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7 (월)
이규진(편고재 주인)
편병은 병을 만든 후 앞과 뒤를 누르거나 두드려 면을 만든 그릇이다. 조선 전기부터 후기까지 지속적으로 만든 기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전기 것은 마치 몸통이 접시 두 개를 붙여 놓은 듯 옆면이 좁은 편이며 후기 것은 분청사기에서 보이는 형태처럼 둥글고 편평한 모습이다. 후기 쪽으로 가면서는 크기 또한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 광주시 송정리 백자가마터는 꽤 여러 곳이 알려져 있다. 그 중 두 곳이 발굴이 되었는데 한적했던 이곳에 시청이 들어서면서 긴급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간지를 통해 송정리 백자가마터는 1649년에서 1653년경에 도자기를 제작했던 관요였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는 선동리를 이은데 이어 유사리로 연결시키는 17세기 중간 시기의 것임도 아울러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마터가 시청이 들어서면서 뭍혀 버린데 반해 1호 가마터는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마차길과 무덤 사이 단애에 퇴적층이 노출되어 있었던 것이 그대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시청 뒤편 주차장을 나서면 바로 문밖에 위치하게 되어버려 옛모습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에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백자철화편병편과 철화수물편은 모두 송정리 1호 백자가마터에서 오래 전 인연을 맺었던 것이다. 80년대 무렵으로 기억이 되니 벌써 40여 년 전 일이다. 이처럼 오래 간직해 오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백자철화편병편은 고운 태토에 기벽은 얇은 편이며 굽다리가 있었던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백자철화편병편의 가장 큰 특징은 아무래도 철화로 그려진 대나무 문양이 아닐까 생각된다. 무심하게 툭툭 친 듯한 대나무 그림은 농담을 주어 선명하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전체가 살아있었더라면 대단히 아름답고도 우아한 편병이었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백자철화수물편은 남아 있는 부분이 작아 어떤 기형이었는지는 알수가 없다. 유약도 없는 초벌구이인 것도 아쉬운 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도편에서 주목되는 것은 철화로 씌어진 두 글자다. 하지만 수물(受物)이라는 글자가 어떤 물건을 받거나 어떤 물건을 받고자 한다는 뜻인지 전혀 그 의미를 알 수가 없어 답답하다보니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두 글자만이라도 이처럼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에 오히려 감사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왜냐하면 도자기를 통틀어 나는 아직까지 수물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 것을 어디서고 한 번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나름으로는 귀중하다고 여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연재를 하면서 한 점이 아니라 이처럼 이질적인 두 점을 함께 소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따로따로 소개하기에는 무언가 미진해 보이는 점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두 점 모두 같은 송정리 백자가마터 출토품이라는 것도 한 몫을 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같은 시기 백자철화편병편은 미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철화수물편은 자료적인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보아야 힌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생각이기도 하다. *
명가의 조건, 남원 몽심재(夢心齋) 우리는 무엇을 명가(名家)라 하며 명문(名門)이라 이르는가 지리산 골골이 짙은 숲들을 지나 남원 견두산 자락 단아한 고택서 죽산박씨 종...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규진(편고재 주인) 분청덤벙이라고 하면 이제 고흥 운대리는 보성 도촌리를 뛰어넘어 확실하게 지평을 넓힌 듯한 느낌이다. 일제감점기 시...
박상진(철학박사,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한류문화 칼럼니스트) 그동안 "시용향악보”의 ‘오음약보’와 ‘정간보’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계속해서 고려가요의 음악적 특징으로 나타...
윤치호 작사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게 한 원천이 좌파 학자의 ‘공동창작설’이다. 이의 주인공이 근대음악학자 노동은 교수이다. 소위 친일음악 연구 전공자로서 나름의 실적을 쌓은 교수이...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
낮 최고기온이 10∼15도로 예보된 13일 오후 서울 경복궁이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024.3.13 전통 ...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 향기가 가득한 5월의 첫날,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우리 정서를 찾아 나서는 앙상블 시나위의 콘서트 ‘고요의 바다’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