‘운명적 만남’을 주제로 1장이 열리고 설야가 등장한다. (1장)흥타령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 속이요, 이것저것 다 꿈이로다 (간주)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라는 꿈, 꿈을 꾸어서 무엇하리 갈가부다 갈가부다 임따라서 갈가부다 초장의 슬픔은 진계면까지 가지 않고, 절제되어 여운을 남긴다. 반면 1장은 슬픔이 한층 더 짙어졌다. 애절하고 절절해 전신의 근육은 소리를 향해 수축되고 가슴에는 애끓는 파장이 흐르게 된다. 간주 후에 ‘꿈에 죽어 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랴는 꿈’에서 초장과 1장은 차이가 있다. 초장에는 ‘깨랴는 꿈’이 음정을 낮게 불러 평온하게 흘러간다. 1장에서는 고음으로 질러 한스러움이 절정에 이르고 관객의 가슴을 후려친다. ‘깨랴는 꿈’의 차이점은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부터 음의 높낮이와 힘의 세기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 장 명창의 섬세한 기량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들었어도 새롭다. 1장은 부모를 잃은 슬픔으로 목숨을 버리려는 설야를 최북이 구하면서 만남이 시작되었다. 2장부터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슬프고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들의 코믹하고 재미있는 장면과 함께 지루할 틈이 없이 흘러간다. 설야의 가족은 아버지가 역모에 가담되어 집안끼리 혼인을 약속했던 정혼자 아비의 밀고로 목숨을 잃었다. 최북은 여러 시도 끝에 결국 설야의 마음을 얻게 되고 둘은 추노꾼의 추적을 받으며 도망자 신세로 살아간다. 10장에서는 부안 채석강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으로 시작한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최북과 강을 바라보고 있는 설야의 장면이다. 그리고 이중창이 펼쳐진다. 꿈속의 세상-설야와 최북의 이중창 설야-이렇게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내가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가 분홍 복사꽃 잎 휘날리는 길을 당신과 함께 걷죠 최북-새하얀 미소 지으며 날아오른 원앙 한 쌍 화선지에 그려 넣으며 당신과 함께 길 위에 있네 두 사람-그곳이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말고 그곳이 그림이면 이대로 영원하리(반복) 따뜻하고 평화로운듯하지만 두 사람의 처한 현실은 안개처럼 사라 질 것 같아 애틋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곡이다. ‘영원히 깨지 말고 이대로 영원하리’는 마치 다가올 미래가 그렇지 못함을 암시하기에 그들의 소망은 애상적으로 느껴진다. 서로 주고받으며 화음으로 이어져 화려하고 풍성하게 전달된다. 이 곡은 판소리 창법을 조금 덜고 부른다. 판소리 창법을 절제하여 대중들이 전통 판소리를 좀 더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게 작창된 듯하다. 붙잡고 싶은 꿈, 버려야 할 꿈, 함께 하고 싶은 꿈, 그림으로 그려지면 떠난 자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꿈 등. 꿈은 이번 창극에서 중요한 제재로 작용한다. 꿈이 영원하길 바랐지만 설야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 최북이 그린 그리움이 된다. 창극은 끝났다. 이제 그리움은 관객들의 몫이다. "그곳이 그림이면 이대로 영원하리!” 최북과 설야의 절창, 2021년에 탄생한 아리아로 가슴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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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Busking) 공연, 영산제에 오른 연꽃아리랑지난 주말 27일 홍천 영산제 무대에서 ‘연꽃아리랑 버스킹’이 펼쳐졌다. 사단법인 왕십리아리랑보존회 이혜솔 회장(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이수자)과 회원들이 27일 홍천 봉찬문화원 산사를 찾아가서 영산제 무대에서 찾아가는 버스킹(Busking)공연 ‘연꽃아리랑’을 펼치고 왔다. 코로나 이후 작년 3월부터 아리랑 전승 지역을 찾아가서 버스킹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번 연꽃아리랑 버스킹 공연을 하게 된 배경은 지난 13일 독도를 찾아가서 버스킹 공연 '독도아리랑' 무대가 러브콜을 받고 이어진 공연이다. 독도에 입도해서 펼친 버스킹 공연에서 관광객들의 추임새와 박수를 받으며 아리랑 후렴을 주고 받는 즉흥 무대가 되었다. 공연을 마치고 관광객으로 온 시민들과 아리랑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주지스님이 다가와서 얼마 남지 않은 영산제 공연에 아리랑을 불러달라는 요청을 받아서 준비한 공연이다. 이회장은 "바라춤같은 불교음악이 연주되는 영산제 무대라고 해서 저 멀리 기억 속에 있는 연꽃아리랑을 꺼내 보았다. 수 년전 돌아가신 어머님을 위해 만든 아리랑이었다. 불심이 깊으신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위해 지어 부른 아리랑이다"라며 두 분을 깊게 감았다. "어머니가 긴 병석에서 늘 즐겨 부르시던 아리랑 중 ”내가 죽어지면 움이되나 싹이 되나 내 새끼들 보고 싶어 어쩌나”라고 하신 구절이 생각이 나서 부쳐서 지어 보았다. 그래서 어머니의 왕생극락을 빌어보자는 마음으로 만든 아리랑을 이번 기회에 알려보자는 뜻을 비추었다. 돌아오는 울릉도 뱃길에서 회원들과 논의를 하고 나서 결정을 했다. 서울로 돌아와서 다음날부터 2주 동안 회원들이 매일 나와서 전통 춤사위를 연습하여 구성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우리는 일치감치 코로나 백신을 모두 접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새롭게 준비한 핑크빛이 도는 한복에 연꽃을 들고 불심을 담아서 경건한 마음으로 아리랑을 불렀다. 이회장이 작사하고 본조아리랑 선율로 작창한 연꽃아리랑 가사는 다음과 같다. 연꽃아리랑 작사 작창:이혜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 흙탕물 진흙속에 묻어놔도 붉은꽃 피어 나는구나 연꽃위에 피어나신 부처님 연꽃타고 왕생극락 하시었네 사바세계 백팔번뇌 던지시고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한번가면 움이되나 꽃이되나 연꽃피워 다시한번 오고싶네 울어무이 아버지 연등달고 부처님께 왕생극락 비옵나이다 회원들은 "아리랑은 두 줄 가사에 후렴이 붙은 쉬운 형식이이어서 금방 따라서 부르게 되니 쉽게 외워지는 노래다. 부모님 생각하면서 부르니까 절로 외워지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 이 연꽃아리랑을 배울때 우리 모두 부모님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습니다.”라며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부모님을 그리는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나누었다. 주지스님과 관객들도 "내년에도 와서 함께 합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불러주세요. 나무아미타불 "라며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창을 한 회원들의 두 손을 잡아주었다. 이혜솔 회장은 ‘2021아리랑학교’가 주최하고 있는 경기지역 '아리랑고개'를 찾아가는 아리랑답사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아리랑버스킹 공연을 함께 병행하기로 하고 연습을 하고 있다. 한편 왕십리아리랑보존회는 전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를 아리랑으로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새로 만든 창작아리랑 ‘아리랑코로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해 독도를 방문했다. '독도에서 제주까지 아리랑코로나'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6월 2차 독도아리랑버스킹 공연에는 새로 만든 창작아리랑인 '독도아리랑'을 관광객들과 공유했다. 코로나 이후에도 계속 전승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아리랑은 하나이면서 여럿이라는 것이다. 시대의 노래 아리랑. 창작아리랑이 새롭게 나오고 있다. 한 개인 전승자에 의해 새롭게 불려진 '아리랑코로나'와 '독도아리랑'에 이어 '연꽃아리랑'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 아리랑에는 각각의 시대가 요청하는 진심어린 사연이 담겨져 있다. 민속학에서 "민속문화는 현재 향유하지 않는 사람이 없으면 그 존재는 종목만 남아있고 가짜민속이 된다'라고 한다. 그래서 전승단체와 전승자는 가장 중요한 민속문화의 키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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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악한마당] 오월 가정의 달, 가족과 사승 관계 예인들의 애틋한 무대지난 15일(토) 방송된 KBS1 국악한마당에서 오월 가정의 달 특집, 가족과 사승관계로 맺어진 예인들을 초청하여 ‘예인동행(藝人同行)’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예의 경지에 이르고자 하는 하나로 뜻을 모은 예인들이 무대에 올라 협연과 조화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첫 순서는 스승과 제자들의 합주였다. 스승인 이종길과 제자들로 구성된 가야금앙상블 ‘춘호가랑’이 ‘웃도드리’와 ‘최옥삼류 가야금산조’을 선보였다. ‘웃도드리’는 아악(雅樂)의 ‘밑도드리’를 한 옥타브 올려 변주한 곡으로 경쾌한 주선율이 반복되는 것이 돋보였다. 다음으로 스승의 장구 반주에 맞춰 ‘최옥삼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였다. 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구성한 우조 가락 위에 무겁고 절제된 주법이 두드러졌다. 사제의 깊은 정과 어울림이 절로 전해지는 무대였다. 이어 곽수은과 제자들로 구성된 가야금연주단 ‘라온G’의 앙상블이 무대에 올랐다. 헝가리 출신의 작곡가 리스트(Liszt, 1811~1886)이 편곡한 ‘Soirees Musicales: La Danza’를 25현 가야금에 맞게 해석하여 기교가 돋보이는 속주와 다채로운 가락이 감탄을 자아냈다. 두 번째 순서는 가족의 정과 끈끈함이 절로 느껴지는 무대들이 준비되었다. 먼저 대금 명인 원장현과 아들 원완철이 등장하여 대금산조를 연주하였다. 전라도 지역의 시나위와 판소리 더늠을 토대로 구성되어 유장함이 돋보이는 산조였다. 무대 오른 편에는 왼손잡이 아버지가 아들 쪽으로 고개를 돌려 연주하고, 반대편에서 오른손잡이 아들이 아버지 쪽을 보며 대금을 부는 모습에서 부자지간의 돈독함이 절로 느껴졌다. 이어서 판소리 자매 김란이, 김미소가 무대에 올라 춘향가 중 ‘어사 장모 상봉 대목’을 분창(分唱)하였다. 다채로운 전조와 극적인 감정선이 돋보이는 ‘만정제’의 특징을 살려 불렀는데, 몽룡으로 분장한 언니가 고수와 주고받고 월매를 맡은 동생이 고수와 주고받고, 또 자매가 마주보며 부르는 모습이 익살스럽기가 그지없었다. 다음으로 거문고 연주자 이재하와 전통무용수 임동연 부부의 ‘연락(聯樂)’ 무대가 준비되었다. 거문고 산조를 바탕으로 창작한 춤으로 예술가이자 동반가로서 함께하는 부부의 인연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거문고의 희노애락 선율에 맞추어서 무희가 희희낙낙 주고 받는 모습에서 부부의 연을 뛰어넘어 예인의 길을 동행하자는 깊은 신뢰와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세 번째 순서는 서로 다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이 무대를 장식하였다. 먼저 ‘씽씽밴드’ 출신의 소리꾼 추다혜를 필두로 뭉친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차례였다. ‘에헤리쑹거야’는 황해도 뱃굿에서 풍어와 안전을 기원하던 무가인 ‘쑹거타령’을 레게 장르로 재해석한 곡으로 간결하면서도 흥겨운 가창과 함께 베이스의 간결한 약박 연주, 몽환적인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었다. 이어 ‘곽동현과 슈퍼밴드’가 민요 ‘쾌지나칭칭나네’를 재창작한 곡을 선보였다. 원곡의 메기고 받는 형식을 소리꾼과 밴드가 주고받는 형태로 해석하여 참신한 것만을 추구한 기계적 융합이 아닌, 전통과 현대 음악의 조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꿈나무 한마당 차례에는 가야초등학교 5학년 남정음 양이 ‘늴리리야’와 ‘는실타령’ 두 곡을 불렀다. 어린이의 밝은 표정과 경쾌한 목소리가 무대의 신선함을 더해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한다. 국악영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날 휘날레는 천안시립풍물단의 ‘버꾸춤’이 장식하였다. ‘버꾸춤’은 전남 완도군 금당면에서 전승되는 풍물굿의 농악놀이를 무대화한 춤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춤사위와 버꾸를 돌리고 치는 화려한 북 장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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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악한마당] 우리 민요의 맛을 알리는 '청춘가객'지난 17일(토) 방송된 KBS1 국악한마당에는 소리와 춤. 그리고 연주로 구성된 무대에서 비상하는 신인들의 열정으로 가득 차올랐다. 김주현, 이민형, 서의철은 경기소리, 서도소리, 남도소리를 대표하는 젊은 소리꾼으로서 ‘청춘가객’이라는 주제로 지역마다 여러 토리로 불리는 민요를 선보였다. 각각 다른 색깔로 불리는 토리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와 신선함을 선사했다. 첫 순서는 민요 연곡 '청춘, 가佳'로 세 명의 소리꾼이 함께 무대에 올라 ‘도화타령’, ‘느리개타령’, ‘봄노래’을 이어서 불렀다. 화창한 봄기운이 전해지는 무대에서 신명성이 더해져 다음 무대를 기대하게 했다. 다음 순서는 소리와 장단을 넘나드는 서도민요의 독무대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를 전수한 이민형이 직접 반주 장구를 치면서 서도소리의 백미라고 일컫는 수심가를 선보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엮음 수심가'를 멋스럽게 불렀다. 평안도 지방을 대표하는 민요 수심가는 가창자 나름의 기량대로 불규칙한 장단에 사설을 촘촘히 엮어 나가며 불러야 하는 소리만큼 맛을 내기가 쉽지 않은 민요이다. 이어 난봉가를 불렀다. 사랑을 노래 난봉가는 황해도 지방의 민요로서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타령난봉가’, ‘숙천난봉가’, ‘사설난봉가’ 등 여러 곡명이 전해지는데, 철가야금, 대금, 피리, 장구의 흥겨운 반주 위에서 ‘긴난봉가’, ‘자진난봉가’, ‘변조난봉가’를 노래하였다. 경기민요 무대에는 김옥심제 정선아리랑과 창작국악곡인 '애환'이 불리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를 전수한 김주현이 정선아리랑을 재해석하여 편곡한 새로운 선율의 정선아리랑을 고고한 거문고의 반주에 맞춰 신선한 무대를 선보였다. <애환>은 함경도민요의 선율과 장단을 바탕으로 작곡한 곡으로 남은 이들을 위로하는 망자의 시점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였는데, 25현 가야금과 첼로의 조화가 돋보였다. 다음 차례에는 국가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를 전수한 남도소리꾼 전의철이 <적벽가>의 ‘조조 군사 조련’ 대목과 신민요 연곡을 준비하였다. 중고제 명맥을 잇는 박동진제 적벽가를 선사했다. 판소리의 속성인 극을 완성해주는 고수와 마주 보며 밀고 당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야금병창으로 널리 불리는 신민요 ‘야월삼경’과 ‘상사천리몽’, ‘복숭아꽃’, ‘꽃타령’은 철가야금을 비롯하여 대금, 아쟁, 장구 등으로 구성된 반주로 풍성하고 조화로운 선율을 선보였다. 봄날의 감미로움과 평안함을 선사했다. 이어진 순서로는 ‘꿈나무 한마당’으로, 황아연(비룡초 2학년) 학생이 한영숙류 태평무를 조금은 서투르지만 차분하게 선보였다. 어린 국악 꿈나무의 가능성을 열어준 무대가 되기를 바라며 박수를 보낸다. 휘날레는 ‘헤이스트링’그룹이 무대에 올라 마지막 여운을 장식하였다. ‘헤이스트링’은 서울대 국악과 출신 3인의 가야금 연주자로 구성된 팀으로 <Memory distortion>와 <머물다 가는 것>을 연주하면서 25현 가야금이 지닌 음색과 선율의 맛을 선보였다. 구음과 함께 하는 신선한 매력을 발산했다. 자기만의 색깔을 더해가는 젊은 소리꾼들의 편곡작품과 신선한 25현 가야금 연주는 국악의 진화를 위해 도전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무대였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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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악한마당] 생명력 넘치는 '삶의 노래, 땅의 노래'지난 3일(토) 방송된 KBS1 국악한마당에서 ‘삶의 노래, 땅의 노래’라는 주제로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민요를 재현해 내는 무대가 펼쳐졌다. 첫 무대는 ‘예천통명농요보존회(국가무형문화제 제84-2호)’가 경상도의 향토민요를 선보였다. ‘예천통명농요’는 예천군 통명리의 노동요로서 모내기와 논매기 및 다양한 형태의 8개 소리로 구성돼 있다. 영남민요의 독특한 맛이 담긴 후렴구와 힘찬 선후창으로 구성된 ‘아부레이수나’, ‘도움소 소리’, ‘캥마쿵쿵 노세’을 선보였다. 고된 농사일을 함께 나누면서 서로 힘을 북돋으려 했던 조상들의 지혜와 멋을 보여주었다. 아부레이수나는 외국 음악가에서부터 많은 음악가들이 편곡을 해서 불려지고 있다. 논매기를 끝낸 후 잔치를 하러 마을로 돌아올 때 부르는 ‘캥마쿵쿵 노세’ 차례에서는 "KBS에 오신 손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만수무강 하십시오.” 같은 즉흥적인 노랫말로 몰입을 더했는데, 무대 중앙에 두고 소 모형을 상머슴을 태운 뒤 흥겨운 농악 반주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 무대는 전라도 지역의 향토민요 차례였다. 올해로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리꾼 김용우가 스승인 조공례 명창이 불렀던 ‘남도 들노래(국가무형문화재 제51호)’를 복원, 재해석하였다. ‘남도 들노래’는 진도군 인지리의 논농사 노래로서 모찌기, 모심기, 논매기, 장원질의 4가지 노동과정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 ‘모찌는 소리’, ‘모심는 소리’, ‘질꼬내기’를 차례대로 소리꾼 허정승과 함께 주고받으며 불렀다. 호남 지역의 보편적인 ‘상사소리’와 다른 ‘긴상사소리’와 ‘자진상사소리’의 선율을 잘 드러내면서, 흥겨운 장단과 춤사위로 농사일의 능률을 높이고 고단함을 잊고자 했던 옛 조상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서 남도민요의 ‘오곡타령’으로 무대를 몸을 들썩이는 무대를 장식했다. 오곡타령은 조선 후기 유랑예인집단인 ‘초라니패’가 주로 불렀던 타령으로 ‘산타령’, ‘매화타령’, ‘방아타령’, ‘도화타령’, ‘꽃방아타령’ 등 다섯 곡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에서 ‘방아타령‘, ’도화타령‘, ’꽃방아타령‘을 불렀다. 다음으로 김용우가 25년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채집한 뒤 현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민요를 열창하였다. 함경도 민요의 ‘신고산타령’과 ‘궁초댕기’, 1920년대 신민요의 일종인 ‘희망가’를 클래식과 재즈 등 다양한 음악장르로 변주한 무대를 보여주었다. ‘꿈나무한마당’ 코너에서는 양준모 어린이(양도초등학교 6학년)가 출연하여 판소리 ‘흥보가’의 ‘돈타령’을 앳되지 않은 목소리로 불러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무대는 2020 KBS국악대상 무용상을 수상한 무용가 장인숙의 김경란류 ‘구음검무’와 ‘살풀이춤’이 장식하였다. 구음검무는 진주검무의 전통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구음 반주에 맞춰 독무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섬세한 춤사위가 돋보였다. 이어진 ‘살풀이춤’에서는 빠르게 몰아가는 자진모리장단에서 끊임없이 곡선을 그리는 수건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남도민요, 영남민요, 함경도 민요를 동시에 감상하면서 각각 다른 멋과 흥에 빠져보는 신명나는 무대였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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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얼쑤! 우리가락’ 랜선 국악 나들이 "지금, 여기"지난 27일 전주MBC ‘얼쑤! 우리가락’은 국립민속국악원이 준비한 랜선 국악 나들이 <지금, 여기>라는 주제로 안방에서 즐기는 고품격 힐링 국악을 선보였다. 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이 출연하여 사회자와 토크 형식으로 진행 되었고, 남원의 아름다운 관광 명소에서 촬영한 영상이 방영되었다. 송윤정 ‘진도북춤’ 남원 혼불문학관에서 민중들이 즐겼던 민속예술 진도북춤이 첫 막을 열었다. 경쾌한 가락에는 신명과 흥이 어우러지고 춤사위에는 부드러운 곡선과 보이지 않는 직선이 교차한다. 처음에는 섬세하고 우아한 동작을 선보이다가 중후반에서는 점점 고조 될수록 신명이 배가 되고 흥은 곱절이 넘는다. 마무리에서는 느려지는 템포에 차분하고 부드러우며 우아한 팔의 곡선미를 드러내면서 단아한 자태로 끝을 맺는다. 관객과 하나가 되는 신명이 넘치는 무대로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 호흡을 마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무용수의 눈빛이 온라인 속 관중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진도북춤은 고 박병천 선생이 발전시키고 예술화 한 작품이다. 북을 허리에 고정시키고 양손에 북채를 들고 추는데 두레굿에서 농악으로 농악에서 춤으로 발전된 진도지역의 춤이다. 양손에 북채를 들고 추는 화려한 북장단이 특징이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남성적이면서도 직선미와 곡선미의 조화가 뚜렷하여 예술성이 돋보이는 민속무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김세희 정재만류 ‘살풀이춤’ 남원 서어나무숲 봄날, 엄동설한에 봄을 기다리던 나무들이 내품는 봄기운을 받으며 하아얀 버선발을 내딛는 김세희 살풀이는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당차고 야무진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나고 곱고 절제된 춤사위가 고고하다. 한국무용의 기본이 되는 살풀이는 나쁜 기운, 살을 푸는 무속에서 유래한 춤이다. 흰색 긴 명주 수건을 들고 맺거나 푸는 과정을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형상화한다. 애원성이 짙은 살풀이 가락에 맞춘 정중동의 절제된 춤사위가 특징이나 무용수의 다양한 감정표현과 춤선이 나타나기 때문에 예술적 정서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양근영 궁중무용 ‘춘앵전’ 아담원에서는 궁중에서 선보였던 춘앵전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주로 두 팔의 움직임이 크고, 공간의 이동 범위가 넓지 않다. 사뿐한 발걸음과 크게 표현되는 두 팔의 춤사위가 조화롭고 우아하다. 후반부에서는 조금 빨라지는 장단으로 두 팔을 뒤로 하고 뒷걸음질하는 동작이 연출된다. 다시 장단이 느려지고 양 팔을 크게 벌려 좌측 회전을 여러번 하는 동작을 표현한다. 절제미가 있는 정중동 몸짓은 드넓은 공간을 휘몰아치면서 한폭의 채색화로 물들인다. 양근영의 춘앵전은 잔잔한 물가를 끼고 푸른 산새 속에 있는 듯한 평온함과 안정적이고 고아한 기품을 지녔다. 춘앵전은 1828년 순조때 효명세자 어머니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창작한 작품이다. 이른 봄날 아침에 버드나무가지에서 노래하는 꾀꼬리의 자태를 표현하는 궁중무용이다. 꽃무늬를 수놓은 작은 화문석 위에서 추는 독무로 무용수가 입은 노란색 의상은 꾀꼬리를 상징하며 앵삼이라고 부른다. 의상과 머리장식이 돋보여 화려하지만 작은 화문석 위에서 추는 춤사위로 절제미와 기품이 있는 춤이다. 임재현 가야금병창 단가 ‘추억’ 마무리는 남원이 자랑하는 금수정 무대이다. 힘이 있고 안정된 소리를 지닌 임재현은 시작부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절절하고 애끓는 감정표현에 흔들림이 없고 가야금 연주와 소리의 조화가 능수능란하다. 과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감정을 전달하고 소리가 끝났을 때도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추억’은 국창 임방울의 작창곡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내고 무덤가에서 부른 노래이다. 절절한 사랑이야기로 사설과 감정이 전달되는 점이 크고, 1930년대 초반 발표 당시 전국민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진행자와 실연자가 만드는 토크쇼에서 실연자가 직접 작품의 해설과 함께 뒷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에서 다시 한번 국악의 예술성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게 해주었다. 예향의 고장, 남원의 명소와 아름다운 자연을 무대로 한 4군데 공간에서 소리와 춤으로 펼쳐진 공연은 남원의 정취와 풍류를 더해져 국악나들이 공연에 더욱 빠져들게 해주었다. 코로나에 지친 시민들의 정서를 잠시 국악의 신명과 흥으로 아우러 준 플러스국악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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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악한마당] 소통과 공감을 자아내는 '듀오' 예인들의 국악무대지난 3월 27일(토) KBS 1TV국악한마당에서 ‘국악 듀오’라는 주제로 서로 마음이 맞는 이들이 함께 펼치는 조화로운 무대들이 펼쳐졌다. 1349회의 문을 여는 무대는 관악기 연주자 박지영, 김경식의 생황 연주였다. 빛을 찾아 자기 몸을 불태우는 나방을 우리네 삶에 빗댄 곡으로 24관 생황과 36관 생황이 주고받는 선율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었다. 시청자들에게는 낯설은 악기이지만 궁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전통악기로 첫 무대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어서 소리꾼 백현호와 피아니스트 공수진의 ‘어머니 등은 잠밭이다’와 ‘장구춤’ 무대가 진행되었다. 시인 박성진의 작품에서 빌려온 노랫말을 유려한 피아노의 반주 위에 구성진 판소리 창법으로 풀어내었다. 특히 ‘장구춤’은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전달하려는 독특한 기법이 쓰인 곡으로 가사에 맞춰 바뀌는 가락이 흥미로웠다. 다음 순서로 ‘U&US Project’가 균형을 이루어 가는 우리의 인생을 춤사위에 담아낸 창작무용 ‘권형’이 무대에 올랐다. 김유연과 정민근 두 무용수가 자아의 탐구와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주제를 저울에 빗대어 응축되고 절제된 몸짓으로 표현하였다. 분위기를 바꾸어 몸을 들썩이게 하는 연주가 이어졌다. 월드뮤직 팀 ‘듀오벗’의 창작국악 ‘Fly’는 역동적인 장구 장단과 섬세한 가야금의 선율로 날아갈 듯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우리 옛것의 멋을 온전히 선보인 무대도 벌어졌다. 소리꾼 오단해와 서진실이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펼쳤는데 고수 이우성이 이끄는 북 장단에 두 예인의 주고받는 매끄러운 호흡에서 저절로 얼쑤 소리가 났다. ‘소리꾼 박인혜 & 피아니스트 유찬미’가 열창한 창작집단 ‘희비쌍곡선’의 ‘2020, 어느 쓸쓸한 노래’ 무대가 진행되었다. 세계가 멈추어버린 코로나 상황 속에서 흘러가는 것과 멈춰버린 것에 대하여 담담하게 풀어낸 곡으로 절망 속에서 희망을 전하는 노랫말이 돋보였다. 이 날의 백미는 동서양 현악기의 조화가 인상적인 듀오 '첼로가야금'의 ‘An Unusual Cowboy’ 연주곡이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첼로 연주자 김솔다니엘과 가야금 연주자 윤다영의 퓨전국악 무대였다. 서양악기 첼로의 따뜻하고 풍부한 음색과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의 농현이 만나 서로 다른 것이 이루는 조화의 오묘함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전달하였다. 마지막으로 민속무용 무대를 준비한 ‘(사)한국전통춤연구회(권영심&임현종)’의 전통무용 ‘쌍승무’까지 예인들이 조화로운 듀오 무대가 소개되었다. 고깔 속에 얼굴을 감추고 긴 장삼자락을 흩뿌리며 해탈의 경지를 표현했다. 정중동(正中動), 고요한 듯 힘찬 몸짓으로 전통무용의 춤사위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장삼자락의 선이 어우러지는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비장미까지 공감할 수 있었다. 실제 이모와 조카 관계인 두 출연자의 호흡은 이번 공연의 주제에 도드라져 신비로움을 더하였다. 이번 회차는 각 무대의 주제뿐만 아니라 무대 간의 구성까지도 국악과 서양음악, 전통과 창작의 하모니를 보여준 '듀오'로서 오래 기억될만한 회차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국악한마당은 매주 토요일 오후 12시 20분 KBS 1TV에서 방영되며 KBS 1TV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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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국립충청국악원 공주유치 '대한민국국악제’ 성료【공주=국악신문】 공주시(김정섭 시장)가 주최하고 사)한국국악협회(임웅수 이사장)가 주관하는 ‘제39회 대한민국국악제’가 백제문화의 고도 공주시에서 10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성료되었다 1981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으로 시작하였던 ‘대한민국국악제’는 39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에서 개최되어 많은 기대를 모았다. 공주시는 중고제 판소리의 중심지이자 박동진 국창의 고향으로서 뜻깊은 자리만큼 안숙선 국창이 박동진(1916-2003)국창의 고향에서 판소리 흥보가의 ‘박 타는 대목’을 열창하여 기립 박수를 받았다. 첫날에는 ‘국립 충청국악원의 시대적 요구’라는 주제로 학술 세미나가 열렸다. 박일훈 전 국립국악원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한덕택(남산국악당상임 예술위원), 최혜진(목원대학교), 김용호(전북도립국악원 한예연구실장), 주재근(이화여자대학교) 등 국악계 전문가들이 충청권 전통문화예술 자산의 활용방안과 국립 충청국악원의 당위성에 대해 발제했다. 둘째날에는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에서 전국에서 모인 21개 전통연희 단체의 다양하고 화려한 공연이 펼쳐졌다. 오후 3시 30분부터 공주지역 농악 한마당을 시작으로, 영남, 경기,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버꾸춤, 우도 담양농악, 서도소리 선소리산타령, 광명농악, 진도북춤, 진도씻김굿이 대한민국 국악을 아우르는 공연으로 연행되었다. 오후 6시 30분에는 대취타와 중고제판소리의 ‘차령고개’로 개막행사가 펼쳐졌고 임웅수 이사장의 개회사, 김정섭 시장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본공연에는 비나리, 덧배기춤, 흥보가 ‘박 타는 대목’, 메나리조 민요, 안산시립국악관현악단 연주에 이어 심청가 ‘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 사물놀이 등 신명나는 공연이 펼쳐졌다. 폐회사에서 김정섭 시장은 "국악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한민국국악제를 공주에서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다. 내년에도 공주시에서 제40회 대한민국국악제를 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임웅수 이사장은 "제39회 대한민국국악제가 31일 공주시 개최에서 국립충청국악원의 유치라는 의미를 담고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유산 보존단체와 명인, 명창들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공연을 하게 돼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욱 멋진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하면서 "국립충청국악원의 유치를 시작으로 17개 시도에 국악원 분원이 설립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로 국악계가 어려운 가운데, 100만 국악인들을 위한 국악문화산업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주시는 매년 ‘공주 박동진 판소리 명창·명고대회’를 개최하는 등 중고제 판소리의 복원·전승에 힘을 기울여 오고 있다. "중부권 국악발전과 국악저변 확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공주시 관계자는 "‘대한민국국악제’의 지방 개최는 국립충청국악원의 공주시 유치 운동과 맞닿아 있다.”며 "이번에 힘써준 한국국악협회와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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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조지아 문화교류를 통해 우리 음악을 알린다지난 1일(일) 한국 조지아 문화교류를 위한 언택트 공연이 한국과 조지아에서 이루어졌다. 오후 7시 서울 아르떼홀에서 ‘이병욱과 어울림 실내악단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조지아의 국제현대예술전시 기관인 ‘아트리스테리움(Atristerium)’에서 주최한 국제현대예술‘ATRISTERUIM 13’의 개막공연으로서 조지아 현지에서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아르떼홀에서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되었으며 ‘아르떼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지아 국립박물관에서 생중계되었다. 마리소리음악연구원 이병욱 이사장이 이끄는 ‘이병욱과 어울림’ 실내악단, 황경애(이매방류 살풀이춤 이수자) 예술감독으로 ‘어울사랑’ 전통무용단이 출연하였으며 장일범 음악평론가가 진행을 맡았다. 살풀이춤으로 행사의 문을 열고 유대봉제 백인영류 가야금산조, 장구독주, 태평무 순으로 우리 전통음악과 무용이 펼쳐졌다. 이어서 실내악단 ‘이병욱과 어울림’의 연주가 이어졌다. 강원도 민요를 재즈풍으로 편곡한 ‘신 한오백년(이병욱 작곡)’ 이 땅을 지켜온 조상들의 삶을 노래한 ‘검정고무신(민용태 작사/이병욱 작곡)’, 우리가락의 다양한 장단을 조화롭게 풀어낸 ‘우리가락환상곡(이병욱 작곡)’, 양국의 슬픔과 민족성을 담아낸 ‘조지아와 한국을 위한 아라리(이병욱 작곡)’ 등이 공연되었다. 이병욱 이사장은 "이번 행사에 초연한 ‘조지아와 한국을 위한 아라리’는 조지아의 민요 ‘오로벨라(Orovela)’와 강원도 아리랑을 함께 담아낸 곡으로서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 조지아의 농부들이 포도를 따며 부르는 노랫말인 ‘아라리’로부터 우리의 ‘아리랑’을 떠올리고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며 "오늘 공연을 통해 전쟁이라는 역사적 슬픔을 겪은 두 나라가 서로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세계를 멈추게 하는 코로나를 극복하는 치유의 노래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공연에 앞서 오후 2시에는 이병욱 이사장이 ‘한국음악의 특성과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한국전통음악의 갈래, 구조적 특성, 꾸밈음의 종류 등 ‘한오백년’, ‘태평가’, ‘진도아리랑’을 통해 설명하였으며, ‘중모리, ’굿거리‘, ’세마치‘, ’엇모리‘ 등 장단의 구성에 대해 소개하였다. 강연 전후로는 ‘어울사랑’ 전통무용단의 ‘사풍정감’과 ‘강강수월래’가 각각 공연되었다. 강연은 녹화된 뒤 본 공연이 끝나고 현지로 송출되었다. 무대미술은 이무성 화백에 의해 진행되었다. 조지아 측에서 한국의 정서가 담긴 서예 휘호 서체와 한지에 그림 풍속화가 한국 전통예술의 무대의상의 색상과 춤사위의 선과 잘 어울어져 환상적 공연을 보여 주었다는 호응을 받았다. 이번 온라인 송출 및 언택트 공연에서 무대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관객들에게 공연 작품의 주제를 다양하게 재해석 하게 하는 모티브를 연결시켜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