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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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선의 남도문화 기행(31)

시마우타, 제이팝의 양 날개

  • 특집부
  • 등록 2022.02.21 07:30
  • 조회수 21,618

 

 이윤선(문화재청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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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우타를 통해 민요의 부흥뿐만 아니라 지역경제를 포함한 지역 활성화가 이루어진지 오래다. 시마우타의 전통 외에도 아마미민요대회의 수상자들이 일본 가요계로 진출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송가인이 전국노래자랑 진도편에 나가 일약 붐을 일으킨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전국노래자랑과는 결이 많이 다르다. 우타샤(歌者)의 노래가 아마미오시마 전역에서 유행하게 된 것도 민요대회나 종합적인 콩쿠르 등의 무대 활동이었다. 이것이 레코드 출시로 이어진다. 우타샤(歌者)는 우타아소비(歌遊)의 난장에서 길러져 유명해진 존재를 말한다.


우리 경우와 정확하게 대칭되는 건 아니지만 예컨대 향토민요 전문가라고나 할까우타아소비는 남도의 '산다이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민요대회나 콩쿠르를 통해 우타샤의 노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음을 주목한다당초에는 마을단위나 개인이 주최하는 작은 민요대회들이 열렸다그러다가 아마미오시마 전역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민요대회로 확장된다.


나카하라 유카리의 <남태평양해역조사보고서, 2006>에 의하면, 1961년 동경에서 개최한 문부성 주최 민속예능대회에 아마미오시마의 시마우타와 하찌가쯔오도리(八月踊흔히 추석에 추는 춤으로 해석된다)가 출연하게된 것이 시작이다.


이때로부터 붐이 일어나 급기야는 제이팝(J-pop)계에 시마우타의 스타들을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된다아마미 시마우타의 기점이 되는 스타는 하지메치토세(ちとせ)한국에서도 그녀의 와다츠미의 나무(ワダツミの)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세토우치쵸 카토쿠 출신이다중학생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마우타를 배워 1996년 17세에 아마미 민요 대상을 수상하였다알려진 것처럼 2002년에 메이저 데뷔를 하자마자 그 독특한 가성(특히 시김새)으로 큰 화제가 되었다.


시마우타 창법과 하지메치토세의 등장시마우타는 특유의 가성을 많이 사용하는 노래다일종의 시김새인데그 기초에 있는 아마미 민요의 매력이나 독자성을 어필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그때까지 오키나와 민요의 그늘에 가려져 개성적인 측면을 인정받지 못하던 아마미 민요는 하지메치토세(ちとせ)의 활약으로 그 존재를 부각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그녀가 부른 노래 중에서 전통적인 우타가케 형식(주고받는 형식)으로 부른 노래들을 다양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메이져 대회에 데뷔한 후 제이팝(j-pop)으로 번안해 부른 노래 속에서도 이 형식은 변함없이 확인된다. 아마미오시마 시마우타의 특성 중의 하나는 노래의 1/3 이상을 특유한 가성으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물론 제이팝으로 번안된 노래 속에서는 이런 특성이 많이 희석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메치토세가 가진 아미미오시마 시마우타는 일종의 '전통 브랜드'로 대우받아 왔다. 하지메치토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마우타 기반의 가수 중에서 리키(Rikki, 中野 律紀)도 주목할 만하다.


15세에 제13회 일본민요대상 그랑프리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앨범 "Miss you Amami"에서 아마미 시마우타와 팝의 접점을 찾았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터넷게임 중 파이널판타지 10 주제곡 <스테키다네>를 통해 이런 측면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곡은 한국가수 이수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불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