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연주자 중에는 음반작업에 적극적인 연주자도 있고 소극적인 연주자도 있다. 연주자는 공연과 음반작업을 통하여 한 단계 성숙해 간다. 김준희 해금연주자는 음반작업에 열정적인 연주자로, 해금연주자로서는 선두에 우뚝 서 있다. 2006년 나비(김준희) <사계> Vol. 1에서부터 지금까지 11장(디지털 음반 1장 제외)의 음반을 선보였다.
김준희 연주자는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김영재, 김성아, 최태현명인을 사사하고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지도단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음반은 대해금 음반이다. 대해금은 개량악기로 저음해금의 다른 말이다. 대해금은 독창적인 성음과 풍부한 음량을 시현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독주악기로서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인식되어 왔다. 연주자는 악기 장인들과 협업하여 개선된 대해금으로 독주악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물로 산조음반을 녹음한 것이다.
이 음반에는 ‘한범수류 해금산조’, ‘지영희류 해금산조’, ‘서용석류 해금산조’, 3바탕을 담았다. 이는 최초로 시도한 대해금산조 음반이다. 반주는 소리북으로 황영남 고수가 맡았다. 화려한 시김새와 현란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해금의 성음을 대해금으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여 독주악기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연주자의 염원이 담겨 있다.
음반 제목 <저공비행>은 ‘나’로 ‘비’롯된 해금계의 작은 변화를 소망하며..에서 나온 ‘나비’가 저음해금(대해금)으로 낮게 날면서 그 염원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대해금으로 연주하는 새로운 산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감상자의 몫이다.
이번에 3장의 음반이 같이 출반되었다. 양금(전은혜)과 해금의 2중주 음반, 고공의 날개짓 Vol. 3 <자진한잎>, 5곡의 창작곡이 수록된 <활의 노래>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3장의 음반을 출반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음반사나 제작자가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오로지 연주자의 힘으로 음반을 제작하는 시대이다. 연주자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 관련 음반 ; http://www.gugakcd.kr/music_detail.asp?cd_num=Z-MDC-S-7633&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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