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5 (수)
"카메라를 든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알고 싶다면, ‘그때 그 사진 한 장’을 읽어야 한다. 이 책 속의 사진들은 절묘하게 시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항시 수첩을 들고 다닌다. 언제 어디에서 사건이 발생하여 "기록"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선은 기록하고 발췌는 나중이다.
이 책에서는 기자로서의 세상을 보여준다. 기자는 1968부터 1991년까지 많은 이들, 상황을 기록한다. 만약 세상에 기자가 한 명이라면 모든 사진들이 특별하겠지만 신문사도, 기자도 많다. 그래서 세상은 특별하고 유일한 사진을 찾고 싶어 한다. 그러한 유일 사진을 엮은 책이 ‘그때 그 사진 한 장’이다. 이 책에서는 사진을 새롭게 끌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려준다.
첫 번째, 말하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사진으로 보여줘야 한다. 14 페이지 "거리에서" 의 캡션에서 "어느 시대나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행한 사람이 있고, 친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친절한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이 사진 속의 서울의 거리나 지금 당장 서울의 거리를 나서도 동일한 장면은 포착할 수 있다. 이는 곧 이 시대상과 빈부격차를 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려면 부자인 사람들만 촬영해서도, 가난한 사람들만 촬영해서도 않된다. 이 두 장면이 동시에 보이는 그 각도에서 장면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촬영해야 한다. 아마 이 기자는 이 순간을 위해서 기다렸을 것이다.
두 번째, 순간의 선택을 위해서 노력하고 집중해야 한다. 24페이지 "만원 열차"에서의 등교하는 학생들로 기차가 매달린 모습을 촬영하였다. 사람들로 꽉 찬 대중교통은 현재도 있다. 그 안에서는 시대상을 볼 수 있고, 특이한 행각들이 때로는 일어나기도 한다. 그 상황을 재미있게 촬영해야만 하는데, 그 때 카메라가 없으면 이 장면을 생생히 보더라도 기록을 놓치게 된다.
세번 째, 촬영 대상의 색다른 모습을 포착해야한다. 이 책의 178페이지 "얼굴"에서는 서정주 시인의 지금까지 보지 못한 살아있는 표정을 촬영한 것이다. 이는 우연찮게 시인 앞에 기자가 있었을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의 선택이 다신 없을 사진을 만들어 낸 것이다.
유명한 사진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저서 ‘결정적 순간’ 책 속에는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와 "사진을 찍을 때 한 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 이고, 찰나의 승부를 거는 이유는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보며 내내 마음에 눈을 뜬 채 피사체를 바라보고 그 찰나에 승부를 걸었구나 싶었다. 또한, 이 책에는 편견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다각화하여 세상을 바라보며 한 사람을 촬영 할 때는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담아야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기자는 때론 과감하지만 촬영 대상자에게는 친근하게 다가간 결과다.
"하루 한 번 잠깐 멈춰 마음의 눈을 떠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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