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원로(元老)’란 더 이상 단순히 나이 든 사람만을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다. 단순히 늙음을 뜻하는 나이 개념이 아니라 높은 덕망과 함께 분야의 오랜 시간 이바지하며 명예로운 평판에 도달한 인물을 칭하는 용어로서 변해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분야에서도 그렇듯이 우리 국악에도 오랜 시간 묵묵히 밑거름이 되어준 ‘국악계 원로’들이 있다.
이들의 원로라는 이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국악 원로(元老)’들이 가진 대표성, 공적, 명예, 연륜과 경험까지 이들의 작품이 바로 한국 국악계의 본보기가 되고 이정표가 된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조선시대, 대한 제국을 거치면서 닥친 한국의 전통음악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를 지켜오며 국악을 계승해온 많은 예술인들, 그들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빛과 어둠을 마다 않고 묵묵하게 자리를 지킨 이들이다.
얼마 전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 2'를 거쳐서 다시 화제가 된 '배 띄워라' 라는 곡이 있다. '배 띄워라'의 작곡자인 ‘박범훈 현(現) 동국대 석좌교수’ 역시 국악음악과 국악교육에 오랜 세월을 이바지한 ‘국악 원로(元老)’ 중 한 명이다. 그의 십여 년 전 국악 명곡이 '미스트롯2' 에서 다시 나오므로 국악과는 거리감이 있는 젊은 세대에게 국악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그의 행보를 보면 '국악 원로(元老)'로서 앞으로 국악계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사람들의 머리에 뿌리박힌 건조한 느낌이 아닌 여러 대중적인 소리들이 활기차게 엮인 새로운 국악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하루 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박범훈 교수'가 1988년 한국 지휘자로 북한에서 열린 ‘윤이상 통일음악제’에서 평양 국립교향악단의 '아리랑 환상곡'을 지휘하고, 90년대 들어 한·중·일 3국 민족 악단 ‘아시아 오케스트라’를 결성, 순회 연주를 하며 음악교류를 시도하는 등 꾸준히 국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 왔다.
이런 '박범훈 교수'의 신념이 이제는 새롭게 신설되는 동국대 서울캠퍼스 한국음악과의 목표와 비전을 통해 선명히 드러난다. 이는 단순히 국악에 오래 몸담아 온 '원로(元老)' 작곡가로서 뿐만 아니라 국악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역할로서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하는 큰 포부를 보여준다.
이 새로운 동국대 서울캠퍼스 한국음악과의 출범은 국악계의 큰 변화를 견인할 것이 분명하다. 2023년 학기 학생 15명으로 출발, 국악계 각 종목 최고 명인들로 구성된 교수진의 면모는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 주고도 남는다. 당연히 이를 이끄는 분은 ‘박범훈 석좌교수’이다. 아직도 팔팔한 열정, 풍부한 견해, 친화와 설득력 있는 화법 앞에서 초자 기자의 수식은 다만 "박범훈 석좌교수, 원로의 품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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