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이름도 생소한 코로나에/지구가 휘청 야단났네
치료약도 예방약도 없다니/이를 우야면 좋겠노
범에게 물려가도 정신 차려라/우리는 할 수 있어 겁내지 말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소”
전 6절 중 전반 3절이다. 지구가 휘청일만큼 무섭고 치료약도 예방약도 없다며 겁을 준다. 그러다 ‘우야면 좋겠노’라는 경상도 반말투로 ’약 장사식‘ 익살을 떤다. 이런 저런 약보다 더 좋은 처방이 있다는 너스레다. 다만 야바위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정신 차리라는 다짐으로 또 약을 판다.
”거리두기 꼭 하고 마스크 쓰기/손 씻기 잘해 막아내세
환경 소독 기침 예절 잘 지키고/건강한 생활 유지하자
힘내자 모두 힘내자 모두 이기자 코로나/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약장사 입담이 싫지 않아 속아주듯, 듣고 보니 이미 아는 예방법. 그러나 ’보편성에 담긴 특수성‘이란 역설이랄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래서 너도 알아야 하고 나도 알아야 하는 것을 담아야 ’사람보다 먼저 가는 노래 아리랑‘이 된다는 것. 이것을 굳이 학술적으로는 표현하면 ’아리랑 작시 공법‘이라고 한단다.(강릉대 강등학교수)
여기에 ”주제를 앞세우면 시(詩)지 노래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나운규의 영화<아리랑> 주제가의 흥행을 설명했다. 뻔한 말로 ’날 버리고 떠나면 발병난다‘를 말을 했으니 영화보다 주제가가 먼저 갈 수 있었다고 했다.(아리랑학회 기미양이사) 이런 논리대로라면 ’코로나아리랑‘은 마지막 절, 마지막 소절을 전하기 위한 노래란 말이다.
”거리는 멀어도 마음은 가까이"
사실, 가까이 해야 할 마음이라면 그 거리는 멀수록 자장력(磁場力)이 강하지 않을까. 거기에다 마스크 쓰기로, 손 씻기로, 기침 예절 지키기로 자장력을 높였으니 당연하지 않는가. 이러함에서 이 노래는 ’사람보다 먼저 가는 노래 아리랑‘이 될 가능성이 있다.
# 보도자료 중에 ’순수민간단체‘,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라는 문구와 첨부된 사진을 보고 문득 기사가 아닌 감상문을 쓰고 싶어졌다. 보도해 달라는 부탁이기 보다는 ”보고 공감하면 마~ 보도해서 널리 전파시켜 주소!"라는 정겨운 경상도 말투가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 본론으로 들어가면, 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위원장 이만유)는 7월 14일 오후 4시 문경시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코로나아리랑‘을 발표했다. 이만유 위원장은 ”전국 최초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체적으로 기획 추진한 결과물인 이 코로나아리랑을 아리랑도시 문경에서 만들어져 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자부심을 표해 참가자들이 동의를 얻었다고 한다.
이어 ”천연두를 예방하기 위해 우두를 접종하자고 계몽 노래로 불렀던 1930년 종두아리랑(종두선전가) 이후 90년 만에 탄생한 이 코로나아리랑은 시대적 이슈를 반영한 아리랑 역사상 한 획을 긋는 역작"이라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비가 내려서 우산을 쓰고 발표회를 지킨 이들은 문경시의회 이정걸 부의장, 서정식 운영위원장, 문경구곡원림보존회 김동익 회장, 향토사가, 시청 관계자, 아리랑연구가 등 50여명. 이정걸 부의장은 축사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이 되면 약화하여 호전될 줄 알았는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장기화와 가을쯤 2차 팬데믹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이러한 계몽적 아리랑이 발표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 가사는 현 위기 상황을 인식시키고 이겨 내자는 내용(이만유 작사) , 작곡은 메나리토리 문경의 아라리를 기본으로 하고 학생과 젊은이들이 즐겨 부를 수 있게 빠르고 경쾌한 자진모리장단으로 작곡(국악인 함수호). 노래는 박순자 사무국장 외 10명의 아리랑도시문경시민위원회 합창단과 한두리국악단. 단 10일 정도의 연습으로 발표했다.
반주 악기와 남성 창의 보완 등으로 완성도를 높여 공식적인 ’코로나아리랑‘ 발표회를 통해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빠른시일 내 유튜브를 통해 알려야 한다. 당연히 지방자치단체와 기관단체의 협조가 필요하고, 특히 학생들이 먼저 부를 수 있도록 교육청 등 교육관계자들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편 국악신문은 이 기사와 함께 가사를 영어와 러시아어로 번역,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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