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이규진(편고재 주인)
전라남도 보성에서 둥근 축구공 모양의 완전한 공룡알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약 8700만 년 전의 이 공룡알 속의 공기를 빼내어 조사해 보니 산소 농도가 높았다. 현재 지구 대기 속 공기의 산소 농도는 21% 정도인데 이 알 속에 들어있는 산소 농도는 무려 29.5%에 달했던 것이다. 허민의 '공룡의 나라 한반도'를 보면 이 정도의 산소량이라면 비가 와도 산불이 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고 한다. 백악기 후기 한반도 대기에 산소가 이토록 많았다면 공룡은 수시로 일어나는 산불이나 들불에 타 죽거나 쫒겨 다닐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공기 중의 산소는 이처럼 지구의 생명 있는 것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도자기 제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울 때 공기의 차단 여부 즉 환원염이냐 산화염이냐에 따라 유약의 색깔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청자의 비색이 환원염의 소산이라면 황색이나 갈색은 산화염의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장 큰 영향은 동화의 발색에서 볼 수 있다. 선홍빛 빨간색은 환원염이 잘 이루어졌을 때의 일이요 산화염일 때는 동화가 빨간색이 아니라 녹색이나 아예 증발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동화가 기술적으로 어렵다 보니 도자기에서 보이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따라서 값 또한 동화가 들어가면 일단 비싸지는 것이 상식이다.
오랜 세월 도편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내가 소장하고 있는 청자 동화편은 의외로 적어 몇 점이 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청자동화모란문편이다. 답십리에서 고미술상을 하다 금동불상의 진위 문제로 시끄럽다가 결국은 사업까지 접은 모 사장에게서 구입을 했던 것이라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당시만 해도 내가 직장에 몸담고 있을 때였으니 참으로 오래전 일이다. 당시 몇 점의 청자편을 일괄 구입했었는데 청자동화모란문편도 그때 함께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이 청자동화모란문편은 남은 부분이 작아 기종을 추정하기가 애매하다. 입술이 큰 것으로 보아 나팔형의 긴 목이 달린 대형 항아리가 아니었을까 추측을 해볼 뿐이다. 턱이 진 입술에는 백상감으로 격자무늬를 돌리고 있으며 입술 아래 목에 해당하는 부분에도 백상감의 초문을 새기고 그 속에 동화로 모란문을 넣고 있다. 위의 모란문은 꽃송이가 제대로 살아 있는데 반해 아래 것은 약간의 흔적만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입술 바로 아래에 이 정도의 동화로 모란문을 삽입할 정도라면 대형의 목이 긴 항아리가 제대로 남아 있었더라면 동화가 얼마나 아름답게 사용되었을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느낌이다.
청자동화는 청자에 산화동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을 하는 것이다. 원래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지난하다 보니 상감이 들어간 곳에 악센트로 점을 찍는다던가 할 뿐 온전한 그림을 나타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청자동화모란문편의 모란문은 선홍색의 발색도 좋아 상당히 귀한 자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을 요하는 것은 청자동화와 관련된 도요지 문제다. 아직까지 강진에서는 발굴조사는 물론이거니와 지표조사에서도 동화가 발견된 바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면 청자동화를 만든 곳은 부안의 유천리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도 전에 유천리에서 아주 작지만 청자 전체를 동화로 채색한 도편을 만난 적이 있고 보면 이는 어느 정도 확실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청자에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을 할 수 있는 것으로는 철화와 동화가 유일하다. 백자로 넘어오면 청화도 있지만 청자에서는 이것은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청자에서 철화는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동화는 흔치가 않다. 청자를 제대로 굽기 위해 최대한 적정 온도로 올릴 경우 동화는 이미 비등점을 지나게 되어 엇박자가 나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 조정이 필요한데 이 기술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조들은 중국보다 백여 년은 앞서 동화를 사용했다니 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고마운 일인가.
동화는 전에는 진사(辰砂로도 불렸던 것이다. 이 명칭은 20세기 초 일본인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으로 시중에서는 현재까지 일부 통용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사는 적색유화수은(赤色硫化水銀)으로 도자기에서 사용하는 동(銅)과는 성질이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청자에서 동화가 사용된 것은 12세기경으로 추정되지만 현존하는 유물들은 대부분 13세기의 것들이다. 청자동화모란문편 또한 13세기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자에서 동화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지난한 일인가를 생각하면 비록 조각난 청자동화모란문편에 불과하지만 새삼 반갑고 귀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1916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발행된 애국창가 2011년 8월 24일 문화재청은 ‘애국창가’를 등록유산 제475호로 지정했다. ...
도편의 반 이상이 내섬명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섬시(內贍寺)는 각 궁전에 대한 공상, 2품 이상에게 주는 술, 왜와 야인에게 주는 음식과 직조 등의 일을 맡아보던...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