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3 (월)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아리랑은 민족의 음악이다. 4대 아리랑은 ‘본조아리랑’, ‘정선아리랑(아라리)’,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이다. 필자는 여기서 제일 주요한 ‘아리랑’은 ‘밀양아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4대 아리랑 중에서 제일 먼저 나온 아리랑은 ‘정선아라리’이지만 토속민요로 일제강점기에는 유성기음반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강원도아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선아라리류 음악은 등장하고 있다. ‘본조아리랑’이라고 하는 나운규의 영화에 나온 아리랑은 지금 많이 변해있다. 많은 아리랑들이 비슷비슷하지만 그 지역의 이름을 붙혀 여러 아리랑들이 산재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1926년 나운규 영화의 아리랑은 ‘본조아리랑’의 시작인 것은 맞지만, 우리가 지금 부르는 ‘본조아리랑’과는 사뭇 다르다. 우리가 부르는 ‘본조아라랑’은 1947년 이은주 명창의 아리랑을 기점으로 1950년대 중반에 완성된 것이다.
김금화 명창의 ‘밀양아리랑’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개봉(1926년 10월1일)되기 전 9월 27일 동아일보에 나타난다. 사실 음반으로는 아리랑 중에서 처음 나타난 것은 밀양아리랑이다. ‘진도아리랑’은 8년 후인 1934년에 나타난다.
‘밀양아리랑’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1926년 밀양아리랑’의 가사가 제대로 채록 되어 있지 않다. 필자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채록 해놓았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 밀양에 있는 밀양아리랑 비석에 있는 가사는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하지만, ‘1926년 밀양아리랑’에는 ‘날 좀 보소’ 가사는 없다. 또 후렴으로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으로 부르는데 ‘1926년 밀양아리랑’에는 ‘쓰리쓰리랑’이 나타나지 않는다. 1930년 이후 나타난 가사들이다.
일제강점기에 유성기음반으로 제일 많이 나타나는 아리랑은 ‘밀양아리랑’으로 15장에 이르고 있다. ‘아리아리랑’ 음악도 밀양아리랑인 것을 고려하면 19장이 ‘밀양아리랑’이다. ‘본조아리랑’은 변해가는 과정에 있어 몇 장이라 말하기도 애매하다. ‘정선아리리’는 강원도아리랑으로 숨어있는 것을 고려해도 2장 정도, ’진도아리랑‘은 3장이다. ’밀양아리랑‘ 음반이 단연코 많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밀양아리랑‘이 그 만큼 대중들의 인기가 대단했기에 음반사들이 많이 출반했다는 증거다.
이렇게 인기가 많았던 ‘밀양아리랑’이 지금까지 다른 아리랑에 비해 지역에서 푸대접을 받은 것 같다. 이제야 밀양시가 ‘밀양아리랑’음반을 처음 출반하였다.
2장의 음반에는 밀양에서 민속놀이를 전승하고 있는 4개 단체, 감내게줄당기기, 새터가을굿놀이, 법흥상원놀이, 무안용호놀이 팀과 청소년 공연팀인 아리랑친구들이 참여하였다. 통속민요로 출반한 ‘밀양아리랑’이 토속민요화 되어 즐겁게 부르고 있다. 노래는 투박하고 거칠지만 정겹게 다가온다. CD 1, 4번곡 ‘어린이 밀양아리랑’은 1961년 출판한 ‘우리민요 시화곡집’에 나오는 윤석중 선생의 노랫말로 최초로 담은 것이다. 또 밀양아리랑 곡조로 부르는 ‘광복군아리랑’도 수록되어 있다.
이 음반을 시작으로 의미있는 밀양아리랑 음반들이 출반되기를 기대하면서 일제강점기에 출반된 밀양아리랑 유성기음반들이 꼭 복각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유성기 음반 19장에 수록된 밀양아리랑의 가사만 제대로 채록해도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정창관의 아리랑’ 채널, KC-밀양아리랑(4대아리랑) 코너에서는 위의 밀양아리랑, 1926년 김금화 명창이 부르는 밀양아리랑(최초로 유튜브에 공개)과 170 여곡의 밀양아리랑을 감상할 수 있다.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K-VE-581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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