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일)
"춤은 칼과 같아서 하루만 안 갈아도 녹이 스는거여."(이매방)
김진홍이 평생 등에 비수처럼 꼽고 살았던 좌우명이다.
30대 한창 젊을 때 진주살풀이와 진주교방굿거리, 진주검무로 명무가를 일궜던 김수악 명인에게서도 예술의 경지가 어디까지인지 깨닫게 된다.
"자네는 음악과 춤이 무엇인지 아는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절이 인생의 희로애락이어서 그것이 바로 춤이라네."(김수악)
스승의 물음에 딱히 답을 못했던 기억이 선하다. 스승의 선문답 같은 화두를 지금도 놓치지 않았다.
1976년(42세) 부산민속예술보존회에 입회하여 만난 김석출(동해안별신굿 예능보유자)의 사촌동생 김계향은 또 다른 춤의 세계를 열어준다. 당시 동래학춤의 입장단(구음)을 하던 김계향에게서 굿공부를 하면서 지전춤, 반야용선춤, 꽃맞이춤 등 춤의 뿌리가 되는 굿춤(무무)을 배웠다. 잠깐 경기 재인청 재인(才人) 이동안으로부터도 태평무와 진쇠춤도 배웠다.
1983년 49세 때 제9회 전주대사습에서 승무로 무용부문 장원을 한다.
"춤이라 하는 것은 테크닉을 많이 넣으면 춤추는 사람한테 여유가 없어지는 거라예.
테크닉 많이 넣고 잔가락 많이 넣고 추는 춤은 그냥 춤일 뿐이지예.
빨리 많이 추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드래도 한 동작 바르게 추는 춤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합니더."
춤은 끝까지 감상하고 난 뒤에도 여운이 남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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