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특별기고] 적벽가 중 ‘싸움타령’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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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적벽가 중 ‘싸움타령’에 대하여

  • 편집부
  • 등록 2021.04.30 16:30
  • 조회수 807


                                    이용수(수궁가 이수자/서울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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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이용수: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

 

적벽가 ‘싸움타령’ 중 "습용간과 헌원씨 염제로 판천싸움, 능작대무 치우장수 사로잡던 탁록싸움,.....”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대목은 중국 사마천이 쓴 ‘사기’를 보고 창작한 것이기에 중국인들이 역사를 왜곡하여 우리의 배달환국 14세 천황인 ‘치우천황’을 말함인데, 치우를 중국의 헌원에게 난을 일으킨 장수로 표현하여 헌원이 사로잡았다고 잘못 표기하였습니다. 

 

그간 우리는 모르고 그대로 따라 불렀는데, 사실은 반대로 우리의 치우천황이 헌원을 10년간 73회 전쟁 중 전승하여 결국 탁록(涿鹿)에서 헌원을 잡아다 중국인을 대표하는 부하 장수인 황제(黃帝)로 삼았다는 역사가 있습니다.

 

이건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에서도 다 알고 있는 상고사입니다. 이때 치우천황은 안개를 일으키고 철을 먹는다는 무서운 장수로 알려져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치우장수를 귀신이라고 무서워하며 하나의 전쟁의 신이요, 승리의 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한나라 유방이나 이순신 장군 등 모든 장수들이 전쟁에 나갈 때 치우 신에게 제사를 모시는 관습이 있지요. 2002한일월드컵 때 그 무서운 도깨비 문양의 치우상이 바로 그 치우천황입니다.

 

이러한 전쟁역사인데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조상을 격하시켜 ‘치우장수를 사로잡은 중국 헌원’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비웃음거리가 될까요? "자식들이 자기네들 조상도 모르고 그걸 명창이라고 소리하고 있나? 자기 조상도 모르는 불쌍한 녀석들!” 라고 비웃을 것이다.

 

판소리 대회에서도, 또 문화재 시험이나 어디서 부르는 한마디 소리할 때, 그런 대목을 옛날같이 한다며 "뜻도 모르고 소리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고, 때로는 불이익을 당할 것이기에 알려드립니다.

 

앞으로는 그 대목을 "치우천황이 헌원을 73전 전승했던 탁록싸움!” 하고 고쳐 불러야 합니다. 참고로 이러한 내용은 저의 최근 출판 작 '그들은 누구인가, 한민족!'이나 '블랙홀에서 온 사나이'  책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둘 다 교보문고에서 판매 중이니 ‘뜻을 알고 소리하자’는 취지에 동감하시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chow96@hanmail.net)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