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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말한다] "극장에서 인생을 발견 못 한다면 연극이 무슨 소용인가"
20세기를 지배한 강렬한 연기법…신간 '메소드'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어느 한 곳에 빠져드는 미치광이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들 중 일부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다. 패러다임을 바꾸고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세운다.
연극계에도 그런 이들이 있었다. 20세기 러시아 연극계를 대표했던 연출가 겸 배우 스타니슬랍스키가 대표적이다. 그와 그의 제자들은 미친 광인들처럼 연기라는 예술에 탐닉했다. 연극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예를 들면 이랬다.
첫 공연 막이 오르기 몇 시간 전, 배우 한 명이 쪽지 한장을 받는다. 쪽지에는 세 살배기 딸이 죽었다고 적혀 있었다. 제정신이 아닌 아내를 혼자 둘 수 없다며 그는 황급히 떠난다. 도중하차한 그 남자의 역할을 대신 맡은 볼레슬랍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그 배우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그리고 (그 배우도) 스스로를 결코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연극 연출가이자 평론가 아이작 버틀러가 쓴 '메소드'(원제: The Method)는 미치광이 연기 광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자신의 감정을 모두 캐릭터에 쏟아부은 배우들의 서사이자, 그들을 연기라는 깊은 우물로 데려간 악마의 연기술 '메소드'의 흥망을 차분히 톺아본 연구서이기도 하다.
메소드 연기를 확립한 러시아의 스타니슬랍스키와 그의 제자 볼레슬랍스키에서 시작하는 책은 미국에 이 연기법을 안착시킨 리 스트라스버그와 해럴드 클러먼, 그들을 계승한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등 무수히 많은 배우와 연출가를 조명하며 20세기 할리우드 주류 연기법으로 자리매김한 메소드의 비밀을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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