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5 (수)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 ‘PLZ(Peace&Life Zone) 페스티벌’이 오는 24일 개막한다. PLZ 페스티벌은 ‘평화와 생명의 땅, DMZ’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 등 강원도의 접경 5개 군이 함께 주최하는 야외 음악 축제다.
페스티벌 조직위는 또 8월 3~5일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PLZ 국제평화음악캠프'를 연다. 온라인 캠프는 전쟁의 상흔이 철조망을 가운데 두고 남아 있는 분단지역에서 문화예술이 갖는 기능과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평화예술특강과 온라인 연주회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음악 꿈나무들의 기량 향상을 돕기 위한 온라인 마스터클래스도 펼쳐진다.
이어 DMZ평화의 길 테마노선 고성, 인제, 양구, 화천, 철원 지역을 9월3일부터 10월 29일까지 20여개 콘서트를 펼칠 계획이다.
오프닝 콘서트는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군 제진역에서 정전협정 69주년을 앞두고 열린다. 동해선철도 남북출입사무소이기도 한 제진역은 북한으로만 철로가 향해 있어 시험 운행 이후 운행이 끊어진 상태다.
이날 공연엔 서울 비르투오지 챔버 오케스트라가 국내 대표 관악주자로 꼽히는 김한 클라리네티스트, 임미정 피아니스트(PLZ 페스티벌 예술감독)와 함께 한다. 전쟁의 비극을 상징하는 제진역의 오프닝 콘서트엔 우크라이나 주한 대사를 포함한 12개국 외교관들도 참석해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한 데 모을 예정이다.
이밖에도 10월 29일까지 이어지는 축제엔 클래식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20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첼로 1위를 수상한 최하영 첼리스트, 2위에 오른 이바이첸, 발달장애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행사는 온라인상에서도 펼쳐진다. 8월 3∼5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PLZ 국제평화음악캠프’에선 음악에 재능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특강과 연주회, 마스터클래스 등이 진행된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활동하는 오케스트라 데 나시옹의 앙투안 마르기에 음악감독의 특강도 예정돼 있다.
임미정 PLZ페스티벌 예술감독은 "3년 만에 코로나로 인한 관람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현장에서 평화의 선율을 접할 수 있게 됐다”라면서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평화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 유일한 분단의 현장이면서, 한반도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DMZ평화의 공간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PLZ 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축제를 기획하고 총괄해온 임미정 예술감독은 국내외 공연을 통한 음악 평화운동 단체인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의 이사장이면서 한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임미정 예술감독은 2019년 처음 화음을 선보인 뒤 매년 DMZ 곳곳을 순례해왔다. 올해는 민간인통제구역인 고성 제진역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는 10월 말까지 고성(군수 함명준), 인제(군수 최상기), 양구(군수 서흥원), 화천(군수 최문순), 철원(군수 이현종) 등 강원도 내 접경지역 5곳을 돌며 평화와 생명의 콘서트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개막식은 최기용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 함명준 고성군수,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를 비롯한 각국 외교관,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PLZ페스티벌은 개막식에 이어 이날 제진역 플랫폼에서 진행된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0월29일까지 온라인 국제평화음악캠프, 철원, 화천, 양구, 인제에서의 공연 등으로 구성됐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최북단 고성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제진역은 우리 지역이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 시작점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런 곳에서 PLZ페스티벌을 열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에서 삶에 대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이들이 갈구하는 평화에 대해서도 생각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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