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정창관/한국고음반연구회 부회장
전통악기 해금은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악기다. 울림통과 명주실로 이루어진 2줄의 현으로 되어 있으며, 무릎에 해금을 올려놓고 활을 사용하여 연주하는 악기다. 음역은 2옥타브를 넘나들며 음색은 날카롭고 섬세하다. 과거에 해금은 왕실의 의식음악을 연주할 때 사용한 주요악기였으며, 지금은 창작국악, 재즈, 크로스오버 등 현대의 다양한 장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국악기다.
이 음반에는 서양악기와 아우르는 이색적이고 다양한 해금 음악을 접할 수 있다. 해금 Solo를 위한 ‘한량’은 독주 형태가 아닌 피아노, 타악과 함께하는 창작곡이다. 양반을 일컫는 ‘한량’은 3악장으로 걱정 없이 유유자적하게 사는 한량의 유쾌하고 자유로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음은 서양악기와 함께하는 민요 4곡 ‘군밤타령’, ‘방아타령’, ‘꼭두각시’, ‘신고산타령’이다. 해금이 서양악기 속에서 노래하며 춤춘다. 흥겨운 곡이다. ‘신고산타령’에서는 연주자가 직접 노래도 부른다. 진양-중모리-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로 이어지는 ‘지영희류 해금산조’는 해금이 건반, 기타, 더블베이스, 드럼과 함께하는데 다른 악기에 가려 해금산조의 멋은 덜하지만 이색적인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에는 ‘아리랑연곡’이 수록 되어있다. 해설서에는 여러 사람의 소개 글과 간단한 곡 설명이 실려 있으며 영어로 번역되어 있다.
이태경 해금 연주자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숙명여자대학 대학원을 거쳐 단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의 이수자이며, 현재 이태경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에 1집 이태경 <위대한 사랑(Great Love)> CCM음반을 출반한 적이 있다. 연주자는 그 동안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 관객과의 새로운 소통을 위하여 여러 가지 작업을 해왔다.
영화 제목이나 책 제목은 그 속에 든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음반 제목도 마찬가지다. 산조와 민요, 부제는 맞으나, <해금, 가까이 듣기>는 가까이 듣기보다 서양악기의 연주 속에서 해금을 듣는 것이다. 국악기와 서양악기와의 조합은 쉽지 않은 작업으로 서양악기의 강한 소리에 휩쓸리지 않게 어울림을 잘 끌어내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어떻게 느껴지는 가는 감상자의 몫이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GGC-20029&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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