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0 (금)
국악협회 쟁송수습위원회가 내부적 합의로 수습하자는 제안을 간절하게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그 이유가 밝혀졌다. 위원장 명의로 보낸 ‘쟁송수습의 지혜를 찾는 모임 참석 요청’이란 서신에는 양측에게 "항소심 판결이 나는 1월 이전에 부디 함께 머리를 맞대 집단지성의 지혜를 도출”하자고 간절하게 호소하였다.
수습을 위해 양측과의 협의를 요청한 서신은 다급함을 담고 있다. 국악협회가 1심 패소 판결을 받고 바로 항소하여 그 2심 판결을 한 달밖에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다.
한편, 이 같이 수습위원회 자체의 책임감과 2심 판결 시점을 상정한 절박감을 담은 이 호소의 배경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것은 의외로 한 매체가 입수한 국악협회 법정대리 대표변호사가 2021년 5월 제출한 항소이유서에 스스로 밝힌 내용이 다.
항소이유서에 의하면 국악협회가 1심과 같이 패소할 경우, 세 가지 위험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 적시되었기 때문이다.
하나는 다시 2심에서 패소하면 국악협회가 ‘공중분해 된다’고 고백한 사실이다. "피고 한국국악협회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고 결국 피고 한국국악협회는 공중분해 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고백한 것이다.
둘은 파국 범위가 농악분과를 넘어 전 분과에도 적용됨을 밝혔다. "자격 없는 정회원과 대의원에 의해 한국국악협회 총회의 모든 결의가 무효가 됨으로써 결의에 따라 진행된 모든 법률행위도 무효가 되는 것이다"라고. 정확하게 밝힌 것이 된다.
셋은 매우 현실적인 위험을 밝혔다. "정회원이 된 것으로 알고 회비를 내왔던 사람들은 회비를 반환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며, 그 금액은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것만 계산하더라도 수십억 원에 이릅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패소했을 때 스스로 회원들에게 반환해 주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상의 세 가지를 1심 패소 후 처할 파국상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이는 진정 어린 고백으로 보게 된다. 이런 해석의 배경은 다음 마지막 문장과 같이 애소(哀訴)하였기 때문이다.
"1심에서 판단한 원심의 논리대로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필연적인 것으로 한국국악협회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게 됩니다."
이상과 같이 위급하니 1심을 배척해 달라고 재판부에 애원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성을 국악협회 전국 화원 대다수는 모르고 있다는 것은 물론, 현실적으로 수십억 원의 회비를 돌려받아야 하고, 이 경우 실제 협회는 능력이 전혀 없는 단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에서 국악협회 관계인들의 배임이 거론되는 배경인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다행인 것은 묘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즉, 국악협회가 1심까지는 이러한 위험성을 몰랐다고 판단된다는 점이다. 만일 2심 판결 전에 수습이 된다면 이에 대한 도덕적 면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습위원회는 항소심 판결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양측에 ‘애소’ 한 것이고 1인 시위까지 한 것으로 보게 된다.
12월 23일 내일, 재판부는 2심 마지막 심리를 한다. 그리고 1월 중에는 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야말로 긴장된 시간을 마주하고 있다. 한 매체는 이를 "두 기차가 마주보고 달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했다.
과연, 국악협회를 위해 이사장에 출마 하여 원고와 피고가 된 양측, 이 중에 솔로몬의 판결로 진정한 승자가 되는 이가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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