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명반] 정창관의 신보유람 & 명반유람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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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 정창관의 신보유람 & 명반유람 96

<창녕의 토속민요>-MBC소장 음원-

  • 특집부
  • 등록 2022.07.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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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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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창녕의 토속민요>-MBC소장 음원- (2018년 정창관 CKJCD-017)

 

이 음반은 2018년 필자가 제작하여 고향에 기증한 음반으로 필자에게는 명반이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한 장의 민요 음반으로 소개한다.

국악음반 역사상 최고의 금자탑은 MBC에서 출반한 '한국민요대전'이다. MBC 라디오는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 153시군, 1,010개 마을을 방문하여 토속민요 17,697곡을 채록하였다. 이 중에서 1,800여곡을 발췌하여 1991년부터 순차적으로 103장의 음반을 출반하였다.


한 때는 녹음기를 메고 고향 곳곳을 누비면서 고향에 남아 있는 소리와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고 싶었지만, 너무 거창한 프로젝트라 포기한 적이 있다. MBC가 채록한 음원 중에는 창녕군에서 채집한 음원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어 이 음원으로 음반을 제작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MBC가 창녕군에서 녹음한 음원은 모두 89곡이다. 그중에서 MBC '한국민요대전'으로 출반된 ‘경상남도편 6’에 수록된 6곡을 제외하고, 녹음된 5개 마을의 음원 중에서 19곡을, 시간을 고려하여 골고루 선택했다. 한국민요대전에 실린 창녕 관련 민요에는 소리꾼이 거주하는 곳이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녹음은 음반에 표기한 5개 마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리운 노래들이다. 2005년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상여가 나갔다. 앞소리를 하신 분이 진주 분이라고 했는데, 그 소리는 내가 어릴 때 듣던 소리가 아니었다. 이번 음반을 제작하면서 길곡면의 상여소리(트랙 3)를 들을 때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때 그 소리였기 때문이다.


선곡할 때에는 소리에만 집중했다. 잡소리가 들어가 있어도 좋고, 실수해서 다시 한 것도 좋아서 편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았다. 누가 불렀는지 기록을 확인할 수 없어 소리꾼의 이름을 다 적지는 못했다. 그러나 누가 불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고향의 소리, 기억의 소리로 들으면 좋은 것이다.

보너스 트랙으로 2016년 발표한 ‘새로운 창녕아리랑’, 필자가 작곡 의뢰하여 발표한 ‘창녕아리랑 국악환상곡’과 단가 ‘창녕사철가’도 수록하였다.


MBC의 모든 음원은 서울시에 기증하였지만, 저작권 행사는 지금도 MBC가 가지고 있다. 곡당 50,000원의 저작권료를 지불하였다. 표지에는 우포늪의 사계절을 담았고, 따오기와 창녕이 시산지인 양파 그림도 넣었다.


아무리 멀리 오랫동안 떠나있어도 고향은 언제나 가슴에 담겨져 있다. 가슴에 남아있는 고향의 소리를 듣기 위해 이 음반을 제작하였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1,000장을 제작하여 고향에 기증하였다. 판매한 적은 없지만, 현재는 중고시장에 구할 수 있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CKJCD-017&page=1

* 국악음반의 자세한 내용은 ‘정창관의 국악CD음반세계’(www.gugakcd.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