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1941년 미국에서 ‘동서협회’를 조직하여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출판하는데 도움을 주고 "한국을 알자―2500만의 잊힌 친구”라는 주제의 강연회도 열었다. 그리고 이 행사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한국인들의 독립운동 실상과 아리랑이란 노래의 가치를 이미 알고 있는 그 여인의 이름은 펄 사이든스트리커 벅(Pearl Sydenstricker Buck), 중국어 이름 싸이전주(賽珍珠)이다.
1930년 중국에서 동·서양 문명의 갈등을 다룬 소설 ‘동풍서풍’을 발행하고, 1931년 빈농부터 대 지주가 된 인물을 그린 작품 ‘대지’를 출판하였다. 1938년 미국의 여성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 여인은 해방을 맞은 한국을 찾아왔고, 이어서 1968년 까지 10차례나 방문했다. 한국전쟁 발발 해인 1950년에는 ‘한국에서 온 두 처녀’라는 작품을, 1963년에는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라는 작품을, 1968년에는 ‘새해’라는 작품을 발표했다.
이 해에 서울시가 이 여인에게 명예 서울시민증을 수여했다. 이 때 스스로의 한국어 이름을 제시했다. 바로 박진주(朴珍珠)이다. ‘Pearl’의 번역이 이름 ‘진주’로, ‘Buck’이 성씨 ‘박’이 되었다. 이 여인을 우리는 ‘펄벅 여사’라고 불러 온다.
1892년 미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친을 따라 중국으로 이주하여 40여 년을 살았다. 이 때의 중국 체험을 소설화한 작품이 ‘대지’이다. 이 작품으로 193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6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 부천에서 10여년을 살기도 했다. 이때 양반가 3대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갈대는 바람에 흔들려도’를 썼다. 그리고 1973년 80세로 생을 마쳤다. 펄벅여사는 마지막 생을 산 한국을 중국보다 더 사랑했다.
그 사랑의 증거는 "한국은 고상한 국민이 살고 있는 보석 같은 나라”라는 헌사와 그 책 표지에 아리랑 대표사설과 후렴을 한글 반 궁체(宮體)로 담아 표현한 것이다. 1963년 영문학자 장왕록(張旺祿)의 번역으로 동시 발간되었다.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어 "한국 외교관 100명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책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표지화로 담긴 아리랑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있을까? 1960년 가을 어느 날의 당시 국빈 예우로 공보처의 안내로 경주를 거쳐 안동 양반가를 취재하러 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든 무렵 안동을 들어서는 도로에서 소 달구지를 끌고 가는 농부와 조우하게 되었다.
펄벅은 비포장의 차 먼지를 일지 않게 하기 위해 천천히 몰게 했다. 그리고 달구지의 속도로 가며 내다보았다. 소 고삐를 잡은 노인은 지게를 진채였고, 지게 위에는 볏집 한단과 잡동산이들이 담겨있었다. 빈 달구지이니 그 지게를 싣고 자신도 타고 갈만한데도 짐을 지고 가는 것이었다.
‘아, 하루 종일 밭에서 일을 하고 가는 소를 배려한 것이구나!’
제 짐을 지고 소와 함께 가는 평화로운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농부는 소에게 들려 주는듯한 나직한 노래를 부르며 가는 것이아닌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바로 ‘아리랑’이었다.
펄벅은 이 때의 감동을 당시 한국예술원의 한 원로 시인에게 전했다. "일시 말라 흔들리지만 한파를 견뎌내고 봄이 되면 되살아나는 갈대처럼 한국인들은 시련을 딛고 일어날 것이다. 이런 한국인들이 부르는 노래가 아리랑임을 알고 있다” 취재 후기를 남겨 전해 오는 사연이다.
며칠 전 한 신문에 펄벅 여사의 친필 서명본이 발굴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표지와 서명을 보고 문득 여사의 아리랑 사연을 떠 올렸다. 어쩌면 여사는 어떤 이에게 이 책 하얀 내지에 서명을 하며 아리랑 사연을 전해주지 않았을까?
활달하면서도 정겨운 박진주 여사의 필체에서 ‘아~리~랑 아~리~랑~’만년필 사각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1897년 8월 13일 ‘대조선 개국 505회 기원절 경축식’에서 계관시인 윤치호가 작사한 무궁화노래(찬미가 제10장)가 처음 발표된 독립관 전경. 현 애국가의 원형 ‘...
경기검무 경기검무(京畿劍舞)는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 악기의 반주에 맞춰 칼을 들고 휘두르며 추는 춤 및 그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의미한다.경기검무는...
대구아리랑 한얼 이종선 (2024, 한지에 먹, 48× 45cm) 금호강 밝은달이 휘영청 떠오면 가신 님 그리워서 내 못살...
지난 회에서 가곡과 시조의 차이를 이야기하였다. 가곡은 5장 형식, 시조는 3장 형식으로 구성되었다고 설명하였다. 현재 불려지는 전통가곡의 효시는 고려가요인 ‘정과정’이라는 곡이라...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손꼽히는 남원춘향대전(남원춘향제)이 오는 5월 10일(금)부터 5월 16일(목)까지 7일간 남원시 광한루원 일대에서 열...
4월 18일부터 20일, 남산국악당에서 아트플랫폼 동화의 모던연희극 ‘新칠우쟁론기’가 펼쳐졌다.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봄비가 촉촉이 땅을 적시는 4월,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지 6개월이 된 채치성 예술감독님을 만났다. 그는 국악방송 사장, KBS 국악관현...
2024 쿼드초이스_틂 (사진=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 나승열)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지난 4일, 국립국악원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KBS국악관현악단,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18명으로 구성된 연합 관현악단 무대 ‘하나되어’를 국...
칠순을 넘어서는 길목에서 중견작가 김경혜(영남이공대 명예교수) 작가의 열번째 작품전이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대구시 중구 슈바빙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되는총 50여 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관현악시리즈 III ‘한국의 숨결’이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의 지휘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졌다. (사진=국립국악관현악단...
한상일(1955~) 대구시립국악단 예술감독 및 상임지휘자는 국악에 입문한 지 올해로 60여 년을 맞는다. 때 맞춰 지난 1월 25일 서울문화투데이 신문에서 선정하는 제15회 문화대...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3월 22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 2024 명연주자 시리즈 ‘공존(共存)’ 무대가 펼쳐졌다. ‘명연주자 시리...
[국악신문 정수현 전문기자]=지난 12일부터 22일, 국립정동극장은 대표 기획공연 사업 ’창작ing’의 두 번째 작품, 소리극 ‘두아:유월의 눈’을 무대에 올렸다. ‘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