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좋은땅출판사, ‘우아했던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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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출판사, ‘우아했던가’ 출간

도쿄에서의 기억, 페이지에 손끝을 갖다 댈 때마다 도르래와 같이 움직인다

  • 김한나
  • 등록 2021.02.10 09:26
  • 조회수 237
호정 지음, 116쪽, 1만2000원

 

좋은땅출판사가 ‘우아했던가(優雅だ)’를 펴냈다.누구라도 한 번쯤은, 혼자서 모든 게 낯설기만 한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거나 그 생각을 실현한 경험이 있을 것이라, 내가 보내오던 현실의 하루를 넘어 낯선 곳에서의 눈을 뜨는 첫날 밤 아침은 쓸쓸하고도 분명 아름다웠을 것이다.

저자 호정은 "우아했던가 과거형으로 묻고 있지만 제목 옆에 적혀있는 優雅だ는 현재를 뜻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중첩돼 있다”고 이야기한다.

도쿄에서 보낸 과거의 조각들과 함께 현재 진행형 이야기를 통해 과거의 저자와 현재의 독자가 만나게 된다. 어느새 독자의 기억이 저자의 기억과 도쿄의 어느 골목에서 만나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순간이 책의 대화법이자 묘미이다.

어린 시절 추억이 밴 대상이 눈앞에서 빛나고 있을 때의 황홀감, 도쿄의 거리를 생각의 걸음들과 개척해 나가는 경험들, 노을이 반사된 핑크빛 바다에 떠오른 후지산, 문을 열고 나서면 현실이 여행이 되는 그곳에서 그녀의 담담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일본의 공간, 문화, 사회적 사건의 이야기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