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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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연재]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음악 사설(173)

정선아리랑

  • 특집부
  • 등록 2023.12.27 07:30
  • 조회수 16,746
화면 캡처 2023-12-27 075033.jpg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이종선 (2023, 순지에 먹,38×53cm) <정선아리랑>

 

서방인지 남방인지 어서 잠들어라.

보리밭에 섰는 총각 찬이슬 맞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 주게.


감상

사랑이 떠나면 마음에 찬바람이 쌩쌩 분다.

세상 가장 높은 담이 돌아누운 여인의 등이란다.

이미 서방이랄 것도 없다.

동방이든 남방이든 알 바 아닌 것.

눈이 맞아 정분 난 옆집 총각만이 절박하다.

바람난 여인네의 달뜬 숨소리가 물씬 느껴지는 아리랑을

민체로 가로쓰기 하였다.

 

가로쓰기에 대하여

서예는 통상 오른쪽에서 부터 세로로 써 내려간다.

한글, 한문서예가 모두 같은데, 글자의 흐림이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쓰기에 무리가 없고 전체적인 조화도 자연스러워 오래 전부터 그리 써온 것이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가로로 쓰고 읽기 때문에 서예적 필사는 낯이 설다.

그래서 어떤 이는 가로쓰기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서예는 읽기에 편한 것보다 보기에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이라서

보편적으로 세로쓰기의 오른쪽에서 시작하는 전통의 방식을 따라 작품을 한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

사단법인 한국서예술협회 회장,

이즘한글서예가회 회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