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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최경만의 神算한 ‘2021 서도 樂 천수바라’
11 20 오후 5시 민속극장 ‘풍류’
삼현육각피리보존회 주최 주관
스승 지영희의 존경과 추모, 두 곳 공연
지난 11일 토요일 오후 5시, 같은 날자, 같은 시간에 ‘같으면서 다른’ 공연이 있었다. 서울의 민속극장 ‘풍류’에서 ‘서도 樂 천수바라’가, 또 하나는 평택시 ‘지영희홀’에서 지영희국악관현악단 공연이다. 같은 것은 제자 최경만과 박범훈이 스승 지영희 선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공연이란 점이다.
이번 공연 기획자 삼현육각 피리 종목 예능보유자 최경만은 ‘2021 서도 樂 천수바라’ 인사말에서 "서울 경기지역의 음악을 정리하시고 국악을 위한 후학양성에 지대한 공을 세우신 故 지영희 선생님께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 선생님의 올곧은 음악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고자~”라고 하였다. 추모와 공연 취지를 표한 것이다. 제9회 지영희국악관현악단 공연 초연작 ‘지영희 찬가’를 작곡한 박범훈은 "하늘이 열리고 땅이 솟구쳐/ 한반도 허리춤 평택 고을 포승땅/ 한줄기 빛으로 온 만능재인 지영희~”라는 가사를 선율로 수놓았다. 역시 스승을 추모하고 예찬한 것이다. 한 제자는 피리와 호적을, 또 한 제자는 피리와 작곡을 내리 받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피리 예능보유자와 작품집의 저자로, 또 한 제자는 작곡가, 지휘자, 교육자로 최고의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두 제자로부터 추모의 대상인 지영희(본명 지천만, 1909~1979)선생은 피리, 대금, 호적, 단소, 해금, 북, 장고 등 거의 모든 전통악기 연주에서 명인의 경지에 이른 재인이요, 교육자이다. 그리고 1973년 11월, 고도의 기예와 예술성을 갖춘 연주 종목인 ‘시나위’를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하고 그 보유자가 되었다. 해금산조와 피리산조를 완성하여 ‘산조의 대사’로 명성을 날리기도 하였다. 특히 서울국악예술학교 설립 시부터 참여하여 후학을 양성하여 그 직계로 최경만과 박범훈 등을 두게 되었다.
그런데 선생은 개인적 사유로 1974년 부인 가야금산조 예능보유자 성금연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에 대해 1975년 5월 문화공보부는 두 분의 종목 보유자 인정을 ‘해외 거주’라는 사유를 들어 해제시켰다. 이 결과는 결국 종목 보유자 해제를 넘어, 종목의 전승과 보존 자체를 단절시킨 것이다. 두 제자는 스승에 대한 존경과 함께 이를 안타까워한 것이리라.
‘서도 樂 천수바라’ 공연은 최경만, 진유림 그리고 유지숙을 중심으로 6작품을 선보였다. 최경만은 스승에게서 전수한 가락에 자신의 더늠으로 완성한 ‘호적풍류’로 공연 마지막을 장식했다. 승무와 살풀이 이수자인 진유림은 7차례의 춤사위 변화로 조화를 이룬 ‘승무’를 정연하게 보여주었다. 유지숙은 간단명료, 거두절미의 진행 솜씨와 함께 ‘회심곡’을 선사했다. "회심곡이 서도소리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마음 조려 마쳤다”는 아니리로 작품해석의 자신감과 친화력을 보여주었다.
‘2019 경기 樂 천수바라’에 이은 이번 ‘2021 서도 樂 천수바라’는 기획자 최경만의 호적 중심 반주음악 진수 ‘천수바라’의 취지를 명료하게 무대화 한 공연이다. 추모와 기량 발휘, 그리고 전승의 여러 뜻을 담은 신산(神算)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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