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6 (목)
뒷 뫼에 고사리 뜯고 앞내에 고기 낚아
솔제자포약손(率諸子抱弱孫)하고
일감지미(一甘旨味)를 한데 앉아 나눠 먹고
담소자약(談笑自若)하여 만실환희(滿室歡喜)하고
우락(憂樂)없이 늙었으니
아마도 환해영욕(宦海榮辱)을
나는 아니 구하노라.
작품해설
뒷산에서 고사리 뜯고 앞내에서 고기 잡아
여러 자식들 거느려 손자는 품에 안고
맛있는 음식 두렷이 앉아 나눠 먹으며 즐겁게 얘기 나누니
집안에 즐거움이 가득차서 근심 없이 늙어가네.
나는 벼슬길의 영욕 따위는 구하지 않으리라.
작품감상
자연이 주는 혜택을 한껏 누리며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니
근심은 뉘 몫이며, 늙어감 마저도 어찌 흔쾌치 않으랴.
다시 세상에 나아가 영욕 구할 마음일랑은 바이없다네.
선면에 잔 멋을 덜어내고 질박하게 썼다.
같은 명제라도 장법에 따라 작품의 맛이 확연히 다름을 보이기 위해,
선면의 것과 대별되는 문양지에 쓴 다른 느낌의 작품을 곁들였다.
작가
이종선(李鍾宣)은 한얼과 醉月堂 등을 호로 쓰고 있다.
한국서학회 이사장, 성신여대 미술대학 동양화과 초빙교수와
한국서총 총간사를 지냈고,
지금은 경희대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강사,
중국난정서회 서울연구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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