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국악인 추천 휴일의 시 46: 8월의 시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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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추천 휴일의 시 46: 8월의 시 (오세영)

  • 특집부
  • 등록 2021.08.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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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사진=강희갑 사진작가)

 


8월의 시

 

         오세영(吳世榮, 1942~ )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 쯤

돌아가라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 쯤

녹음에 지처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추천인:김명기(상주아리랑보존회 사무총장)

"마음도, 세상도, 절기로도 무덥고 지리한 8월 말이다

그럼에도 이 시기를 건너뛸 수 없다. 9월의 영근 과실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남은 8월의 무더위를 견디련다

그리고 시에서처럼 8월의 녹음을 기억하며 오는 가을의 낙엽을 상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