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우리의 판소리가 빛이 바래고 현대인의 귓전에서 멀어져 가는 1970년대에, 판소리학회는 1973년 가을에 판소리 감상회를 열기 시작하였다. 기독교방송국의 연주실을 빌려 한 달에 한번 3회를 계속하다가, 1974년 1월부터는 한국브리태니커회사(대표 한창기)와 판소리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함으로써 판소리 감상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다.
1976년 3월 창간된 월간 잡지 ‘뿌리 깊은 나무’에서 그 이름을 ‘뿌리깊은나무 판소리감상회’(매주 수요일 공연)로 변경되어 1978년 10월에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에서 100회 기념공연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여기에 당대의 최고의 명창 21명과 명고 5명이 참여하였다. 이 감상회는 국내에서 음악공연 행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100회를 기록하였으며 판소리 부흥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는 판소리 감상회 무대에 올려놓았던 판소리를 음반과 활자로 기록하여 영원히 간직하는 사업을 기획하면서, ‘뿌리 깊은 나무’의 편집진을 참여하게 하여 1982년에 스튜디오 녹음으로 ‘뿌리 깊은 나무 판소리’ 5바탕과 ‘단가’ 음반을 LP전집으로 고급스럽게 출반하였다.
해설서에는 판소리란 무엇이냐? 라는 이름으로 판소리의 전반에 대해 설명, 해당 판소리의 내력, 소리꾼과 고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주석이 달린 가사가 수록되어 있으며 영어로 번역(가사 제외)되어 있다.
2000년에 한국브리태니커회사는 이 LP전집을 CD전집, <브리태니커 판소리전집>이란 이름으로 <적벽가>(소리:정권진 북:김명환 4CD), <춘향가>(소리:조상현 북:김명환 6CD), <심청가>(소리:한애순 북:김명환 5CD), <흥보가>(소리:박봉술 북:김명환 4CD) <수궁가>(소리:박봉술 북:김명환 3CD) 5바탕과 <단가>(1CD), 총 23장을 출반하였다.
당시 최고의 명창, 정권진, 조상현, 한애순 명창의 소리를 담았으며, 박봉술 명창은 <수궁가>, <흥보가>, 2바탕을 담았다. 반주는 모두 김명환 명고가 맡았다. <단가>음반에는 판소리 음반에 참여한 4명창의 소리가 2~3곡씩 수록되어 있다. CD에는 LP음반의 자세한 해설서가 축소 수록되었으며, 주석이 생략되었다. CD작업하면서 트랙을 세분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브리태니커 판소리전집>은 최고의 판소리 5바탕 전집이다.
판소리 완창음반은 판소리꾼이 뛰어 넘어야 할 태산이다. 완창공연에 도전하는 판소리꾼이 그 실황녹음을 활용하여 CD나 디지털음반(음원사이트 소개)으로 출반하는 것이 가능한데 2021년에는 판매용으로 판소리 음반이 한 장도 출반되지 않았다. 판소리꾼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브리태니커 판소리 5바탕은 바탕별로 CD나 LP를 중고시장에서 구할 수 있다. 한 바탕씩 구해서 전집으로 완성하는 것도 재미이다.
* 본 글은 이전에 소개한 글을 수정하여 완성함.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Z-LIS3-A0001&page=1
* 국악음반의 자세한 내용은 ‘정창관의 국악CD음반세계’(www.gugakcd.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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