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휴일의 시](100) 9월/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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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시](100) 9월/오세영

추천인:윤동욱(사할린귀국동포회)

  • 특집부
  • 등록 2022.09.17 07:30
  • 조회수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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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진=김동대)

 

9

 

                                                    오세영(1942~ )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라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들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날 것만 같다

지는 꽃이 피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문득 고개를 들면

벌써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서 이미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것일까

사랑이 기다림에 앞서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듯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

 


 

 

추천인:윤동욱

 "노래 가사나 시에서 코스모스는 이름 모를 소녀또는 연인’을 떠올린. 오세영의 이 시 ‘9에 나오는  코스모스는 누이’를 말한.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먼저 가신 누이가 그리워진다. 누이가 보고 싶다. 9월이라서 인가? 아니면 코스모스의 계절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