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코로나19 속 8000명 모인 日음악축제…정부 '3억원' 보조금 취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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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8000명 모인 日음악축제…정부 '3억원' 보조금 취소 예고

경산상 "감염 방지 위반 사업 안하겠단 서약서 써"
"사실관계 규명중…위반시 보조금 교부 취소 대처"

  • 편집부
  • 등록 2021.09.01 06:45
  • 조회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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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지난 28~29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에서 열린 야외 음악 축제 '나미모노가타리 2021' 관람객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무시한 채 공연을 즐기는 모습. (사진=트위터 갈무리) 2021.08.31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에서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지역에서 '노마스크'에 음주까지 한 대규모 음악 축제가 열려 파문이 일고 있다. 정부는 3억원이 넘는 보조금 지급 취소를 예고했다.

31일 NHK에 따르면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이치(愛知)현 도코나메(常滑)시에서 열렸던 야외 음악 페스티벌과 관련 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3000억엔(약 3억2000만원)의 보조금 지급을 취소할 방침을 밝혔다.

가지야마 경제산업상은 음악 페스티벌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해 "이벤트 주최자로부터 감염 방지 대책에 대한 중요사항 위반 사업을 실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내도록 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크 상시 착용과 철저히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는 것, 신체적인 거리 확보 외에도 지자체 요청을 지키는 일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 관계 규명을 시작했다"며 "서약서 위반이 인정된 경우에는 (보조금) 교부 결정 취소를 포함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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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지난해 9월 17일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이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1.08.31.

 

앞서 지난 29일 도코나메시 국제전시장에서는 음악 축제 '나미모토가타리(波物語) 2021'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으며 술까지 마시며 서로 밀착된 상태에서 음악 페스티벌을 즐겼다.

 

무대로 관중들이 몰려들어 마스크를 벗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아이치현에는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중인 상황이어서 비판은 더욱 거셌다.

이에 대해 아이치현은 주최자에게 항의문을 보냈다.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지사는 30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어 "주최자는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극히 유감이다"며 향후 해당 페스티벌의 아이치현 시설 이용을 거부할 생각을 밝혔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주최회사는 30일 밤에서야 "당일 8000명이 넘는 관객이 입장해 계속 (사람들이) 빽빽한 상태가 되었다"며 사과 성명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나미모노가타리 음악 페스티벌은 2005년부터 매년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실시돼왔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취소된 후 올해 여름 열린 것이다.

페스티벌이 열린 국제전시장 크기는 3만㎡다. 29일 티켓은 약 6000장이 팔렸다. 스폰서에 배포된 티켓 약 2000장을 합치면 최대 8000명 이상이 페스티벌에 참석한 셈이다.

이날 공연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살펴보면 관중 사이 거리 확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술도 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아이치현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긴급사태 선언이 내려진 지역에서 행사는 행사장 정원의 50%, 최대 5000명만 수용할 수 있다. 페스티벌은 이도 어긴 것이다.

이에 대한 비난이 인터넷 상에서 쏟아졌다. NHK에 따르면 트위터에서는 "아이들은 운동회도 수학여행도 참고 있는데. 이런걸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없다" "참을 수 없다" 등 비판이 잇따랐다.

또한 "코로나 대책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 참가했다. 가봤더니 거의 마스크도 하지 않고 소셜 디스턴스(사회적 거리두기)의 '소'자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참가를 후회하는 듯한 사람도 있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아티스트는 사과했다. 아티스트 지브라(Zeebra)는 아이치현의 규정에 따른다고 해서 출연했으나 "열어보니 공연장은 위험한 상황이었다.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소독 등 나도 주의를 촉구했지만, 애초에 출연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도 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국민 여러분께 많은 걱정과 폐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