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수)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금미 명창의 수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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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완창판소리 김금미 명창의 수궁가

  • 김지연
  • 등록 2008.10.24 20:32
  • 조회수 3,470
김금미 명창이 10월의 완창판소리 무대를 장식한다. 김금미 명창은 이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장원의 수상 경력을 기지고 있지만 이제 완창판소리를 통하여 물오른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자 한다. 신재효는 ‘광대가’ 에서 소리꾼이 갖추어야 할 4대 법례로 사설과 인문, 너름새, 득음을 제시하였다. 작고한 김소희 명창은 판소리의 너름새가 무용에 기초해야한다는 말씀을 한 일이 있는데 김금미는 무용의 기초 위에 소리를 더했기 때문에 그 태가 참 곱다.(산불)이나(시집가는 날)과 같은 창극에서 그가 뻗어내는 동작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우아하게 돋보이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너름새의 강조는 판소리가 나아갈 길의 하나인 창극을 예상하며 나타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점에서 그가 채득한 무용이나 여성국극 등의 경험은 올바른 창극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수준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다져온 고운 태를 바라보는 것은 김금미의 소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이다. 이날 김금미 씨가 선보이는 것은 유성준에서 정광수로 이어내려온 ‘수궁가’이다. 고난 속에 살 수밖에 없었던 서민들에게 이 작품은 해학과 기지 넘치는 선물을 주었다. ‘아무런 줄도 모르고’ 자라의 등에 얹혀 망망대해를 떠나가는 토끼의 모습을 소리를 통해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욕망과 허무를 동시에 떠올린다. 토끼의 간을 필요로 하는 용왕과 그 용왕에게 충성을 다하는 자라의 행위에서는 진한 비장감을 느낀다. 그런 비장감 속에서 해학과 풍자가 끊임없이 드러나 ‘수궁가’는 더욱 판소리답다. 이런 판소리의 양면성을 우리는 또 김금미의 ‘수궁가’에서 확인하고자 한다. 완창판소리는 소리꾼으로 하여금 작품 전편에 대한 해석과 배분을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기획의 세계가 펼쳐진다. 이 과정을 통하여 기존의 특징으로 여겨졌던 부분은 재해석되고 환골탈태를 이룬다. 무용을 전공한 덕분에 너름새가 특히 좋은 김금미 명창이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의 기새를 몰아 생애 처음으로 완창판소리에 도전한다. 많은 귀명창들이 그의 이번 무대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