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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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64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 믿지 않았더니

  • 특집부
  • 등록 2021.11.24 07:30
  • 조회수 1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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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안민영선생의 시를 쓰다. 한얼六十九 (2021, 선지에 먹, 16× 27cm)

 


어리고 성긴 가지 너를 믿지 않았더니

눈 기약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고나

잡고 가까이 사랑할 제 暗香조차 浮動터라


작품해설

가지가 여리고 드물어 꽃을 피울까만 여겼더니

눈 여겨 본 마음 져버리지 않고 두 세 송이 피었구나.

밤이라서 그냥말까, 촛불 들고 가까이서 아껴하니

그윽한 향기 은은히 풍겨오네.

 

작자

안민영(安玟英) 자는 성무·형보, 호는 주옹(周翁).

서얼 출신으로 성품이 고결하고 멋이 있으며

산수를 좋아하고 명예나 이익을 찾지 않았다.

박효관에게서 창법을 배웠다.

주로 즉흥적인 풍경을 노래했고 제재를 넓게 썼는데,

그중에서도 매화를 주제로 한 것이 가장 많다.

매화사 梅花詞8수는 그의 뛰어난 재능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가곡원류에 시조 영매가 咏梅歌를 비롯한 26수가 실려 있다.

 

작품감상

민체는 서자의 필의를 드러내기에 적합한 서체이다.

특히 민체의 흘림글씨는 한문서의 행초서와 더불어

서자의 심중을 활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서체로서

작가의 개성과 기상이 잘 드러난다 하겠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아호가 한얼, 醉月堂이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