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6 (목)

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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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서예로 읽는 우리 음악사설 43

산촌(山村)에 객불래(客不來)라도 적막(寂寞)튼 아니하이

  • 특집부
  • 등록 2021.06.30 07:30
  • 조회수 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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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김수장의 시를 쓰다 한얼 육십구 (2021, 한지에 먹, 38×37cm )

 

산촌(山村)에 객불래(客不來)라도 적막(寂寞)튼 아니하이

화소(花笑)에 조능언(鳥能言)이요 죽훤(竹喧)에 인상어(人相語)

송풍(松風)은 거문고요 두견성(杜鵑聲)은 노래로다

아마도 나의 이 부귀(富貴)는 눈 흘길 이 없으리.

 

 

작품해설

산촌에 찾아오는 이 없어도 쓸쓸하지만도 않은 것이,

꽃의 미소에 새가 마주 노래를 부르고

대 닢 서걱이는 소리는 마치 사람이 속삭이는 듯.

게다가 솔바람 소리는 그대로 거문고 가락이요

두견이 울음소리는 구성진 노랫소리로다.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누리는 나의 이 호사를

뉘라서 시기하여 눈을 흘길까

 

작품감상

김수장(金壽長)은 숙종 때의 시조작가이다. 시조 833수를 엮어 '해동가요'를 편찬하였다.

해동가요는 청구영언, 가곡원류와 더불어 3대 시조집으로 일컬어진다.

 

속세의 명리를 떠나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산림처사의 여유로운 삶을 노래하고 있다.

 

시의 키포인트를 고체와 예서로 도드라지게 배열하여 강조하였다.

자유의 분방함을 정제된 조화로 이끌어 내는 것이 이 작품의 모티브이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