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아리랑칼럼] (15)진도아리랑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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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칼럼] (15)
진도아리랑에 대한 오해

기찬숙/아리랑학회 연구이사

  • 특집부
  • 등록 2020.12.12 07:30
  • 조회수 37,375

진도는 무형문화유산의 섬이다. 진도에서는 소리, 그림, 서예 자랑하지 말라고 한다. 그만큼 예능이 뛰어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란 말이다. 실제 국가 또는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는 10종목이나 된다. 군 단위로서는 최고의 보유이다. 예컨대 ‘강강술래’(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8호)를 비롯하여 ‘남도들노래’(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51호), ‘남도잡가’(전라남도무형문화제 제34호), ‘다시래기’(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81호), ‘조도닻배노래’(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 40호), ‘진도만가’(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19호), ‘진도홍주’(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 ‘진도북놀이’(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18호), ‘진도씻김굿’(국가지정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소포걸군농악’(전라남도무형문화제 제39호)이 있다.

 

그런데 그 유명한 진도아리랑은 국가는 물론 전라남도 무형문화재에 들어있지 않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진도아리랑은 이미 지정이 되어있는 줄로 안다. 적어도 전라남도 지정 ‘남도잡가’에는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오해의 기반에는 이런 기록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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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2016아리랑대축제(주최:문제부/주관:국립중앙박물관 )에 진도아리랑보존회 초청공연. 오른쪽 첫번째가 사단법인 진도아리랑보존회 박병훈 회장이다. (1985년 설립)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무대.(사진=기미양) 2016.10.09.


#"진도아리랑-향토문화유산, 2001년 10월 지정-전라남도 지정 남도잡가 예능보유자가 남도잡가에 포함이 되어있는 진도아리랑을 부르고 있다.”(『2008 아리랑 현황조사보고서』, 2009)

 

#"진도아리랑은 남도잡가로서, 전라남도 지정문화재 제34호이자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진도군수 이진동, 아리랑 인류문화유산 등재기념 학술대회 축사)

 

#"남도들노래가 중요무형문화재 제51호(1973년 지정), 남도민요(‘남도잡가’의 오류)가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2001년 지정), 정선아리랑이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1971년 지정)로 지정되면서 각 종목에 포함되어 있는 아리랑이 함께 보존 전승의 지원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진도아리랑의 보존과 진흥', 2013)

 

 

마치 진도아리랑이 ‘제34호 남도잡가’에 포함되어 지정을 받은 것으로 오인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이유로 진도아리랑은 진도 내에서는 독립 종목으로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진도 외의 지역, 즉 전국적으로는 정반대의 현상을 갖고 있다. 즉, ‘다시래기’, ‘씻김굿’, ‘남도들노래’, ‘만가’, ‘북놀이’ 등은 잘 몰라도 진도아리랑은 모르는 이가 거의 없는 사실 때문이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34호 <남도잡가>에는 보렴·화초사거리·육자배기·자진육자배기·흥타령·개구리타령·새타령·성주풀이를 지칭한다. 2001년 <남도잡가> 지정 심의에서 진도아리랑은 제외되었다. 제외된 이유는 "조선 후기 광대나 사당패 등 전문적인 소리꾼들에 의하여 집중적으로 창출 된 과도기적 장르”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생성 시기가 근대라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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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 1988년 팔도아리랑축제에 초청공연을 한 진도아리랑보존회 박병훈 회장과 회원들 (장소:국립극장)

 

오늘의 아리랑 상황에서 진도아리랑은 ‘육자배기조 남도 아리랑’의 독자성을 갖는다. 특히 ‘산아지타령’과의 층위를 이룬다는 점과 즉흥성과 신명성을 속성으로 갖는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치도 크다. 그런데 지금은 타 종목 보유자가 경과적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도무형문화재를 지정하는 시각의 교정과 보유자 지정의 편협성을 넘어 진도아리랑문화를 확장시키는 보존회 같은 공동체를 지정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돋보이는 아리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인 없는 보석은 보석이 아니다.”라는 서양 속담처럼, 막연하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아리랑’도 좋지만, ‘국가무형문화재 129호 아리랑’도 좋지만, ‘진도군 향토문화유산 무형유산 제1호’도 좋지만 실제 아끼고, 관리하고, 자랑하는 주인을 정해주지 않으면 "네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200여 수의 진도아리랑만의 사설을 구사하여 다른 지역 아리랑과의 차별성을 드러낼 전승공동체가 필요하다‘전라남도무형문화재 **호 진도아리랑 보유단체 *****’로 지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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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신문]기록에는 ‘진도아리랑’의 멋과 정서의 뿌리를 널리 알리기 위하여 진도문화원이 건립을 주관하고, 진도아리랑보존회가 후원하여 1995년 8월 15일 세운 노래비라고 하지만, 처음 발의를 한 사람은 박병훈 회장(진도아리랑노래비건립추진위원장)이다. 진도아리랑노래비 건립기념 진도아리랑 공연을 하고 있는 진도아리랑보존회(박병훈)이다.  장소: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첨찰산 입구.(사진=박병훈).199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