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3수 분화의 세계관’으로 우리 음악원리를 설명해 온 한국항공대 우실하교수가 개인 작품전을 연다. 한글 창제 원리와 무한한 변용 동력을 품고 있는 만다라를 주제로 한 작품과 신축년(辛丑年)신년화를 포함한 31점을 선보인다.
우교수는 동양사회사상, 문화이론, 한국문화론, 한국문화사 및 사상사 분야에서 한국문화와 사상의 원류를 밝히는 연구에 집중해 왔다. 이 연구를 위해 중국 요녕성 심양시의 요녕대학(遙寧大學) 한국학과 교수와 내몽고 적봉시의 적봉대학(赤峰大學) 홍산문화연구원(紅山文化硏究院) 방문 교수를 지냈다.
이상의 이력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동북아 고대 사상사와 문화사를 작품 ‘한글, 우주를 품다! 한글 만다라와 신년화에 형상화 하였다. 훈민정음 모음 11자와 자음 17자의 제자 원리에 담긴 천-지-인 사상과 주역의 하도(河圖), 그리고 인간의 발성 기관과 음양오행 간의 관계를 조형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신년화는 우교수가 2009년 기축년(己丑年)부터 매년 그려온 것으로, 올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이하여 12지지의 해를 모두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목이 된다. 특히 이번 신년화는 당해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여 다양한 형태의 부적(符籍)을 응용하였는데,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전염병퇴치부’를 넣은 것이다. 신축년의 신(辛)과 축(丑)이 각각 칼과 맹금류의 발톱을 의미하니, 작가는 이를 통해 코로나19 전염병을 ‘휘어잡고 잘라버리길’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한다.
작품에 담긴 사상적 배경 외에도 작가 특유의 제작 기법은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한다. 우유를 이용해 글자와 형상들을 여러 겹으로 쌓거나, 붓글씨를 탁본 기법에 적용하여 글자를 도드라지게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달성된 기법들은 작품의 의미를 한층 부각시킨다.
"작가는 왜 그 오랜 연구를 하나의 총체적 이미지로써의 작품으로 전환했는가. 내부에서 끊임없이 추동하는 어느 욕구가 학자를 작가로 내몰았던 걸까. (…) 지금까지 연구해왔던 내용 −명리학의 내용, 음양오행의 원리, 역사적인 문양과 도상, 중국 문명과 한국 문명의 발자취, 한글의 원리− 을 제한된 형식 안에 총체적으로 이끌어오는 데 성공한 이번 작품들은 그래서 중심과 무한한 변용을 동시에 품고 있는 만다라와 닿아 있다.” - 김태은(아트노이드178 디렉터)
"이번 전시의 주제인 한글이 품은 우주란 아마도 [그의] 책 <동북공정 너머 요하문명론(2007)>의 서문 제목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와 김구 선생을 떠올리듯 책의 서문의 제목을 "‘동북아 문화공동체’와 ‘동북아 르네상스’를 위하여”라고 붙였다. (...) 새로운 천년의 빛을 꿈꾸는 것이 단지 몽상적인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오랫동안 궁구하고 실천해왔고 그 결과, 이처럼 생동하는 감각이 어울리는 매력적인 회화로 전시를 열게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 - 김노암 (LG시그니처아트갤러리 예술감독)
선 하나하나에 꿈을 담아 접던 종이학, 작가는 여기서 자신의 꿈만이 아닌 종이학이 지녔을 꿈을 상념해 본다. ‘날갯짓 없이도 구만리 장천을 나는 대봉’(1993년 작가의 글 중)의 꿈, 비상하는 한 마리 새의 외침이 전시장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2월 3일 공식 오프닝 행사 없이 전시가 시작되며, 12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장 ‘아트노이드178’은 성북구 삼선교로 6길 8-5, B1이고 설 연휴와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다.(02-742-6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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