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국악인이 추천하는 휴일의 詩 2 : 강강술래 (이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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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이 추천하는 휴일의 詩 2 : 강강술래 (이동주)

  • 특집부
  • 등록 2020.10.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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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강술래>


                                       이동주(李東柱/1920~1979)                   



강강술래1.jpg

 

여울에 몰린 은어(銀魚)    

삐비꽃 손들이 둘레를 짜면

달무리가 비잉 빙 돈다.

 

가아응 가아응 수우워얼 레에

목을 빼면 설움이 솟고……

 

백장미(白薔薇) 밭에

공작(孔雀)이 취()했다.


뛰자 뛰자 뛰어나 보자

강강술래.

 

뇌누리에 테프가 감긴다.

열두 발 상모가 마구 돈다.

 

달빛이 배이면 술보다 독한 것

 

기폭(旗幅)이 찢어진다.

갈대가 스러진다.

 

강강술래.

강강술래.

 

 

추천인: 전 진도문화원장 박병훈 

"20여년 전 본인이 발굴한 강강술래 자료가 있다. 1896년 진도로 유배 온 무정 정만조(茂亭 鄭萬朝) 선생이 12년간 머물면서 남긴 은파유필 (恩波濡筆)’에 상술한 강강술래(强强須來/‘높고 낮은 소리 내며 느릿느릿 몰고 돌아/ 한동안 서 있다가 움직이네’)이다. 이후 관련 자료를 관심있게 보는데, 또 한 번의 감동을 받은 자료가 해남 출신 시인 이동주의 시 <강강술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