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수)

창극 '리어' 공연...셰익스피어 '리어왕'의 창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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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 '리어' 공연...셰익스피어 '리어왕'의 창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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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셰익스피어 작품 '리어왕'을 창극화한 작품 '리어'의 초연을 펼친다.

 

국립창극단의 간판 스타인 31세 소리꾼 김준수가 분노와 회한으로 미쳐버린 늙은 왕 리어 연기에 도전한다. 30세 소리꾼 유태평양은 글로스터를 연기한다.  이들은 '나이 듦'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물이 처한 상황에 집중하며 분노와 회한, 원망과 자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비극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이 이번에 펼치는 '리어'는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3대 비극 '리어왕'을 창극으로 보여준다. 서양 고전을 우리 고유의 언어와 소리로 새롭게 풀어낸다.

'리어'는 시간이라는 물살에 휩쓸려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2막 20장에 걸쳐 그려낸다. 창극을 위해 극본을 새롭게 집필한 배삼식 작가는 삶의 비극과 인간에 대한 원작의 통찰을 물(水)의 철학으로 일컬어지는 노자의 사상과 엮어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리어왕>이 우리 고유의 말과 소리를 입힌 창극으로 재탄생한다. 국립창극단의 간판 스타인 소리꾼 김준수(왼쪽)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와 ‘글로스터’를 연기한다. 국립창극단 제공
[국악신문] 국립창극단의 간판 스타인 소리꾼 김준수(왼쪽)와 유태평양이 각각 ‘리어’와 ‘글로스터’를 연기한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

 

이 작품은 리어와 세 딸, 글로스터와 두 아들의 관계를 통해 서로의 욕망을 대비시키면서 세대와 관계없이 오늘날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첫 창극 연출에 도전하는 정영두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극 중 인물을 선악으로 구분하지 않고 각자의 생을 살아내고 욕망을 위해 투쟁하는 인간의 본성을 그리는 데 집중했다.

정 연출은 "최근 리어왕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 여러 편 있었는데, 우리 소리를 중심으로 한 창극 리어는 많이 다를 것이다. 고요해지지 않으면 들여다볼 수 없는 물처럼 흐려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을 '리어'라는 인물을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라며 연출 의도를 전했다.

무대는 고요한 가운데 생동하는 물의 세계로 꾸며져 거대한 자연 앞에서 연약한 인간의 존재를 보여준다. 달오름극장 무대 전체에 20t의 물이 채워질 예정으로, 수면의 높낮이와 흐름이 변화하며 작품의 심상과 인물 내면의 정서를 드러낸다.

'작은 거인' 민은경은 코딜리어와 광대를 오가는 1인 2역 연기를 펼치고, 이소연·왕윤정·이광복·김수인 등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다채로운 면면과 조화로운 호흡을 엿볼 수 있다.

음악은 창극 '귀토',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탄탄한 소리의 짜임새를 보여준 한승석이 작창하고, '기생충'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인 정재일이 작곡했다. 작품의 비극적 정서를 담은 심연의 소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면서도 ‘장기타령’, 서도민요 중 ‘배치기’ ‘청사초롱’ ‘투전풀이’ 등 경기민요를 장면에 맞게 차용했다. 우리 전통음악의 정서를 작품 인물 내면의 심상에 불어넣어 무게감 있는 캐릭터로 탄생시켰다고 한다. 


한편, 국립창극단 '리어' 공연은 오는 3월 17일부터 27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예매와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를 통해 하면 된다.

23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린 창극 <리어> 기자회견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극장 제공
[국악신문] 국립창극단은 신작 '리어'를 내달 17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사진=국립창극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