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민머리 자화상'은 이제 혼자가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비비고 부빈다.
변웅필(51)작가의 신작전이 4년만에 열렸다. 22일 서울 청담동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아트매니지먼트에서 선보인 개인전은 '얼굴 잔치'다. 파스텔톤 색감에 얼굴 형상이 담긴 7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 변웅필은 "인물들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거리두기 시대여서 일까. 마스크도 없이 한 얼굴처럼 맞대고 부비는 모습이 이질적이면서도 옛날 감성을 돋게도 한다.
단순화된 인물들은 '마스크 시대'여서 탄생했다. 작가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쓴 인물들은 무슨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갖는지를 알 수 없다"며 "그저 보여지는 모습으로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이번 70명의 인물들 역시 그런 익명성과 보편성을 최대한 단순화시켰다"고 했다.
자신의 얼굴을 짓궂은 놀이를 즐기듯 이리저리 일그러트리고 강렬했던 초기 자화상과 달리 신작은 불필요한 감정이 최대한 배제됐다.
"서양화 재료를 사용했지만, 완벽함보다는 뭔가 약간 모자란 듯 비움을 추구한 동양의 감성도 담았다"는 그는 전업작가로서 20년, 여전히 "회화는 무엇인지, 그림이 무엇인지"가 화두다.
"화가로서 가장 기본적인 물음을 묵묵히 실천해가고 싶었다"는 그는 "그래서 가장 기본 색깔인 오방색을 나름대로 해석한 색조를 바탕으로 선과 면만으로 기본의 조형성을 완성했다"고 했다.
2000년대 초반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서울은 그를 환대했다. 얼굴을 거대하게 담아낸 '자화상'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2009년 스타작가로 등극했고 미술시장 인기작가로 유명세를 누렸다. 세월이 흘렀고, 촉망받는 젊은 작가에서 어느덧 50대 중견 작가가 되었다. 미술시장은 급변했지만, 화가는 쉽게 변할 수 없다.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끈질기게 밥벌이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강화도로 내려가 작업실을 짓고 하루하루 그림을 그리며 세상을 살아내고 있다.
매끈하고 깔끔한 그림이 흔적이다. 세필을 사용하는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힘이다. 한쪽 방향으로만 칠하는 붓질이 특기로, 얼룩하나 없는 붓질로 완결됐다. 온 정신을 작품에 쏟았다는 증거다.
그의 대표작 ‘민머리 자화상’ 시리즈가 독일에서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감성적 결핍의 이야기였다면, 15년간 한국에서 다시 살며 어른이 된 그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은 '세상에 스며듦'의 미학을 보인다.
강렬한 표정에서 벗어나 가벼워진 드로잉처럼 보이는 이번 신작전 타이틀은 'SOMEONE'. 누군가와 함께한 작품은 뾰족함을 지우고 따뜻함으로 변신한 작가의 모습이다. 아이 같기도 어른 같기도 한 그림은 작가와 닮았다. (나이 지천명을 넘었지만 피터팬 같은 소년의 모습이 있다.)
수많은 인물 그림은 여백의 선으로 단순미가 돋보인다. 색과 색 사이 가느다란 선으로 살린 눈, 코, 입, 어깨라인이 압권이다. 마치 일필휘지로 동양화 난을 친듯한 기운생동 한 선의 미학을 보는 듯하다. 전시는 12월30일까지.
◆변웅필 작가는?
동국대학교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독일 뮌스터미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와 마이스터과정을 졸업했다. 그동안 부산 아리랑갤러리)2018), 서울 갤러리조은 2014, 서울 UNC갤러리(2014), 서울 갤러리현대 윈도우(2013), 부산 아리랑갤러리(2012), 서울 갤러리현대(2009) ‘한 사람으로서의 자화상' 등 10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뮌스터미술대학 대상, DAAD외국인학생 장학금, 쿤스트아스텍프 미술상, 2005 아도 미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지학사 중학교 미술교과서, 천재교육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미진사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등 국내 6종의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그림명상', '느낌의 미술관' 등 여러 단행본 표지로 소개됐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OCI미술관, 인천 문화재단, 독일 MARTA현대미술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행정대법원 등에 소장되어 있다.
도편의 반 이상이 내섬명 이규진(편고재 주인) 내섬시(內贍寺)는 각 궁전에 대한 공상, 2품 이상에게 주는 술, 왜와 야인에게 주는 음식과 직조 등의 일을 맡아보던...
김율희 (강태홍류 산조춤 보존회 회장) 김율희 이사장은 부산에서 태어나 전통춤 4대 가업을 잇는 무용가다. 조부 김동민과 고모 ...
정선아리랑을 쓰다. 한얼 이종선, (2024, 문양에 먹, 34× 34cm) 담뱃불로 벗을 삼고 등잔불로 님을 삼아 님아 님아...
명가의 조건, 남원 몽심재(夢心齋) 우리는 무엇을 명가(名家)라 하며 명문(名門)이라 이르는가 지리산 골골이 짙은 숲들을 지나 남원 견두산 자락 단아한 고택서 죽산박씨 종...
현역 최고령 무용가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극장에서 열린 '세계 무용사'출판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일노래, 삶의 노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 ) 2024.05.22. 소박하고 향토적인 ...
세븐틴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사진=위버스 라이브 캡처) "오늘 저희가 (데뷔) 9주년인데, 이렇게 큰 공연장에서 전 세...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사진=물고기뮤직) 2024.05.26. "이깟 날씨쯤이야 우리를 막을 수 없죠....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에서 2024 남산소리극축제 ‘여설뎐(女說傳)- 싸우는 여자들의 소리’가 펼쳐졌다. 이 공연에서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극을 주도하는 ...
가수 김연자 (사진=초이크리에이티브랩) "오로지 노래가 좋아 달려온 50년입니다. 여러분의 응원과 사랑에 힘입어 힘든 순간도 다...
2년 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서울연희대전'이란 이름의 한 공연이 있었다. 제1회 '장구대전'이란 부제가 붙어있고, 입장권 전석이 판매 되어 화제가 되었다. 무대에서 오직 '장...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나무 그늘이 우거진 5월의 한복판, 양재동의 한 공원에서 곧 있을 해금플러스 25주년 기념 공연 준비에 한창인 해금연주자 강은일 교수님을 만났다. 지저...
이탈리아 기록유산 복원 전문가인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전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연구소(ICPAL) 소장이 최근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9일에서 10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기획 공연 ‘긴산조 협주곡’이 펼쳐졌다.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이 협주곡으로 초연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