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창작음악 60인의 선율 '국립국악관현악단 2023 오케스트라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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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음악 60인의 선율 '국립국악관현악단 2023 오케스트라 이음'

청년 연주자들 손끝에서 다시 태어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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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립국악관현악단 2023 오케스트라 이음'을 9월 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청년 국악 연주자 6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이음’이 지난 2개월간 쌓아온 결실을 선보이는 무대다.


올해 3회를 맞이한 ‘오케스트라 이음’은 국악관현악 연주자를 꿈꾸는 청년 음악인을 발굴·양성하기 위해 2021년 시작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노하우가 집약된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프로그램으로 연주자가 갖춰야 할 소양과 실력 향상을 돕는다. ‘오케스트라 이음’ 출신 청년 연주자들이 국립국악관현악단 인턴 단원으로 활동하거나 지역 국악관현악단에 입단하는 등 전문 연주자로 성장하는 결실을 이루고 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6월 공개 오디션을 실시해 ‘오케스트라 이음’ 3기 단원을 선발했다. 2.5: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60명의 연주자는 오케스트라 연습을 포함해 국립국악관현악단 지도 단원과 파트 연습, 앙상블 훈련 등으로 관현악 연주 경험과 쌓았다. 이외에도 작곡가 워크숍, 신체 훈련 워크숍 등에 참여하며 다각도로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오케스트라 이음’은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 위촉 창작한 단체 레퍼토리를 단원에게 직접 배우며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청년 연주자들은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국립국악관현악단 레퍼토리를 배우며, 한국 창작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2023 오케스트라 이음>에서는 5편의 국립국악관현악단 대표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1부 첫 곡은 2022년 <3분 관현악>에서 위촉 초연한 홍민웅 작곡의 ‘화류동풍’이다. 꽃과 버들, 봄바람을 아울러 이르는 곡 제목처럼 전반부는 우아한 봄바람을 묘사하고 후반부는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낸다. 이어지는 곡은 2021년 <이음 음악제 – 상생의 숲>에서 위촉 초연한 도널드 워맥의 ‘서광’이다. 고군분투 끝에 어둠을 극복하는 빛의 여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 


2부는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테마로 작곡한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이 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02년 '겨레의 노래뎐'에서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초연한 후, 다수의 국악관현악단에서 연주되고 있는 대표 레퍼토리다. 2018년 '다시 만난 아리랑 – 엇갈린 운명, 새로운 시작'에서 위촉 초연한 김대성 작곡의 통일을 위한 ‘반달 환상곡’도 연주한다. 분단 이전에 창작돼 한반도 어린이들이 함께 불렀던 윤극영의 동요 ‘반달’과 작곡가 김순남이 채보한 토속 민요를 접목한 작품이다. 


마지막으로 선보일 곡은 2023년 '탐하고 탐하다'에서 첫선을 보인 박범훈 작곡의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가기게’다. 보통의 협주곡과 달리 별도의 독주자 없이 관현악을 이루는 각 악기군이 독주 역할을 번갈아 맡는 형식의 작품이다. 지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타악 수석을 역임하고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 총지휘자로 활동 중인 박천지가 맡았다. 창작음악의 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들이 만들어 내는 뜨겁고 열정적인 무대에서 국악관현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 이음’은 국악관현악 연주자를 꿈꾸는 청년 음악인을 발굴·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과 2022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창작음악축제 ‘이음 음악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무대에 올랐으며, 올해는 차세대 전통공연예술 창작자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전문 연주자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게 실전 무대 경험은 크나큰 성장 기회다. ‘오케스트라 이음’은 전문 악단의 실전 노하우를 배우고 관현악 실연 경험을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만큼 참가 경쟁도 뜨거웠다. 3일간 진행된 모집에서 정원 60명의 2.5배인 150여 명이 지원했으며, 일부 악기군에서는 정원의 5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선발된 60명 단원중에는 2번 이상 참가한 자도 16명이 될 정도로 재참가율도 높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두 차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집약적이고 체계적인 연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했다. 단원들은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약 두 달간 연습에 참여했으며, 관현악 합주 연습뿐 아니라 국립국악관현악단원의 지도하에 각 파트별 맞춤 연주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국립국악관현악단원들은 단순히 연주법 지도를 넘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갖춰야 할 태도나 소양 등의 실질적인 노하우를 알려주고, 청년 연주자들의 고민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선배로서의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2023 오케스트라 이음’에는 잘못된 신체 사용으로 인한 통증 회복과 연주 자세 교정을 통해 기량 향상을 돕는 신체 워크숍(‘알렉산터 테크닉’수업)도 추가됐다. 


신체 움직임 반응에 대한 조절력 향상과 정신적인 안정감을 키워줌으로써 연주 기량 향상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위촉 초연한 레퍼토리를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한 참가자는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만 연주할 수 있는 곡을 단원들에게 직접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기회였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관현악 연습 및 지도는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 총지휘자로 활동 중인 박천지 지휘자가 맡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을 지낸 박천지 지휘자는 연주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 연주자들이 협업의 즐거움을 느끼며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도왔다.


'2023 오케스트라 이음'은 지난 여정의 결실을 맺는 자리다. 하나의 오케스트라로 거듭난 60명의 청년 연주자가 여름방학 내 매진해 온 열정의 시간과 눈부신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악관현악 레퍼토리 5곡을 연주한다. 4곡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위촉 초연 작품으로 타 악단이나 학교에서 접하기 어려운 곡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협연자가 돋보이는 협주곡보다는, 연주자 모두가 중심이 되는 국악관현악 곡으로 구성해 참가자들이 앙상블을 이루며 연주에 집중하도록 했다.


1부는 2022년 <3분 관현악>에서 위촉 초연한 홍민웅 작곡의 ‘화류동풍’이 연다. 꽃과 버들, 봄바람을 아울러 이르는 곡 제목처럼 전반부는 우아한 봄바람을 묘사하고 후반부는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낸다. 하나의 존재를 이뤄가는 미세한 생명들의 부지런함이 국악관현악이라는 거대한 숲을 통해 표현된다. 도널드 워맥 작곡의 ‘서광’은 어둠을 헤치고 빛으로 나아감을 표현한 곡이다. 2021년 <이음 음악제 – 상생의 숲>에서 위촉 초연했다. 작은 빛줄기를 의미하는 양금 소리가 어둠을 의미하는 관현악 연주로 뒤덮이지만, 빛이 어둠을 향해 돌진하는 과정이 악절마다 반복되다 결국 눈부시고 희망찬 빛이 어둠을 덮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2부 첫 곡은 최성환 작곡의 국악관현악 ‘아리랑 환상곡’이다. 1976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서양악기와 개량 국악기가 조화를 이룬 배합 관현악 편성으로 작곡해 초연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2002년 <겨레의 노래뎐>에서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초연한 이후에는 다수의 관현악단이 연주하며 국악관현악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아리랑을 주제로 한국적인 멋을 유려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담아내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곡이다. 2018년 '다시 만난 아리랑 – 엇갈린 운명, 새로운 시작'에서 위촉 초연한 김대성 작곡의 통일을 위한 ‘반달 환상곡’도 연주한다. 한국 최초의 창작 동요로 불리는 윤극영 선생의 반달을 바탕으로 작곡가 김순남이 채보한 토속 민요를 접목해 만든 곡이다. 


공연의 마지막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가기게’로 장식한다. 무수히 많은 실험과 도전으로 국악관현악 역사를 써온 작곡가 박범훈이 2023년 <탐하고 탐하다>에서 위촉 초연한 곡이다. 독주자가 관현악과 분리돼 협연하는 협주곡 형태에서 벗어나 관현악을 이루는 다양한 파트가 번갈아가며 독주의 역할을 맡는 연주 형식을 따른다. ‘가기게’는 해금의 구음을 뜻하는 말로 흥겨운 허튼타령 위 가기게 선율이 나올 때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며 추임새를 넣을 수 있도록 구상해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