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8 (수)

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 여사 1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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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 여사 1주기 추모제

공노원(전 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전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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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남동구 아소르트 레스토랑에서 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전 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전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여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고 공노원 선생의 장녀 신금선씨가 어머니가 평생을 바친 사할린 한국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러시아어로 소개하고 있다. 옆에서 사할린 동포 이경순 여사가 한국어로 통역을 하고 있다. 

 

22일 인천 남동구 아소르트 레스토랑에서 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전 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전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여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아들(신철재)과 딸(신금선)이 어머니가 살아 생전 가까이 지냈던 사할린 동포들을 초청했다. 

 

사할린 동포들을 후원하고 있는 삼정제빵소에서 베이커리 2박스를 보냈다. 며느리 신에바씨가 참석자와 사할린 동포들에게 추모제 기념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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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선생 추모제 모습. 2023.10.22

 

공선생에게 2년간 한국어를 배웠던 안드레이(15세)는 "한국에 오자마자 공노원 선생님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해 배웠습니다. 한국어말하기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서 선생님이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립습니다."라고 전했다.

 

손녀딸 신아리나(10세)와 신마이야(17세)는 "할머니에게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배웠습니다. 그리고 한국 역사도....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어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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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행사에서 '사할린아리랑'을 부른 손녀딸 신아리나(10세)와 며느리 신에바.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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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동시통역을 밭은 사할린 동포 이경순 여사가 공노원 선생의 업적에 대해 설명하고 하고 있다. 2023.10.22.

 

한러 동시통역을 밭은 사할린 동포 이경순 여사는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은 분이다. 사할린 1세 나이드신 분들은 강제징용 위로금을 신청하려고 해도 한글을 제대로 쓸 줄을 모르니, 공선생을 찾아와서 작성을 하고 구청에도 같이 가주시고 했다. 음악회나 아리랑 행사에 사할린 동포들을 100여 명 이상 모시고 다닌 분이다. 2022년 DMZ 양구패스티발에 인천에 사는 사할린 동포들을 모시고 행사에 참가하고 1주일 후에 돌아가셨다. 할일이 많으신 분인데 너무나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KBS한민족방송 이소연 방송인은 "공노원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스튜디오에 각종 사할린 한인 활동 관련 자료를 캐리어에 가득 담아오셨던 생각이 나네요. 방송에서 우리말과 한국문화 교육에 열정을 바치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사할린 한국어 교육에 앞장 섰던 훌륭한 분이셨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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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선생 추모제 모습. 20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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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원로 교육자 공노원(사할린주 한글교사협회장, 사할린한국어교육협회 부회장) 선생 추모제를 마치고 . 2023.10.22

 

지난 3월 가족들이 공노원 선생의 뜻을 받들어 서재에 있는 모든 책과 노트, 일기, 수첩, 가족사진 등을 (주)국악신문사 기미양 대표에게 전달했다. 

 

(주)국악신문사는 공노원 선생이 살아생전 남겼던 인터뷰 내용과 남겨진 육필원도 등을 정리하여 사힐린한국어교육협회 임태식 회장과 함께 도서출판 국악신문에서 '사힐린한국어교육 80년사'에 관한 책을 출판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사)아리랑연합회 국립아리랑박물관준비위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힐린한국어교육협회 임태식 회장은 "1996년 서울에서 창립한 본 협회는 사할린의 공노원 선생이 없으면 오늘까지 이어질 수 없었다. 사할린 한국 교육의 산증인이다."라고 전했다.

 

기미양 대표는 "공노원 선생의 남다른 가족애, 특히 뜨거운 제자 사랑, 사할린 사랑에 눈시울이 뜨겁다. 공노원 선생의 안내로 사할린 한인들을 만나고, 2018년 불교방송 아리랑 다큐멘타리에서 사할린아리랑을 부각시켰다. 특히 공선생은 사할린 한글보급에 앞장 선 리더다. 3세 4세가 한국어를 알아야 자신의 정체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나 가슴이 뜨거운 교육자 공노원 선생이 그립다. 제가 그분을 만나서 러시아 각 지역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사할린 한인을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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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국악신문사 기미양 대표이사가 다문화 청소년 대상 소망학교에서 공노원 선생에게 한글을 배웠던 애제자 안드레이(15세)와 손녀 신아리나 (10세)를 격려하고 있다. 2023.10.23.

 

다음 글은 작년 고인의 발인날 추도사 전문이다.

 

공노원 선생님을 보내며

 

제가 제 부모님을 선택하여 세상에 나오지 못하듯이

세상에 나와 만나는 사람 모두 내 뜻에 따라 인연을 맺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꼭, 반드시, 필요하고 이유가 있어서 내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세상 수많은 사람 중에서 인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공로원 선생님과의 인연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직업은 우리문화의 정수 '아리랑 연구'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할린 동포들이 부르는 아리랑은 중요한 관찰 대상입니다.

이러한 절실함 속에서 인천에 영주 귀국하여 사시던 공로원 선생님의 존재를 알게 되어 인연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이 인연으로 사할린의 슬픔과 눈물겨운 겹겹의 아픈 디아스포라와 가족사를 이해하게 되었고,

아리랑을 이해하고 아리랑 축제를 사할린에 가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사할린과 한국의 아리랑연합회와의 교류, 이 양국의 교류는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는 교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소중한 교류는 바로 공노원 선생님의 존재와 역할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물러가면, 다시 사할린에 가서 동포들을 부등켜 앉고 다시 사할린아리랑제를 하자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여기에다 ‘사할린귀국동포후원회’를 결성하여 한국에 영주귀국하여 살고 계신 동포들과 사할린에 살고 있는 가족과의 법적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하자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가셨습니다.

 

선생님, 공노원 선생님

그러니 너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도 그렇고 아리랑 식구들 모두가 한탄을 하고 있습니다.

공로원 선생님

하늘에서, 선생님과 우리가 해오고, 또 해야 할 일이 앞으로 잘 되어가도록 도와 주십시요.

 

코로나로 인한 까다로운 입국심사로 사랑하는 아들 손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가셨지만,

사랑하는 남편, 아끼고 자랑하던 며느리와 두 손녀딸들을 두고 가시지만,

누구나 가는길을 서둘러 가셨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더 그리워 하고 더 필요함을 알게 서둘러 가신 것이 아닙니까?

산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고 가신 가족들 모두 아리랑 식구로 함께 살아갈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공노원 선생님,

우리는 그동안 사할린 동포 교육자로서의 공로와 한국과의 교류에 대한 큰 공로는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은 사할린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교육자 이십니다.

선생님은 한국 영주귀국동포로서 훌륭하신 문화교류 공로자이십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인류문화유산 아리랑(人)'이십니다.

 

이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고 새기겠습니다.

선생님 편히, 편히, 영- 면- 하- 십- 시- 오.

공로원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2022년 10월 2일 아리랑 後人, 기미양. 눈물을 삼키며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