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수)

김향순 명창의 “흥보가”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향순 명창의 “흥보가”

  • 김지연
  • 등록 2008.05.02 17:09
  • 조회수 2,945
완창판소리는 지금까지 국립창극단의 간판 레퍼토리로 판소리 애호가 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국립국악원이 상설무대를 만들었고, 이어 국립남도국악원도 완창무대를 열었으며 2008년 남도국악원의 첫번째 완창무대는 4월 18일 오후 7시에 진악당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편제 흥보가는 서편제 판소리와 함께 판소리 전통법제의 하나로 조선말 명창 송흥록의 법제를 이어받은 판소리 유파다. 전승지역은 전라도 동부인 운봉, 구례, 순창, 흥덕 등지로 성립단계에서는 감정의 절재가 엄격한 법식을 존중하는 식자취향의 소리를 표방하였다. 그래서 무거운 소리를 내며 소리에 장식이 없고 맺는 부분에서 꼬리의 끊음이 확실하여 사설이 없는 부분에서는 소리를 길게 잊지 않고 끊어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동편제의 창제는 무겁고 진중한 발성이 특징이라 하겠다. 김향순의 스승이신 박정례(朴貞禮)는 조부 때부터 판소리와 인연을 맺은 정통식 판소리 가계의 출신이다. 부친 박봉래는 송만갑의 판소리 제자로 당대의 명창이며 숙부 박봉술 또한 동편제 판소리의 명창이다. 박정례가 부르는 흥보가는 박녹주(朴綠珠)로부터 이어받은 소리로서 여러 바디로 불리어지고있다. 박정례 흥보가의 특징은 창조의 쓰임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김향순은 그 창법을 잘 살려 특히 통성으로 소리를 쭉쭉 뻗다가 바싹 조여 맺어 떼는 기법이 일품이다. 김향순은 1955년 전라남도 영광 태생으로 일찍히 백남희 선생에게 소리공부를 시작하여 공대일, 박춘성, 김재경 선생 문하에서 춘향가, 수궁가, 심청가를 배우는 한편 임동선 선생에게서 가야금산조와 가야금병창을 학습했으며, 1980년 전라남도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박정례(2004년 별세) 선생으로 부터 동편제 흥부가를 승계받았다. 45년이란 긴 세월 한길로 매진하여 지난해에 보유자로 인정받은 김 명창은 선배 명창으로부터 타고난 소리성과 공력이 합쳐진 목구성에 스승으로부터 승계받은 우조와 계면의 조화 그리고 통성으로 소리를 널었다가 바싹조여 맺여 떼는 기교가 특장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